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 몰아친 '나발니 석방' 시위 - 신종 코로나 방역에 어떤 영향?
모스크바에 몰아친 '나발니 석방' 시위 - 신종 코로나 방역에 어떤 영향?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1.24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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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푸쉬킨 광장 중심으로 1만여명 운집 - 3천여명 연행
민스크의 대선 불복 시위 보는 듯 - 내주 30~31일 또 시위 예고

'반 푸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23일 모스크바 등 러시아 전역 60여개 도시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신종 코로나(COVID 19) 감염 위험을 이유로 모든 집회를 불허한 러시아 당국의 조치를 비웃기나 하듯 도심으로 몰려나와 '나는 두렵지 않다', '무법에 반대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나발니를 석방하라" 고 외쳤다. 

인권단체, 나발니 지지 시위에서 3천명 이상 연행/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발니 석방 시위'는 이날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를 시작으로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어졌다. 예상대로 모스크바 시위에 가장 많은 1만5천여명(로이터 통신은 4만명 추산)의 시민들이 모였고, 시위양상도 격렬했다.

시위 영상을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벨라루스의 대선 불복 시위 양상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진압경찰이 해산을 종용한 뒤 진압을 시작하고, 양측이 서로 뒤엉켜 아수라장으로 변한 상태에서 한사람씩 연행해가는 장면은 민스크에서 늘 봐오던 그대로다. 플래카드를 앞세워 행진하는 시위대를 차단하고 해산 작전에 들어가는 것도 유사하다.

진압경찰과 대치 중인 시위대
가로등 위에 올라간 시위대를 끌어내리는 장면
경찰의 헬멧을 발로 차고 다니는 시위대/현지 매체 rbc 동영상 캡처

시위대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다수라는 점을 무기로 진압 경찰관에게 최루 가스를 뿌리고 쓰러뜨린 뒤 발길질을 하거나, 경찰 차량을 향해 눈뭉치를 던지고 진행을 막는 시위자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경찰당국은 이들에 대해 즉각 공권력에 대한 폭력행사와 기물 파손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할 계획이다.

경찰당국은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3천명 이상이 연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 3분의 1 이상이 모스크바 시위에서 체포됐다.

민스크 시위에서는 SNS 메신저 '텔레그램'이 시위대의 소통 창구가 되었으나, 러시아에서는 텔레그램보다 '틱톡'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권위원회 측은 10대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틱톡'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바로프스크 연행 시작
최루 가스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오몬(진압경찰)요원이 얼굴을 감싸쥐고 괴로워한다. 영상은 이 요원을 도와주는 사람들의 행동을 담고 있다. 아래에 '우리는 한 국민'이라고 쓰여 있다. 
모스크바서 집회 시작/동영상 틱톡 채널 캡처

모스크바 시위는 당초 예정시간인 이날 오후 2시 이전부터 푸슈킨 광장으로 나발니 지지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광장은 금방 시위대로 가득 찼다. 다행히 많은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세나트 광장'에서도 약 5천 명이 참여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일부 참가자들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선 약 3천 명이 거리 행진 시위를 벌였고 일부 참가자가 체포됐다. 나발니 측은 내주 주말인 30~31일 또다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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