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박' 백신 개발 러 '추마코프 센터'의 방한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
'코비박' 백신 개발 러 '추마코프 센터'의 방한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3.28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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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V' 백신에 이어 국내 위탁생산(CMO)설이 끊이지 않았던 러시아 신종 코로나(COVID 19)의 세번째 백신 '코비박' (KoviVac)이 25일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상업적 생산을 시작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교육과학부는 이날 '코비박' 백신이 '추마코프 센터'내 생산시설에서 제조가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교육과학부와 '추마코프 센터' 최고위 인사들은 001로 시작되는 첫 '코비박' 백신 앰플의 라벨링(포장) 작업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생산된 '코비박' 백신은 배포 계획에 따라 러시아 전역으로 발송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첫 접종에 사용될 것이라고 센터 측은 밝혔다.

러시아 세번째 백신 '코비박', 러시아에서 생산 스타트/얀덱스 캡처
001 기본 단위로 라벨링한 첫 '코비박' 백신 앰플/현지 매체 동영상 캡처

국내 언론 보도에만 의하면 러시아에서 '코비박'의 첫 상업적 생산이 시작된 25일 '추마코프 센터'의 주요 개발 인력은 국내에 머물고 있었다. '추마코프 센터측과 독점적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모스크바 파트너스 코퍼레이션(MPC, Moscow Partners Corporation) 측 (쎌마테라퓨틱스와 GC녹십자, 휴먼엔 포함)의 초청으로 지난 19일 한국에 도착했다. 

쎌마테라퓨틱스 측은 지난 17일 '추마코프 센터'의 관계자들이 오는 20일부터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또 방한 기간에 국내 최고 수준의 백신 제조 인프라를 갖춘 GC녹십자의 오창 공장, 화순 공장을 차례로 방문하고, 안동의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의 제조 시설까지 확인한 뒤 (백신 제조의) 기술 이전을 마무리짓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22일에는 "추마코프 센터 관계자들이 방한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일주일간 국내에 머문 '추마코프 센터' 관계자들은 27일 서울을 떠났다. 하지만 그들이 방한기간에 일궈낸 성과에 대해서는 일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비밀유지 협약', '내부 사정' 등의 이유를 미리 들었지만, '추마코프 센터' 관계자들이 떠난 지금 그들이 국내에서 누구와 무슨 협의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최소한의 귀띔이라도 해주는 게 투자자들에게 대한 예의라고 할 수 있다. 아니면, 투자자 주변에서는 무수한 억측과 의혹이 제기될 것이다. 

러시아 과학기술 21주년 기념 위원회의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코비박' 백신 개발자들의 면면. 아나스타시야 피냐예바가 '개발 책임자'로 소개됐다/캡처

답답한 것은 '코비박' 백신의 개발을 주도한 아나스타시야 니콜라예브나 피냐예바(러시아식으로 ПИНЯЕВА, Анастасия Николаевна로 쓴다) '개발 및 혁신 산업 기술 책임자'의 방한 여부다. 본보는 지난 24일 '방한했다'는 피냐예바는 한국에 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러시아의 백신 생산 관련 회의에 동료들과 함께 화상으로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방한했다'는 '코비박' 백신 개발책임자, 22일 크렘린 대책회의 참석

그렇다면 누가 그녀를 대신해 한국에 왔을까? MPC 측은 본보 보도에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러시아의 질나쁜 브로커에 속은 것은 아닐까'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팀의 춘천 방문 사실을 전한 강원도민일보 2월 25일자 기사/캡처

'추마코프 센터' 관계자들이 방한하기 꼭 한달전(2월 19일)에 러시아 첫번째 백신 '스푸트니크V' 대표단(가말레야 센터+러시아직접투자기금)이 서울에 왔다. 대표단 중 기술 인력은 국내에 남아 백신 생산 위탁업체인 한국코러스(지엘라파의 자회사)의 춘천공장에서 한달이상 밸리데이션(Validation, 생산공정 검증)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한국코러스는 계획대로 곧 '스푸트니크V'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

'스푸트니크V' 대표단과 아주 흡사하게 '개발팀'(추마코프 센터)과 '판매팀‘(스마트바이오텍 smart Biotech)으로 구성됐다는 '추마코프 센터' 일행은 방한 중 기대했던 성과를 일궈냈을까? GC녹십자의 오창 공장, 화순 공장과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의 백신 제조 시설은 둘러보고 만족했을까? 

