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연해주 투자 윤곽 드러났다 -스마트 호텔, 골프리조트, 데이터센터 건설
KT 연해주 투자 윤곽 드러났다 -스마트 호텔, 골프리조트, 데이터센터 건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5.21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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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표단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시당국 연방 고위층과 '스마트시티' 협의
2018년 연해주와 스마트시티 구축 MOU 체결 - 신종 코로나로 다시 활기

KT가 극동 러시아 연해주에서 AI(인공지능) 호텔과 5G(5세대 이동통신) 접목 골프장, 데이터센터(IDC) 등을 짓는 소위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원격 진료 시스템과 모바일 건강진단 등 첨단 의료 솔루션을 현지에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도 오는 9월 확정해 발표할 전망이다.

KT는 이동통신 사업 초기에 일찌감치 연해주에 진출해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 진출 분야와 규모를 더욱 넓힌 셈인데, 그것도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KT는 이미 지난 2018년 연해주 주정부와 '스마트시티'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후 흐지부지하던 사업이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비대면 생활및 업무 환경이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활기를 띠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한국인들, 블라디보스토크에 건강센터와 골프리조트 건설 제안/콤스몰스카야 프라우다 캡처
골프리조트, 온라인 의료 시스템, 데이터 센터:시장실에서 한국 투자사업들이 논의됐다/현지 매체 프리마미디어.ru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성욱 KT글로벌사업본부장은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리 트루트네프 부총리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사와 만나 연해주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KT외에도 연해주 현대농장을 인수한 롯데상사의 최원보 지사장과 한러 경제협력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서증훈 현지 사무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또 현지에 진출한 중국기업과 극동지역 투자를 추진중인 러시아 업체 대표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연해주 영농사업을 물려받은 롯데 측은 연해주 호롤스크 지역에 4만2천t 규모의 곡물 보관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을 트루트네프 부총리에게 설명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문 KT 본부장은 연해주 사업 주체이자 자회사인 'KT 에스테이트' 실무자들과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유완영 SGI 컨설팅 회장 등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로 가 사업 타당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7일에는 올레그 구메뉴크 시장 등 블라디보스토크 시 관계자들과 만나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도 KT측은 현지에 스마트형 호텔을 짓고, 블라디보스토크 외곽 관광 카지노 단지에 골프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현지 카지노단지에는 부산출신의 ㈜훼미리(대표:정일수) 측이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훼미리측은 지난 3월부터 300명 규모의 1차 회원 모집에 들어간 상태다.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의 해양리조트 '노빅 컨츄리 클럽'/바이러 자료 사진 

KT측의 디지털 헬스케어 진출 사업 계획은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9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전모가 공개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상태에서 KT의 대규모 러시아 투자가 가시화한 것은 구현모 KT 대표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해주 '스마트시티' 사업은 구 대표가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시절인 2018년 9월 당시 타라센코 연해주 주지사와 직접 MOU를 체결한 프로젝트다. 구 대표는 당시 "연해주 정부와 지속 가능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유라시아 시장 ICT 실크로드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업이 KT측의 기대대로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예기치 않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예컨대, 문 KT본부장이 사업 투자를 논의한 현지 주요 파트너인 구메뉴크 블라디보스토크 시장은 협의 그 다음날 전격 사퇴했다. 현지에는 시 운영 능력 부족으로 경질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블라디보스토크 시장 직무대행에 콘스탄틴 쉐스타코프/얀덱스 캡처
구메뉴크 블라디보스토크 시장 퇴진/얀덱스 캡처

구메뉴크 시장 후임에는 콘스탄틴 쉐스타코프 연해주 부지사가 확실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루트네프(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사도 쉐스타코프 부지사의 시장 선임에 동의했으며, 오는 26일 시 의회에서 정식 선임될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도 있다.

현지에서 한국기업의 극동 러시아 진출을 적극 지원해온 주블라디보스토크 한국 총영사도 최근 '갑질 논란'으로 본국으로 소환됐다. 러시아 측과 '고공 협의'를 대신해 줄 강력한 지원자가 갑자기 사라진 셈이나 다름없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극동 개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퇴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극동지역 개발을 집권 3·4기(2012~2024년)의 주요 과제로 제시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극동 개발의 주요 지표가 애초 계획했던 성과에 이르지 못한 이유를 분석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트루트네프 전권대사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중·러시아 기업가들을 직접 만난 것도 그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 연해주를 방문한 KT 실무팀이 러시아 연해주 투자청과 투자 협의를 하는 모습. 위는 연해주 투자청 사이트에 올라온 협의 내용. '한국 투자자는 연해주에 데이터센터와 호텔, 병원을 짓는다'는 제목을 달았다/캡처 

KT 측도 아직은 현지 투자에 신중한 편이다. KT측은 "러시아에서 헬스케어와 ICT 분야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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