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V 백신, 3월 초에는 유럽 사용 승인 받을 것" - 러시아 RDIF 대표
"스푸트니크V 백신, 3월 초에는 유럽 사용 승인 받을 것" - 러시아 RDIF 대표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2.04 0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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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예프 대표, "지난달 유럽의약품청에 사용 승인 신청, 한달쯤 걸릴 것"
승인 나면 1억회분 제공 계획, 독일 프랑스 등 "검증되면 사용 못할 이유없다"

러시아 신종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가 유럽연합(EU)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세계적인 권위의 의학학술지 '랜싯'이 스푸트니크V의 '등록후 임상'(임상 3상) 결과를 검증한 뒤 게재함으로써 임상 3상을 거치지 않는 미완성 백신, 혹은 임상 자료 부족이라는 우려에서 사실상 벗어났다. 

랜싯에 실린 스푸트니크V 백신/캡처

임상 자료를 검토한 이언 존스 영국 리딩대 교수와 폴리 로이 런던위생및열대의학 대학원 교수는 '랜싯' 논문에서 "그동안 부실하고 임상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은 스푸트니크V 백신이 효과와 과학적 원리가 입증됐다"며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과의 싸움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해외 사용 승인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러시아 직접투자기금 (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3일 늦어도 3월에는 EU에서 사용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DIF (드미트리예프) 대표, "한달 뒤에는 EC로부터 스푸트니크V 승인 받을 것"/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이날 러시아 TV채널 '러시아-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달 유럽의약청(EMA)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한달쯤 뒤인 이달 말이나, 3월 초에는 검증 과정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EMA 전문가들은 지난달 중순 스푸트니크V 개발팀과 함께 백신에 대한 과학적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또 EMA의 검증 절차가 끝나고 스푸트니크V의 사용 승인이 나오면 2분기까지 1억회 분량을 EU에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전망은 단순히 기대에 그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의학계로부터 권위를 인정받는 전문지 '랜싯'이 검증을 거쳐 게재한 데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함께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스푸트니크V와 함께 '병용 효과'(함께 사용할 경우 나타나는 약효) 검증에도 들어간 상태다. 이미 유럽에서 사용 승인을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러시아 백신을 신뢰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두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와 달리, 인체의 아데노바이러스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개발 방식이 흡사해 관련 자료 검토도 쉬운 편이다. 

스푸트니크V 백신/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러시아 '가말레야 센터'에서 개발된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등록됐으나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방 측으로부터 '맹물 백신'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 보건당국은 의료진과 교사 등 코로나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우선 접종에 들어가는 한편,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임상 3상'에 해당하는 '등록후 임상'을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 왔다.

그 결과, 6개월여가 지난 2일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과가 미국의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와 모더나에 못지 않는 면역 효과 91.4%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랜싯'에 의해 검증됐다. 중증 비화에 대한 예방 효과는 100%였다.

스푸트니크V 백신이 RDIF측의 기대대로 EMA의 사용 권고를 받을 경우,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각국이 러시아측과 구매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접종 /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메르켈 총리와 옌스 슈판 보건장관으로부터 '사용 가능' 발언이 나온 독일과는 러시아 측이 이미 공동생산 기업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업체로는 독일 생명공학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 Biologika)가 꼽혔다. 슈판 장관도 3일 "독일 정부는 사용 승인을 받기 전에라도 '스푸트니크V' 백신의 생산을 지원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슈판 장관은 앞서 코로나 백신 공급 부족 상태를 인정하면서 "백신을 만든 나라가 어디이든, EMA의 허가만 맏는다면, 중국·러시아 백신을 사용하는데 장애물은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독일을 비롯한 EU 27개 회원국은 작년 12월 말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물량 부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역시 제조사가 관련 데이터를 모두 공개하면 러시아와 중국산 백신도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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