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의 참석 이탈리아 총리, "스푸티니크V, EMA 승인 못받을 수도"
EU 정상회의 참석 이탈리아 총리, "스푸티니크V, EMA 승인 못받을 수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6.26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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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현지 실사 끝낸 EMA 전문가 보고서 공유 가능성 제기
WHO, 백신 생산시설 1곳 부적합 판정, 재점검으로 승인 지연?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스푸트니크V'가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25일 말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푸트니크V는 아직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지 못했고,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승인 불가능'을 예상한 구체적인 이유나 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총리, 스푸트니크V 유럽에서 승인받지 못한다 인정/얀덱스 캡처

드라기 총리는 또 중국산 백신에 대해 "(EMA의) 승인을 신청한 적이 없는 중국 백신은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퇴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칠레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중국 시노백 백신을 주로 접종한 칠레는 '돌파 감염'의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재접종(부스터 샷)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의 대량 감염 직후 러시아로부터 방역 지원을 받는 등 러시아와 돈독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이탈리아 정상의 이같은 발언은 EMA측의 스푸트니크V 승인을 기대해온 러시아를 당혹함에 빠뜨릴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스푸트니크V'의 EMA 승인 여부에 관심이 높은 대표적인 EU국가다. 스위스 제약사 아드리엔 팜앤바이오테크(Adienne Pharma & Biotech)가 지난 3월 '스푸트니크V'의 해외 생산및 유통을 맡은 러시아 직접투자기금(RDIF)과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의 공장에서 스푸트니크V를 위탁생산을 하기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7월 중 생산을 시작해 연말까지 1천만 도스의 스푸트니크V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EU정상회의 후 기자회견하는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자막에는 '이탈리아, 스푸트니크V 승인 못받는다 예상'이라고 떠 있다/러시아 '피터 TV' 캡처 

드라기 총리의 발언 시점 역시, EU 정상회의 직후라는 점에서 정상회의에서 관련 정보가 공유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스푸트니크V' 백신의 유통을 맡고 있는 러시아 직접투자기금(RDIF)은 지난 1월 29일 EU의 의약품 규제기관인 EMA에 '스푸트니크V' 긴급 사용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EMA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러시아에서 임상 시험 검증과 생산 현장 실사를 이미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산시설 점검에 나선 WHO 전문가팀이 '스푸트니크V' 제조공장 4곳중 1곳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고, 러시아 측은 즉각 보완작업을 끝낸 상태다. 추후 재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생산 현장/현지 TV '두마' 캡처

스푸트니크V에 대한 EMA의 검증 개시 공식 발표(3월 초)후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 EMA의 승인과 관련, 러시아 안팎에서 다양한 예상과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달 초 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가 EMA의 '스푸트니크V'의 임상 및 생산 시설 점검에서 지적 사항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으나, 로이터 통신은 지난 16일 '필요한 자료가 제때 제공되지 않아' 승인이 9월 혹은 연말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생산 시설 1곳에 대해 WHO 전문가팀이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러시아측의 보완 작업과 EMA의 재점검에 소요되는 시간 만큼 승인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대표/현지 TV 채널 캡처

앞서 지난 5월에는 EMA 백신접종 전략 담당 책임자인 마르코 카발레리(Marco Cavaleri)가 "앞으로 몇 주내에 스푸트니크V에 대한 EMA측의 승인 결정 날짜가 정해질 수 있다"고 했고,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사무차장은 6월 말~7월 초 러시아 백신에 대한 WHO의 최종 권고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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