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러시아권 사람들에게 진짜 착한 변호사, 고민석
국내 체류 러시아권 사람들에게 진짜 착한 변호사, 고민석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3.10 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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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로 국내 법률 관련 서적을 펴내고, 이어 무료 앱 개발까지
원격 교육으로 러시아 법학 석사까지 취득 "제대로 돕는 방법 연구"

고민석 변호사. 국내에 와 있는 러시아권 사람들을 위해 참 많은 일을 한, 또 하고 있는 착한 변호사다. 

러시아어권 외국인이 국내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법을 알려준 책 '러시아어 사법통역과 생활법률'을 지난 2017년 발간하더니, 신종 코로나(COVID 19) 시대의 온라인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지난 1월 한국 법을 러시아어로 알려주는 앱 라이프인코리아(LifeInKorea·Жизнь в Корее)를 개발, 등록했다.

그의 존재는 이제 주요 언론에서도 인정하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신문(이하 한경)은 9일 고 변호사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고 변호사는 “한국에는 25만 명 안팎의 러시아어권 외국인이 살고 있다"며 "한국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러시아어로)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Lifeinkorea 앱을 다운받으려면 구글의 'play 스토어'에서 <"Lifeinkorea">(따옴표 포함)로 검색하면 된다. 무료다. 애플 아이폰(ios)용 앱은 조만간 출시될 예정.

국내에는 러시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권인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쓰는 외국인들이 생각보다 많이 국내에 정착하거나 체류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은 한국어는 물론, 영어에도 서툴어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보를 제대로 얻기 힘든 게 현실이다. 

고 변호사는 “모바일 앱은 러시아어권 외국인이 (자신이 펴낸) 두 권의 책 내용을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책을 썼지만, 정작 책을 못 사는 분이 많았어요. 책을 사려면 한국 포털을 통해 한국 온라인 서점에 접속해야 하는데, 한국어를 모르는 이들에겐 그 자체가 너무나 어려운 일이거든요. 접속에 성공하더라도 한국어로 결제까지 하는 건 (그들에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죠.”

고 변호사가 펴낸 법률 관련 책

그렇다면 그는 왜 굳이 사비를 들여가며 러시아어권 외국인들을 도울 생각을 했을까?
다시 한경 인터뷰 발언.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한 그가 러시아로 유학을 갔던) 2008년 당시 러시아는 스킨헤드(극단적 인종차별주의자)가 동양인에게 무차별적 테러를 일삼던 시기였어요. 그때 제게 러시아어를 가르쳐주던 과외 교사가 고려인이었는데, 러시아에서 평생 살아야 하는 그분은 저보다 훨씬 큰 불안감에 시달리며 곧 귀국할 저를 부러워했어요. 이때 경험을 계기로 고려인을 돕는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했고, 자연스레 도움을 청하는 러시아어권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 시작했죠.”

이들을 전문적으로 도울 겸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고 변호사는 로스쿨에 입학했고, 지난 2016년 졸업과 동시에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다. 2년간의 원격수업을 통해 지난해 1월엔 모스크바의 비테대에서 법학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러시아법을 제대로 공부해야 한국 법을 러시아권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리고 국내 체류 러시아어권 외국인이 더 좋은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진짜 착한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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