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바이든 첫 정상회담, 내달 16일 제네바서 - 만나는 것만으로도 절반 성공?
푸틴-바이든 첫 정상회담, 내달 16일 제네바서 - 만나는 것만으로도 절반 성공?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5.26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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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살인자'라고 부른 바이든 대통령과의 악연 어떻게 해소?
양국간 외교적 분쟁 아직 진행형 - 러 외교관 추방 vs 비우호국가 지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크렘린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이 6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인 유럽 방문 말미에 정상회담 일정이 잡힌 것이 눈에 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이튿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예정된 주요 행사가 끝난 뒤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이다. 

푸틴, 바이든 대통령 6월 16일 제네바서 만난다/얀덱스 캡처

바이든·푸틴 첫 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해 미국 측은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회복을 추구하는 노력 위에서 양 정상은 모든 범위의 긴급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양국 관계 진단및 개선 방안을 비롯해 전략적 안정성(전략핵 문제)과 신종 코로나(COVID 19) 대응 등 국제 현안, 지역 분쟁 해결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양측의 발표가 문맥상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첫 정상회담에 임하는 양국의 입장과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직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연방기관 해킹, '반푸틴' 러시아 야권인사인 나발니 독살 기도및 구속 등에 대한 보복 조치로 러시아 외교관 10명을 추방하는 대러 제재에 나섰고, 러시아도 이에 지지않고 맞대응했다.

미국의 대러 제재는 내심 '양국 관계를 새롭게 출발하려면 과거는 털고 가야 한다'는 뜻으로 가해졌으나, 러시아는 "아예 인정할 수 없다"며 맞대응함으로써 외교적 스텝이 서로 꼬인 측면이 없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듭된 정상회담 '러브 콜'에도 러시아가 미국을 체코와 함께 첫번째 '비우호국가'로 밀어붙인 게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이 조치로 주러미국 외교공관은 현지인(러시아인 혹은 제3국인) 고용을 못하게 됐다. 미국은 어쩔 수 없이 러시아 땅에 마지막으로 남은 총영사관인 예카테린부르크 주재 총영사관을 잠정 폐쇄해야 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미-러 외교관계에서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되거나 양국 관계가 재설정될 것으로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양국 정상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양국의 이해관계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푸틴, 바이든 대통령의 과거 만남 사진/사진출처:러시아 언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발니 (독살 기도) 사건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사실만 되돌아보더라도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만나 웃으며 악수(위 사진은 러시아 언론 '투이마가진스키 베스트닉' 캡처) 를 나눈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평가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4월 13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한 뒤 양국간에 외교분쟁이 심화할 때마다 정상회담 개최에는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진정시키곤 했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군이 대거 집결, 러-서방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 달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철수하고 있다"며 애써 진화했다. 

회담 성사까지의 최대 고비는 역시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전에 양국간의 이견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 한다는 미 백악관의 바람에 대한 러시아측의 태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난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더라도,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이견이 너무 돌출될 경우, 만나지 않는 것만도 못한 게 또 정상회담이다.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양측의 이견 해소를 위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9일 아이슬란드에서 만났고,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24일 담판을 벌였다.

양국 안보책임자들은 회담을 끝낸 뒤 낸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미러 관계의 정상화가 양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글로벌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튿날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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