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러시아) 열사병에 쓰러진 여자 양궁 선수, 한국전에 분투했으나....
(도쿄올림픽-러시아) 열사병에 쓰러진 여자 양궁 선수, 한국전에 분투했으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7.26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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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크림반도 표기 문제에 즉각 개입, 우크라이나 손 들어줘, 독도 표기는?
쓰러진 곰보예바 선수, 올해 유럽선수권 챔피언 - 개인전 성적은 어디까지?

강채영(25ㆍ현대모비스), 장민희(22ㆍ인천대), 안산(20ㆍ광주여대)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승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 양궁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무려 9연패라는 쾌거를 이뤘다.

은메달에 그친 러시아 대표팀, 즉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여자 양궁팀은 지난 23일 열사병으로 쓰러진 스베틀라나 곰보예바 선수를 주축으로 크세니야 페로바, 옐레나 오시포바가 나섰으나 한국에 6-0(55-54 56-53 54-51)으로 완패했다. 

러시아 여자양궁단체, 도쿄 올림픽서 은메달/얀덱스 캡처

준결승에서 독일을 꺾고 ROC팀을 결승으로 이끈 곰보예바는 23세로, 2021년 유럽선수권 챔피언이다. 그녀는 양궁 여자 랭킹 라운드 예선 경기에서 실신한 뒤 의료진의 긴급 처치를 받고 의식을 되찾았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당시 그녀의 상태를 “머리가 많이 아프지만 모든 게 정상"이라고 전하고, "계속 시합에 나갈 것"이라는 그녀의 각오를 알렸다. 다행히 결승까지는 무난히 올라왔으나, 한국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궁장에서 쓰러진 곰보예바 선수/사진출처:러시아 올림픽 조직위, ROC 
곰보예바 선수의 경기 모습/출처:선수 인스타그램

그녀가 쓰러진 것은 도쿄의 무더운 날씨 탓이라고 한다. 이날 도쿄의 최고 기온은 33도로 예년보다 높았다. 함께 경기에 출전한 동료 선수는 “훈련을 하던 블라디보스토크보다 습도가 높은 게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일 치러진 랭킹 라운드 예선 결과, 곰보예바는 630점을 받아 45위에 올랐으며, 오는 29일 네덜란드의 가브리엘라 슐레서 선수와 맞대결을 벌인다. 

23일 열린 도쿄올림픽 개막식에는 러시아 선수단은 ROC의 깃발을 앞세우고 77번째로 입장했다. 입장식에는 80여명의 선수들이 참석했다. 남녀 기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금메달리스트인 소피야 벨리카야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배구 금메달의 주역 막심 미하일로프. 

사진은 러시아 올림픽 조직위(ROC) 텔레그램 공식 채널

러시아 대표단의 올림픽 입장식 장면/사진출처:ROC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개막식에 앞서 크림반도 표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항의에 2020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 있던 지도를 곧바로 수정하고 사과했다. 한국과 일본의 ‘독도 표기’ 갈등에 개입하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22일까지만 해도 2020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는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국경이 실선으로 완전히 분리된 지도가 실려 있었다. 이를 파악한 우크라이나는 IOC측에 거세게 항의했고, IOC는 "서비스 제공자의 불행한 실수였으며 내용을 인지하자마자 이를 수정했다"고 사과했다. 

드미트로 쿨례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올림픽 홈페이지에 잘못된 지도가 실린 사실을 어제 알고, 즉시 IOC에 연락을 취했다"며 "그들은 지도를 수정하고 사과했다"고 만족해했다. 

크림반도 표기 문제가 불거진 2020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캡처
지도에서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사이에는 굵은 검은색 실선이 그려져 있다. 중앙의 분홍색 부분은 흑해, 흑해 중앙으로 삐죽 내려온 게 크림반도. 그위는 우크라이나 영토/캡처

그러나 주일 러시아 대사관은 24일 페이스북에 "크림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주민투표에서 주민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시에 따라 러시아의 일원으로 귀속됐다"며 "크림은 이제 러시아의 뗄 수 없는 일부분이며, (크림) 반도의 귀속 문제는 최종적이고도 불가역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IOC와 도쿄 올림픽 조직위가 명백한 법적, 객관적 현실에 맞춰 크림의 지도상 표시에 합당한 수정을 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의 대표적인 분쟁지역이다. 지난 2014년 주민투표로 러시아에 편입됐으나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는 이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크림 주민들은 국제법에 따라 민주적인 방식으로 러시아로의 병합을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지도상 크림반도의 표기를 놓고 분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국영 TV 채널 'Dom'이 크림반도가 포함된 러시아 연방 지도를 보여주자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이 들고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은 이 사건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문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IOC는 '독도 표기'를 둘러싼 한-일 갈등에는 한사코 개입을 거부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공식 홈페이지의 지도에 독도를 자국 영토인 것처럼 표시한 게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대한체육회 등은 IOC에 여러 차례 항의 서한을 보내 수정을 요구했으나 IOC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에 문의한 결과, 성화 봉송로 내 독도 표시는 순수한 지형학적 표현이며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는 일본 측 답변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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