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코비박' 백신 위탁생산은 지금? 쎌마 상장폐지 위기 벗어났다지만..
러 '코비박' 백신 위탁생산은 지금? 쎌마 상장폐지 위기 벗어났다지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4.23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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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세번째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코비박'의 국내 위탁 생산을 추진한다던 쎌마테라퓨틱스가 간신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폐지 위기를 넘겼다.

한국거래소는 22일 쎌마테라퓨틱스에 차기 사업연도의 사업보고서 법정 제출기한이후 10일이 되는 날인 2022년 4월1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또 추후 결정이 있을 때까지 쎌마테라퓨틱스 주식의 코스피 거래 정지를 지속하고, 기타 공익 실현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외부감사인 예일회계법인이 쎌마테라퓨틱스의 2020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감사의견 '거절'을 내자,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며 상장폐지 절차 진행을 공시한 바 있다. 

이에 쎌마테라퓨틱스는 지난 1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절차에 관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이날 개선 기간을 받아낸 것이다. 

쎌마테라퓨틱스의 윤병학 회장은 지난 달 홈페이지에 "주주 여러분께 최악의 상황을 말씀드리게 돼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사과문을 올리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코비박' 사업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세번째 백신 코비박/출처:홈피

하지만, '코비박' 백신의 위탁생산 동력은 이미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코스피 상장기업 웰바이오텍이 지난 15일 '코비박'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추마코프 센터'와 '코비박' 국내 위탁 생산 및 아세안 국가 총판에 대한 독점 지위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모스크바 파트너스 코포레이션(Moscow Partners Corporation: MPC)에 7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코비박' 계약은 아직까지 MPC와 쎌마테라퓨틱스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스푸트니크V 등 백신에 관한 한 적극 홍보에 나서는 러시아 정부, 언론, 개발사 등이 MPC 계약에 관해 단 한번도 확인해준 바가 없기 때문이다. '비밀 준수 협약' 운운하지만, 러시아 측은 시시콜콜 자사 홈페이지에 다 올리고 있다.

RDIF의 프레스 릴리스(보도자료). 이집트 미나팜과 4천만회 이상의 스푸트니크V 생산합의 내용이 22일자로 올라왔다/캡처

최근 '스푸트니크V'측으로부터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는 휴온스글로벌도 마찬가지다. 휴온스측의 일방적 발표이후 스푸트니크V의 해외생산및 유통을 맡고 있는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는 거의 매일 해외생산에 관한 보도자료를 올렸지만 유독 휴온스와의 계약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왜 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구세현 웰바이오텍 대표이사는 '코비박' 백신 프로젝트 투자 결정을 설명하면서 "이르면 5월말 마무리되는 '코비박' 백신 임상3상 시점을 전후로 국내를 비롯해 세계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마련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마코프 센터측이 지난 19일 홈피에 올린 임상 3상 계획. 조만간 임상신청 자료를 보건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캡처 
코비박 백신의 임상 3상이 5월에 시작된다/얀덱스 캡처

하지만, 그 기대는 단순 희망으로 끝날 우려가 엿보인다. '추마코프센터'측은 지난 19일 올린 보도자료에서 '코비박' 임상 3상에 대한 신청서를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들은 '추마코프 센터'의 고위 인사 인터뷰를 통해 '코비박'은 3만 2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5월에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3천여명으로 대상으로 한 임상 계획이 대폭 변경된 것이고, 해외 생산 가능성도 그만큼 멀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지난달 방한한 것으로 알려진 '추마코프 센터'의 '코비박' 백신 개발 책임자는 방한 기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재한 백신 생산 관련 화상회의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추마코프 센터' 일행의 방한에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1주일간의 방한 일정이 끝나고 지난달 27일 '추마코프 센터' 일행이 귀국한 뒤에도 '방한 성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표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사흘만에 상장폐지 절차 진행 공시가 나왔다. 

국내 전문가들은 '스푸트니크V' 등 러시아 백신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국내 사용승인에 반대하는 이유의 하나로 내세운다. 그걸 또 이용하려는 세력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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