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전쟁 대비 '둠스데이 항공기'(공중지휘통제기) 새로 만든다
러, 핵전쟁 대비 '둠스데이 항공기'(공중지휘통제기) 새로 만든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7.2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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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보로네슈 소재 일류신 여객기 제작사, IL-96-400M 기종을 기반으로 개발
기존 작전반경에 비해 2배나 넓고, 공중급유 가능- 강력한 핵폭발에도 견뎌

러시아가 핵전쟁에 대비한 신형 '공중 지휘통제 항공기'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남부 보로네슈에 있는 일류신(IL)-96-400M 여객기 제작공장에서 전면적 핵전쟁에 대비한 신형 '둠스데이 항공기'(самолет Судного дня 운명의 날 항공기라는 뜻) 제작이 시작됐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핵전쟁을 대비한 (신형) 군지휘통제기 제조, 러시아서 시작됐다/얀덱스 캡처

'둠스데이 항공기'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둠스데이(최후의 심판일)와 핵전쟁이 벌어질 경우, 마지막까지 군대를 지휘통제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항공기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심판의 날 항공기', '지구 최후의날 항공기' 등으로 번역되지만, 실제로는 핵전쟁을 대비한 '공중 지휘통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통제기는 핵전쟁 등으로 지상 지휘통제 센터가 무력화됐을 때,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 군 최고지휘부가 탑승해 군 통솔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기내에 핵 전력을 가동할 수 있는 첨단 통신장비와 최소한의 생존시설 등이 갖춰진 이유다. 공중 급유도 가능하며, 작전시 전투기들이 호위에 나선다.

특히 '둠스데이 항공기'는 조종석을 제외하면 창문이 전혀 없고 하늘에 떠 있기 때문에 강력한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프로젝트명 '즈베노-3S'(Звено-3С, 고리-3S)'에 따라 제작되는 러시아의 새 지휘통제기는 'IL-96-400M' 여객기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기존의 지휘통제기는 'IL-86' 항공기를 개조한(나토명 '맥스 돔' Maxdome) 것으로, 현재 4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보잉 747기반의 공중 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Nightwatch) 4대를 운용 중이다. 

미국의 '둠스데이 항공기' 내부/OK.ru 동영상 캡처

새로 개발되는 러시아 신형 지휘통제기는 '맥스 돔'보다 작전 반경이 두배나 넓은, 반경 6천km 내에 있는 장거리 핵폭격기나 이동식 및 사일로(고정)식 미사일 발사대, 핵미사일 탑재 잠수함 등에 명령 전달이 가능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앞서 보로네슈 일류신 여객기 제작 공장은 지난 2016년 여름 IL-96-400 여객기를 기반으로 한 '둠스데이 항공기'를 만들어 국방부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개발되는 IL-96-400M 기종은 IL-96-400의 개량형이다. 

러시아 신형 '둠스데이 항공기' 제작의 기반이 되는 IL-96-400M 여객기/사진출처:트위터

신형 '둠스데이 항공기'가 개발되면, 러시아 항공우주군이 우선 2대를 인수하고, 1대를 추가 주문제작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러시아의 '둠스데이 항공기' 제작 소식은 이달 초 모스크바 외곽 주코프스키에서 열린 '모스크바 에어쇼'(MAKS-2021)에서 5세대 스텔스기 '체크메이트'(러시아명 Шах и мат 체스판이라는 뜻, 혹은 수호이Su-75)가 소개되는 등 일련의 신형 전투기 개발 과정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오는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군축 실무 협상을 벌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만나 군비 통제 및 핵 위협 감소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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