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 러시아 출장자가 국내서 코로나 확정을 받은 이유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 러시아 출장자가 국내서 코로나 확정을 받은 이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5.11 0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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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V 면역은 접종 42일 후에 완전히 형성, 출장자는 1주일 모자라
문 대통령이 21일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2차 접종을 앞당긴 것도 같은 맥락

러시아 출장 중에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을 2차까지 맞고 입국한 남성이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 창원시에 따르면 창원의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A(30대)씨는 지난 3월 중순 러시아로 출장을 가 약 50일 간 머물면서 지난 4월 3일과 24일 두 차례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했다. 그리고 지난 8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후 창원시로 내려와 9일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는 시민들/바이러 자료사진

'스푸트니크V 백신' 2차 접종 후 14일만에 검사를 받은 그가 왜 양성판정을 받았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센터'측이 내놓은 백신 접종후 가이드 라인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말레야 센터'측은 "스푸트니크V 백신은 1차 접종후 42일이 지나야 면역 항체가 완전히 형성된다"며 방역수칙 준수를 게을리하지 말 것은 누차 경고해 왔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1차 접종 21일 뒤에 2차 접종을, 그 후 21일이 지나야 면역이 완전히 형성된다는 게 '가말레야 센터'측의 가이드라인이다. A(30대)씨는 지난달 3일 접종후 21일만에 2차 접종을 받았다. 그 후 21일이 되는 날은 5월 15일이다. 그 이전에는 면역 항체가 완벽하게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국내 일부 언론은 "A씨 진술로만 보면 코로나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하고 면역이 형성되는 일정 기간이 지나서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 사례일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정보에 어두운 탓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가말레야 센터'의 긴쯔부르그 소장, 백신 접종 후 코로나 감염 위험도 평가한 지난 3월 27일자 현지 언론 보도 묶음/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러시아어로는 긴쯔부르그가 맞다) 소장은 지난 3월 27일 '백신 접종 후 감염자가 일부 나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1차 접종 후 감염 사실이 드물게 나타나고 있다"며 "면역은 2차 접종 뒤 3주 후에야 완전히 형성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긴츠부르크 소장은 또 '스푸트니크V'의 실제 면역 효과는 92%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하더라도 100만명중 8만명은 여전히 감염 위험 집단에 속한다는 뜻이다. 

백신 접종의 가이드 라인은 사실 국가 정상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말 2차 접종을 받았다. 원래 2차 접종은 5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정상회담을 위해 2차 접종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2차 접종후 3주(21일)가 지나야 면역 수준이 최고치에 오르는 것으로 발표됐다.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2)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달 초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때도 스푸트니크V의 면역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하지만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백신을 접종한 탓에 증상이 경미했다"며 "중증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23일 1차 접종 후  4월 14일 2차 접종을 한 것으로 크렘린이 발표했다. 지난 5일로 면역 형성을 위한 필요 기간이 지나간 셈이다.  

푸틴 대통령, 백신 접종후 항체 역가(항체 생성 평가 단위)가 좋았다고 했다/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0일 기자들에게 “어제(9일) 항체 검사를 해보니, (항체) 양성 계수가 15였다"며 "전문가들이 좋은 결과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가 전날 사람들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승전기념일(제 2차대전 승리) 행사장에서 마스크 없이 참전용사들과 거리낌없이 어울린 이유다. 물론 0.8%의 감염 위험은 여전히 상존하지만, 백신을 접종하고, PCR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참전용사들과 어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승전기념식 행사장에서 참전 용사들과 함께 한 푸틴 대통령. 모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왜? 백신을 맞고 항체검사와 코로나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니까/사진출처:크렘린.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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