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바이러스 실제 실험이후 2번째? 유사한 임상은 있었다고
'인간-도전-프로그램'
영국이 신종 코로나(COVID 19) 퇴치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임상 시험 '캐치프레이즈'(표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인체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백신의 효능이나 치료 물질을 확인하는 실험이다. 한마디로 '인체실험' '생체실험'과 다를 바 없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전문가들의 철저한 감독 하에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임상 실험을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인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세계 최초의 연구다. 지금까지 개발된 신종 코로나 백신들은 백신과 위약을 맞은 시험 참가자들이 생활 속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비교하는 임상 3상을 거쳤을 뿐이다.
이번 시험은 차원이 다르다. 전세계에서 선정된 건강한 젊은 참가자 90명이 (다양한) 백신을 맞은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직접 몸속으로 넣는다. 과학자들은 인체 혹은 백신의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감염자들이 바이러스 입자를 어떤 환경에서 주로 방출하는지 등을 세세히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은 런던 임페리얼 대학과 로얄프리 병원의 연구조직 'hVIVO'기 공동으로 진행한다. 당초 지난 1월에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2개월 가량 늦어졌다. 첫번째 결과는 4~5개월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실험은 백신 개발 역사상 두번째라고 한다. 천연두 퇴치를 위해 천연두 바이러스를 직접 한 소년에게 주입하는 방법으로 '우두접종법'을 발견한 영국 의학자 에드워드 제너(1749-1823) 이후 처음이라는 것. 그는 1796년 우두를 접종한 8세 소년에게 천연두 농(바이러스)를 여러 차례 접종했으나,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물론 비슷한 실험은 과거에 수차례 있었다고 한다. 특정 인플루엔자 또는 말라리아의 백신 개발을 위해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병원체에 직접 노출되는 인간 실험에 동원됐다. 이번에는 아예 몸속으로 바이러스를 주입한다는 게 다른 점이다. 물론 감염에 필요한 최소한의 바이러스 양이다.
영국측은 "의료진과 과학자들이 24시간 감시하는 안전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참가자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된다"며 "인간-도전- 프로그램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백신 및 치료법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학자들은 감염의 초기 특성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면역 체계의 반응, 유망한 백신및 치료 약물 성분에 대한 확인, 확진자가 주변사람에게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이동 과정 등을 광범위하게 연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도 이 연구를 위해 3,360만 파운드(약 5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금전적 보상도 일반 예상을 웃돈다. 약 2,000명의 사람들이 이 이 시험 참가에 지원했는데, 참가자당 4,000 파운드 (약 6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고의로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주입시킨다'는 인체실험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세계 보건기구 (WHO)는 "참여자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그같은 임상도 일단 수용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임상 시작 일정이 2개월 가량 늦어진 것은 관련 기관들의 승인 과정이 녹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