쎌마테라퓨틱스 홈피에 올라 있는 추마코프 센터 방한단 사진/캡처

쎌마테라퓨틱스 홈피에는 추마코프연구소 관계자들의 사진이 한장 올라와 있다. 제보에 따르면 한때 GC녹십자 방문 사진도 올라와 있었는데, 삭제됐다고 한다. 홈페이지 사진에서는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방문해 DS설비 시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는 사실외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아무 것도 파악할 수 없다. 사진 설명이 전부다. 보는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추마코프 센터' 관계자들이 국내에 머무는 동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3~25일 서울을 방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방한 전 언론인터뷰에서, 또 한러 외무장관 회담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의 국내 생산은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한러 양국이 공동적으로 대처한 모범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의 한국 생산이 양국 외무장관 회담의 의제중 하나가 됐다"고 보도한 러시아-1 TV 방송/웹페이지 캡처

그러나 그는 '코비박' 백신의 위탁 생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 업체인 한국코러스를 일찌감치 취재했던 리아노보스티 통신의 서울 특파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추마코프 센터'측 스스로 '비밀 유지 협약"을 잘 지키고 있었든지, 아니면 할 말(성과)이 없었든지 둘 중의 하나일 것 같다.

반면, 러시아 현지 언론에서는 '추마코프 센터'의 향후 국내외 백신 생산계획이 보도됐다.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추마코프 센터' 소장은 첫 생산이 시작된 25일 "올해 최대 1,000만 도즈(1회 접종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러시아 제약사 '나노렉'에게도 생산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바이오업체 '나노렉'/홈페이지 캡처
'코비박' 백신을 생산중인 추마코프 센터/현지 매체 동영상 캡처 

자체 백신 생산시설을 갖춘 추마코프 센터로서는 위탁 생산을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백신 등록과 함께 현지 대형 제약사 서너군데와의 위탁생산설이 흘러나온 '스푸트니크V'와는 다르다.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는 자체 대량 생산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제조 시설 가동에 맞춰 생산 위탁 제약사를 지목한 '추마코프 센터'측이 지난 2월에 이미 국내 특수법인 MPC와, 그것도 동남아 유통을 포함한 백신 생산 MOU를 체결했다니, 쉬 믿기 힘들다.

우선 시기적으로 그렇다. 신종 코로나 방역으로 모스크바 출장도 쉽지 않는 터에 콧대 높은 추마코프 센터측과 MOU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보다 합리적이다.

 '코비박' 백신 개발자(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추마코프 센터 소장), 연 1천만 앰플 생산 계획/현지 방송 NTV 캡처

'추마코프 센터'의 향후 백신 프로모션 계획을 살펴봐도 그렇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코비박 백신의 '등록후 임상'(임상 3상)이 끝난 뒤 그 결과를 세계보건기구 (WHO)에 보내 승인을 얻을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 내놓기 전에 백신의  품질, 안전성 및 효능을 WHO로부터 평가받을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가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WHO에 백신 개발 기관으로 등록된 '권위 있는' 연구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절차로 평가된다.

'추마코프 센터' 측에 따르면 '코비박' 백신의 임상 3상에는 암환자를 포함해 자가 면역 문제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지닌 3천명이 참여한다. 기간은 6개월 이내. 일러야 오는 9월에 최종 임상자료를 WHO에 보낸다는 뜻이다. WHO 평가에는 또 일정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러시아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국내에서 현지 언론만 제대로 검색해도 '추마코프 센터'측은 바쁠 것도 없고 그리 서두르지도 않는다는 느낌이다. 권위와 전통을 지닌 백신 전문연구소다운 일처리다. '추마코프 센터'가 해외로부터 미리 백신 구매를 신청받을 수는 있겠지만, 위탁생산을 위해 일찌감치 해외에 백신 제조 기술을 이전할 것이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추마코프 센터' 관계자들의 방한 결과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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