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과 '스푸트니크V' 생산 해외제약사 회의에 '한국코러스'만 초청받은 까닭?
푸틴 대통령과 '스푸트니크V' 생산 해외제약사 회의에 '한국코러스'만 초청받은 까닭?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6.08 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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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지난 2~5일 러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국제경제포럼(SPIEF-2021)이 열렸다. 140개국 1만3천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

한국 기업이나 고위 관리, 전문가의 참가 소식을 사전에는 듣지 못했다. 안타까움이 절절하던 터에 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전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사장)들이 참여한 세션에,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위탁생산하는 국내 제약사 '한국코러스'가 비대면(화상)으로 제약사 대표들 회의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푸틴 대통령도 두 세션에 모두 화상으로 접속해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푸틴 대통령이 참가할 만큼 중요한 세션인 만큼, 현지 언론에도 일정 수준으로 취급됐지만, 한국 대표들은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스푸트니크V 백신 생산 제약사들과의 화상 회의. 두번째 줄 맨왼쪽이 한국코러스 황대표/러시아-1 TV 영상캡처
푸틴 대통령-제약사 화상 회의 모습/러시아-1TV 영상 캡처

관심은 역시 '한국 코러스'가 초청을 받은 푸틴 대통령과 제약사 대표들 간의 세션이다. 현지 언론을 검색해 보니, 러시아 TV 채널 '러시아-1'은 지난 4일(한국시간 5일 새벽) 포럼 현장을 직접 연결해 푸틴 대통령이 참여한 제약사 대표들과의 미팅을 비교적 상세히 다뤘다.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전세계 제약사 대표들과의 회의라는 점과, 남미 아르헨티나와 발칸반도의 세르비아의 대통령들도 화상으로 연결됐다는 점이다.

화상 회의 현장에 나와 있는 러시아 RDIF의 키릴 드리트리예프 대표(맨 오른쪽)/러시아-1 방송 영상 캡처

TV 채널 '러시아-1'은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 14개국 25개 제약회사 (대표)가 참석했다"며 "스푸트니크V 백신을 해외에서 생산하거나 생산을 시작할 기업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17개국에서 온 30명의 해외 투자자들과도 화상 회의를 진행했지만, 올해 들어 대통령이 참석한 외국 투자자들과의 미팅으로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해외 제약사들과의 만남이 백미(白眉)"라고 전했다. 

러시아 방송을 대표하는 '러시아-1' 채널(우리의 KBS 1격)이 이처럼 높이 평가한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 회의에 초청된 '한국코러스'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더욱이 아르헨티나, 세르비아 대통령도 화상으로 연결된 자리였다.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 회의에서 연설하는 한국코러스 황재간 대표. 두번째 줄 맨왼쪽도 황대표/한국코러스 홈피 캡처

춘천에 있는 '한국코러스'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했다. 한국코러스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해외) 생산을 관장하는 러시아(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가 주최하는 행사였다"며 "한국코러스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고 밝혔다. 황재간 대표는 푸틴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푸트니크V’ 백신의 (한국내) 생산 현황과 컨소시엄의 구성을 통한 대량 생산 계획, 이를 통한 세계보건의료분야에 기여할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러시아-1 방송 영상을 보면, 황재간 대표는 푸틴 대통령이 지켜보는 메인 화면에 늘 올라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상트경제포럼는 제약, 백신과 이에 대한 기대, 모든 이들을 위한 성취에 대한 대화로부터 시작됐다. 두번째 줄 맨 왼쪽이 한국코러스 황대표/현지 방송 '러시아-1' 웹페이지 캡처 
푸틴 대통령: 올해 경제성장 약 4% 가능할 수도. 두번째 줄 맨 왼쪽이 한국코러스 황대표/얀덱스 캡처 

지금까지 국내에 알려진 바로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위탁생산은 한국코러스 중심의 컨소시엄과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이 경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든(?) 휴온스글로벌 측은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상태다. 일부 언론은 6월 중 '스푸트니크V' 백신의 기술이전팀 내한, 7월 (백신 생산을 위한) 배양기 설치 등 장비 도입, 8월 밸리데이션(생산 공정 최종 확인) 진행, 9월 백신 생산이라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의 백신 위탁 생산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주요 언론도, RDIF 측도 아직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RDIF 측이 마련한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회의에도 초청을 받지 못했다. 왜 한국코러스만 초청을 받았을까? 14개국 25개 제약 회사가 대통령과의 회의에 참석했다면, 1개국 2개사 초청도 가능했다는 뜻인데,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코러스 측은 “황 대표의 연설이후, 러시아 대통령이 '스푸트니크V' 해외 위탁생산 업체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인사도 보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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