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국의 제재 조치에 '눈에는 눈, 코에는 코' 맞대응 - 주러 미국 외교관 추방
러, 미국의 제재 조치에 '눈에는 눈, 코에는 코' 맞대응 - 주러 미국 외교관 추방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4.18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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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과거 청산후 관계정상화' 신호엔 눈 감는듯 - 외교적 '평등 조치' 우선 적용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거듭 제안에 "긍정적으로 접수, 현 정세에 맞춰 검토중"

러시아는 미국의 자국외교관 추방에 맞대응하는 조치로 미국 외교관 10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은 16일 "미국과의 긴장이 유례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미국 외교관 추방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이 전날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및 연방기관 사이버 해킹을 이유로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10명의 추방을 결정한 데 대한 양보없는 맞대응 조치다.

라브로프 장관, 미 외교관 10명과 폴란드 외교관 3명 추방 발표/얀덱스 캡처

미국은 대러시아 제재 발표후 대화 재개라는 유화안을 내놨지만, 러시아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러 정책 방향이 '과거 청산 후 관계정상화'라는 기조를 분명히 했으나 이를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미국의 새로운 제재에 대한 대응 조치로 10명의 외교관을 러시아에서 추방하고, 8명의 전·현직 미국 관리를 러시아 제재 목록에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재 목록에 오른 미국 관리들의 러시아 입국이 금지된다.

8명의 미 관리 입국 금지 조치는 지난달 2일 미국이 러시아 '반푸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와 관련된 러시아 고위 관리 7명을 제재한 데 대한 보복조치다.  입국 금지 명단에는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 등 바이든 행정부 관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존 볼턴 등이 포함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이 존 설리번 주러 미국 대사를 만나 자국 정부와의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고했다고도 했다.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지난 3월 중순 바이든 대통령의 '푸틴 대통령 살인자' 발언 이후 귀국해 계속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사진출처:러 외무부 SNS

러시아는 또 주러 미국 대사관 유지에 필요한 단기 출장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1년에 10명까지 제한하고, 미 대사관이 행정·기술 요원으로 러시아인이나 제3국인을 고용하던 관행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이 대결 노선을 계속할 경우, 주러 미국대사관의 근무 인원수를 현재의 450명에서 300명까지 줄이겠다고도 경고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지금은 미국이 분별을 발휘해 대결 국면에서 돌아설 때"라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 측에 고통을 주는 조치들이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대러 제재조치 명령에 서명/얀덱스 캡처

하지만, 러시아 외부무는 바이든 대통령의 미·러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수됐으며, 현재 현실적인 국내외 정세에 맞춰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제재를 발표한 직후 유화적인 조치의 하나로 "우리는 러시아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원한다"며 미·러 정상회담을 거듭 제안한 바 있다.

미국측은 러시아의 맞대응 조치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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