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 12, 13일 폭설이 쏟아졌다. 이틀 동안 2월 평균 강수량의 60% 이상이 '눈 폭탄'으로 변해 모스크바 일원에 떨어졌다. 50년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쌓인 눈의 높이가 0.5m를 넘었다고 하니, 자동차가 거의 파묻힐 지경이다.
현지 언론과 SNS 사진들을 보면, 쌓인 눈 사이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새로 낸 곳도 적지 않다.
12일 저녁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로 모스크바와 수도권의 주요 도로는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고, 도모데도보 등 모스크바 주요 공항에서는 150편 가까운 항공기가 이틀 동안 지연 혹은 취소됐다.
현지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설은 13일 오후쯤 거의 멈췄지만, 눈은 산발적으로 계속 내리다가 14일 저녁에야 완전히 그칠 것이라고 한다.
기온도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모스크바 인근의 제설작업은 길게는 닷새 정도가 걸린 전망이다.
러시아에서는 제설차량 4~6대가 도로를 달리면서 쌓인 눈을 순차적으로 바깥 차선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제설작업이 이뤄진다. 제설차량이 지나가면 인도와 맟닿은 바깥 차선 쪽에는 눈이 수북하게 쌓이기 마련이어서 도로의 차선이 30%가까이 좁아지는 결과가 빚어진다. 15일 출근길 교통 체증은 불가피하다.
표트르 비류코프 모스크바 주택및 공공시설 담당 부시장은 13일 "거의 50년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려 제설 작업에 5일이 걸릴 수 있다"며 "언 눈이 건물 지붕(옥상)에서 떨어질 경우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특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류코프 부시장은 도로 정체로 움직이지 못하는 차량의 운전자를 위해 따뜻한 차(물)과 간식을 제공하는 이동식 임시 편의시설이 모스크바의 주요 순환도로에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의 눈폭탄 현장으로 가보자. 사진은 인스타그램 등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