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IF, 정부의 국제기구 공급 약속 따라 유니세프에 2억2천만도스 제공 합의
러시아 3번째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코비박'을 개발한 '추마코프 센터'는 31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UNICEF)측에 백신을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추마코프 센터'의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이날 "우리는 오늘 유니세프 지도부와 실무 회의를 갖고 '코비박' 백신에 대한 유니세프 측의 높은 평가와 관심을 확인했다"며 "유니세프 측에 백신 제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그러나 "백신 제공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 심사가 끝나고 러시아내 수요를 충당한 뒤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푸트니크V' 백신의 해외공급을 맡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측은 지난 27일 "유니세프 측에 스푸트니크 V 백신 2억2천만 도스(1회 접종분)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백신 제공은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EUL)에 등록되는 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추마코프 센터'와 RDIF의 발표를 보면 유니세프 측이 러시아 백신 개발사 측과 두루 접촉하면서 백신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짐작된다. 러시아 정부는 일찌감치 유엔 등 국제기구(기관)에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의 이날 발언은 '코비박' 백신의 생산및 해외 공급 계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러시아 보건부에 등록된 '코비박'은 '추마코프 센터'의 자체 제조시설에서 생산되고 있으나, 물량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상태이다. 러시아 자체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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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마코프 센터'는 또 지난 4월 말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비박' 백신의 사전적격성평가(PQ)를 신청했다. 승인을 받은 뒤 WHO를 통해 전세계에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유니세프측에도 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짐작된다.
현지 언론에는 '코비박'이 러시아 각 지역에 처음으로 도착했다는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한 접종이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시작됐으나, 이와는 별도로 '추마코프 센터'는 3만 2천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임상 3상 결과가 나와야 '코비박'이 WHO의 사전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지만, '추마코프 센터' 측은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긴급 승인'과 같은 '단축 심사'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생산 물량의 부족에 대해서도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지난 26일 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러시아 제약사 나놀렉 (Нанолек)과 위탁생산을 협의 중이나 외국 기업과 '코비박' 백신 생산을 위한 어떤 파트너쉽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 한 제약사의 '코비박' 생산 협상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외국 업체와의 생산 협상은 일체 없다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코비박'은 바이러스 벡터(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또는 mRNA(화이자, 모더나) 방식의 백신과 달리 전통적인 백신 제조방법으로 개발된 불활성화 백신이다. 기본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