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박' 백신 개발 '추마코프 센터', 한러 컨퍼런스서 백신 개발과정 설명
'코비박' 백신 개발 '추마코프 센터', 한러 컨퍼런스서 백신 개발과정 설명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6.1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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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소장 등 핵심인력 방한, 15일 컨퍼런스 참가

신종 코로나(COVID 19)의 백신 문제를 다룬 한-러시아 공동 컨퍼런스가 15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주제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 대비, 바이러스에 대한 최적 대응방안 마련'이다. 주최는 중앙일보S, 주관은 러시아의 3번째 백신 '코비박'을 개발한 '추마코프 센터'다.

이날 콘퍼런스는 △국내 전문가들에게도 생소한 러시아 '추마코프 센터'와 '코비박' 백신의 개요및 개발 과정 소개 △한·러 전문가 패널이 함께 참가한 '코로나 백신 접종과 조속한 집단면역 형성'에 관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 컨퍼런스 참가를 위해 러시아 '추마코프 센터'에서는 '코비박' 백신 개발의 핵심 인물들이 방한했다.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추마코프 센터' 소장이 이날 컨퍼런스의 기조발언을 맡았고, 백신 개발 팀장을 맡은 아나스타시아 피냐예바 수석연구원과 유리 이빈 수석연구원이 '코비박' 백신의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방한한 '추마코프 센터' 대표단이 컨퍼런스 시작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두번째가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소장. 첫번째는 체르노프 부소장 

두 연구원은 '코비박' 백신의 개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현지 언론에도 자주 등장한 '단골 손님'으로 꼽힌다. 숱한 개발 뒷이야기도 거의 두 사람을 통해 소개됐다.

'코비박' 백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60여년전 소련의 저명한 면역학자 미하일 추마코프 박사 부부가 '폴리오(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할 때부터 축적해온 바이러스 비활성화 방식의 노하우를 보유한 '추마코프 센터'의 작품이다. 

'추마코프 센터'의 방한 연구진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비박' 백신은 1년이 채 안되는 짧은 시간에 개발됐다. 핵심 기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분리·배양과 불활성화(정제)에 있다.

코비박 백신 개발 과정을 소개한 현지 매체의 지난해 9월 11일자 기사. '코로나바이러스의 수수께끼 혹은 접종 희망'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캡처  
러시아 3번째 백신(코비박)의 개발 세부내용이 알려졌다고 쓴 현지 매체의 3월 8일자 기사/캡처

유리 이빈 연구원은 컨퍼런스에서 "코비박 백신은 이미 안전성과 품질이 검증된 소아마비 백신 생산에 사용된 '마이크로캐리어' 배양법을 응용해 개발됐다"며 "이 방식으로 1㎖당 150만개의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캐리어' 배양방식은 현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기술이라고 한다. 축적된 노하우는 물론, 고가의 첨단 장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캐리어' 배양 방식을 사용했기에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향후 백신의 대량생산및 품질관리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불활성화 백신의 개발은 바이러스 분리에서 시작된다. 추마코프 센터의 경우,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해 3월, 모스크바의 코로나 전문 병원인 '코무나르카 의료센터'에서 바이러스 샘플을 확보했다. 당시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달동안 바이러스 분리에 매달렸던 아나스타시아 피냐예바 개발팀장은 가족들에게 한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도 알리지 못했다고 한다. 팀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한·러 양국 전문가들이 함께 패널 토론 장면/사진출처:MPC

피냐예바 팀장은 컨퍼런스에서 분리 배양한 바이러스를 불활성화(정제)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러스의 구조와 면역 원성(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능력)은 유지하면서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바이러스를 죽여야(정제)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코비박 백신은 소아마비 백신과 마찬가지로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응용했다"고 설명했다. 

코비박 백신은 지난 2월 러시아 보건부에 '3번째 백신'으로 등록된 뒤 '추마코프 센터'의 자체 제조시설에서 생산되고 있다. 지난 3월 28일부터 러시아 전역에 배포되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보건부로부터 '등록후 임상'(임상 3상) 허가를 받아 이달 초부터 18세~60세 건강한 지원자 3만2000명을 대상으로 백신 예방 효능 및 면역, 안전성 비교 연구 등에 들어갔다. 임상은 내년 연말까지로 예정돼 있다. 

한·러 양국 전문가들이 함께 자리한 패널 토론은 전병율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러시아 과학기술 21주년 기념 위원회의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코비박' 백신 개발자들의 면면. 아나스타시야 피냐예바가 팀장이다/캡처

방한한 '추마코프 센터' 일행은 ‘코비박’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을 추진하는 '엠피코퍼레이션'(Moscow Partners Corporation: MPC) 등과 함께 한국에서 '코비박'의 긴급사용 승인 신청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마코프 센터' 인력의 방한은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콘스탄틴 체르노프 부소장이 이끈 대표단은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BSL3’ 등급 생산시설 등을 방문, 미팅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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