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숨쉬는 땅' 극동 러시아 캄차카 여행주의보? 관광수송 헬기 호수 추락
'살아숨쉬는 땅' 극동 러시아 캄차카 여행주의보? 관광수송 헬기 호수 추락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8.13 0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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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 관광에 나선 관광객 13명 중 7명 헬기와 함께 호수 속으로 가라앉아

신종 코로나(COVID 19)로 러시아 여행이 사실상 원천봉쇄되기 전까지만 해도 '살아 숨쉬는 땅'으로 전세계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러시아 극동 캄차카에서 항공기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초 현지 항공사가 운용하는 안토노프(An)-26 항공기가 산중턱에 부딪히면서 추락, 탑승자 19명이 전원 사망한 데 이어 12일에는 관광객 13명이 탑승한 밀(Mi)-8 헬기 1대가 깊은 호수에 추락했다.

캄차카 호수에 추락한 Mi-8 헬기 안에는 8명이 있을 수도/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승무원 3명과 관광객 등 모두 16명이 탑승한 Mi-8 헬기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현지시간) 캄차카 동남부 크로노츠키 자연보호구역 내 쿠릴스코예 호수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1명과 관광객 7명은 헬기와 함께 100m 깊이의 호수 속에 가라앉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헬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8명은 구조요원들에게 구조됐다. 사고 현지에서는 어린이 1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이 탑승했다는 보도도 있다. 

사고 헬기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온 관광객들을 캄차카주 주도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인근의 호두카 화산으로 수송 중이었다. 

쿠릴스코예 호수는 현지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로, 평균 수심이 195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은 악천후에 조종사 실수까지 겹친 것으로 재난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쿠릴스코예 호수. 구조에 나선 배들이 보인다. 러시아 비상재난대책부가 드론으로 찍은 현장 사진이다./사진출처:비상재난대책부

생존한 관광객 6명과 승무원 2명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헬기에서 탈출해 수면 위로 헤엄쳐 올라온 뒤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 구조에 참여했던 현지 자연보호구역 관리소의 한 직원은 "생존자들이 수심 8~9m 깊이에서 호수 위로 스스로 헤엄쳐 올라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현지 재난당국은 잠수부를 포함해 40여 명의 구조대원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해 구조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심해 수색 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교통감독당국의 한 소식통은 "사고헬기는 비행 도중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기장이 비상착륙을 시도했지만 심한 안개로 실수했으며, 그 뒤 호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고 헬기 기종의 Mi-8 헬기/얀덱스 캡처

사고 헬기는 캄차카 지역에서 육로로 접근이 어려운 화산 등 오지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현지 '비탸지-아에로' 항공사 소속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이 항공사는 현지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 수송을 거의 도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는 지난 1984년 생산돼 40년 가까이 된 노후 기종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6월에는 운항 허가 시한이 종료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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