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3번째 백신 '코비박', WHO에 사전 등록(?) 신청 - "긴 여정될 것" 인정
러 3번째 백신 '코비박', WHO에 사전 등록(?) 신청 - "긴 여정될 것" 인정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4.29 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마코프 센터, "올 가을이나 그 후 제3세계서 백신 접종 기대"

러시아 세번째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코비박'을 개발한 '추마코프 센터'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백신의 사전 등록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추마코프 센터' 소장은 이날 현지 TV 채널 '러시아 24'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백신의 '사전 자격'을 얻기 위해 지난주 WHO에 문서를 제출했다"며 "이 과정은 좀 길어 (앞으로의 여러 상황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 과정을 거쳐 올 가을이나 그 후에 제 3세계에서 '코비박' 접종이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마코프 센터, 백신의 WHO 사전 자격 취득을 위한 문서 제출/얀덱스 캡처

'사전 자격'이라는 뜻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이 센터가 WHO에 공식 등록된 백신개발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비박' 개발을 정식으로 통보하고 사전 등록을 구하는 절차로 보인다.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이전 언론 인터뷰에서 "코비박 백신의 '등록후 임상'(임상 3상)이 끝난 뒤 그 결과를 WHO에 보내 승인을 얻을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 내놓기 전에 백신의  품질, 안전성 및 효능을 WHO로부터 평가받을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추마코프 센터'측은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코비박' 임상 3상에 대한 신청서를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즉각 '추마코프 센터'의 고위 인사를 인용, '코비박'은 3만 2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5월에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3천여명으로 계획했던 임상 3상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WHO의 승인을 얻으려면 현실적으로 3만명 규모의 임상 3상이 불기피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001 기본 단위로 라벨링한 첫 '코비박' 백신 앰플/현지 매체 동영상 캡처

지난 2월 중순, 러시아에서 '코비박'을 세번째 백신으로 등록한 '추마코프 센터'는 지난달 말 자체 생산시설에서 본격 제조에 들어갔으며 지난 15일부터 백신 발송을 시작했다. '코비박'은 비활성화한(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만든, 가장 고전적인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이다.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이 지난 20일 '코비박'이 신종 코로나의 다양한 변이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자신한 이유다. 

이제 갓 생산에 들어간 '코비박' 백신이 예상보다 빨리 국내에 알려진 것은 바이오 업체 쎌마테라퓨틱스가 국내 위탁 생산을 주도한다고 나서면서 부터다. 모스크바 파트너스 코포레이션(Moscow Partners Corporation: MPC)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추마코프 센터'와 '코비박' 국내 위탁 생산 및 아세안 국가 총판에 대한 독점 지위를 확보했다고 주장했고, 쎌마테라퓨틱스가 그 작업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뭔가 미심쩍은 상황에서 쎌마테라퓨틱스는 2020 회계년도 감사의견 '거절'로 코스피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고, 다행히 최근 개선기간 확보로 상장 폐지 위기는 넘긴 상태다.

그렇다고 크게 떨어진 '코비박' 위탁생산 동력을 회복했다고 할 수는 없다. 코스피 상장기업 '웰바이오텍'이 지난 15일 MPC에 7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으나, '추마코프 센터'와의 계약을 둘러싼 정황이 여전히 말끔하지 않다. '코비박' 위탁 생산 계약은 아직까지 MPC와 쎌마테라퓨틱스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스푸트니크V 등 백신에 관한 한 적극 홍보에 나서는 러시아 정부, 언론, 개발사 등이 MPC 계약에 관해 단 한번도 확인해준 바가 없기 때문이다.

쎌마테라퓨틱스 홈피에 올라 있는 추마코프 센터 방한단 사진/캡처

더욱이 지난달 방한한 것으로 알려진 '추마코프 센터'의 '코비박' 백신 개발 책임자는 방한 기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재한 백신 생산 관련 화상회의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추마코프 센터' 일행의 방한에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1주일간의 방한 일정이 끝나고 지난달 27일 '추마코프 센터' 일행이 귀국한 뒤에도 '방한 성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표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사흘만에 쎌마테라퓨틱스의 상장폐지 절차 진행 공시가 나오는 등 객관적인 정황이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