바이칼 호수의 얼음 밑 물속을 85m나 헤엄친 '철의 여성' - 기네스북 신기록
바이칼 호수의 얼음 밑 물속을 85m나 헤엄친 '철의 여성' - 기네스북 신기록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1.17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스크바 출신의 40대 여성, "얼음 밑에 갇힌 공포감은 느끼지 않았다"
17년간 겨울수영을 즐겨온 철녀, "얼음 물속 1Km 구간이 가장 힘들어"

러시아 시베리아에 있는 담수호 '바이칼 호수'는 여름에도 물이 차기로 유명하다. 겨울에는 영하 30도 안팎의 날씨에 완전히 얼어붙는다. 큰 트럭이 호수를 건너가도 끄떡없을 정도로 얼음의 두께가 두껍다. 

바이칼 호수의 얼음을 깨고 수영복 차림으로 물속으로 들어가 무려 85m를 수영한 대단한 여성이 나왔다. 기네스북 신기록이라니, 얼음물 속 인어공주(?)라고 부를 만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스크바에 사는 40대 여성 에카테리나 네크라소바는 지난 7일 숨 한번 크게 들어쉰 뒤 바이칼호 얼음 물속으로 들어가 1분40초간 85m를 헤엄쳤다. 얼음을 깨고 만든 입구를 통해 물속으로 내려간 뒤 케이블로 표시된 경로를 따라 헤엄쳐 목적지에 도착, 다시 물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당시 바깥 기온은 영하 22도, 물속 온도는 0도였다고 한다.

수영복만 입고 얼음밑 물속에서 85m를 헤엄친 것은 '세계 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76.2m. 덴마크 출신의 남성 다이버인 스티그 세버린센이 지난 2013년 그린란드에서 세운 기록이다. 여성 기록은 지난해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엠버 필러리가 노르웨이에서 세운 70m다.

녜크라소바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목표는 70m를 넘기는 건데, 85m나 갔으니 기쁘다"며 "호수에서 얼음 두께가 가장 얇은(약 25㎝) 곳을 선택했지만, 기온이 영하 31도로 떨어지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도전 날짜를 하루 늦춰 (러시아 정교회의) 성탄절 날에 시도했다"고 말했다. 

출발 직전 걸치고 있던 웃옷을 벗고 
얼음 물속 수영 시작
목표 지점에 내려와 있는 사다리를 잡고
물 밖으로 얼굴을 드러냈다/사진출처:동영상 캡처

도전 현장에는 그녀가 얼음 밑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물위로 나올 경우를 대비, 곳곳에 얼음을 깨 비상 탈출구를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다이버 훈련을 받은 그녀는 그러나 "한번 다이빙해서 85m 정도는 이동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수영하는 동안 얼음 물속에 갇혀 있다는 공포감은 느끼지 않았다"며 "겨울 수영은 2003년부터 즐겨 체온 관리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는 꾸준히 겨울 수영 대회에 출전해 왔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85m 수영에 성공한 에카테리나 녜크라소바/동영상 캡처 

러시아의 겨울 수영대회는 주로 얼음을 깨고 만든 구덩이 코스에서 25m에서 1㎞까지 다양한 구간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그녀는 "1㎞ 코스가 얼음 구덩이 속에서 10~15분을 수영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어렵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