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지금) 주러 미 대사관 외교관 절도사건, 가짜 보드카 소동에 볼쇼이 극장 참사
(러시아는 지금) 주러 미 대사관 외교관 절도사건, 가짜 보드카 소동에 볼쇼이 극장 참사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0.1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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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 극장, 오페라 사드코 공연중 무대 장식 떨어져 배우 사망 - 공연 취소
오렌부르크서 가짜 보드카 마시고 30명 사망 - 미 대사관 직원 자진 출국할듯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들이 지난 달 중순 모스크바 스레텐카 거리의 한 카페에서 술에 취해 러시아인의 배낭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8일 내무부로부터 사건 전모를 전달받고, 미 대사관 측에 해당 외교관 3명에 대한 면책 해제를 요구했다. 이를 거부할 경우, 해당 외교관들은 러시아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술집 CCTV에 나온 주러 미국대사관직원(빨간색 원)/현지 TV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 모스크바 미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행정 및 기술 직원과 해병대원 등 3명이 지난달 17일 밤 카페에서 러시아 아동 심리학자의 배낭을 훔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배낭 등 피해 금액은 1만5,000 루블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모스크바 경찰은 당시 목격자들을 심문하고 CCTV를 확인한 결과, 용의자들을 특정했다고 한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연행하는 등 수사를 시작했으나, 미 대사관 소속 외교관으로 판명됨에 따라 외교관 면책 조항에 따라 용의자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대사관 측에 3명의 직원에 대한 면책 해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조사를 받기 위해 연행되는 주러 미 대사관 직원/현지 TV 캡처
주러 미대사관 직원 3명, 모스크바 술집서 배낭을 훔친 혐의를 받아/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주재 러시아 영사관 소속의 한 외교관이 현지에서 전기 자전거를 훔쳐 판매한 혐의로 체포됐으나, 건강상을 이유로 프랑스를 떠났다며 "문제의 미국 외교관 3명도 자진해서 러시아를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외교관은 현지에서 300대 이상의 자전거를 훔쳐 팔아 약 10만 유로(1천400만원)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교관은 러시아 영사관의 운전기사로 알려졌다. 그는 프랑스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지만,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는 이유로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공연 취소라고 되어 있다/캡처

러시아 '공연 예술의 전당'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9일 오페라 공연 도중 공중에 매달려 있던 무대 장식물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배우 1명이 숨졌다. 숨진 배우는 38세 남성 배우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쇼이 극장 관객들은 "오페라 공연 도중 장식물이 무대 위로 떨어지면서 배우를 덮쳤다"며 "많은 사람들이 쓰러진 배우를 소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볼쇼이 극장 공보실 측은 "오페라 '사드코' 공연 도중 무대 장식물을 바꾸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배우가 무대 위에서 숨졌다"며 "공연은 즉각 중단됐고, 관객들을 극장에서 내보냈다"고 밝혔다. 

볼쇼이 극장의 사드코 홍보물
오페라 사드코의 한 장면/볼쇼이 극장 홈페이지 캡처
볼쇼이극장, 무대 장식물에 의한 배우 사망사건은 시설물 탓이 아니라고 밝혀/얀덱스 캡처

이번 사건은 무대 교체 과정에 동원된 인부들의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가 구전 서사시를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 '사드코'는 육지와 바다 속을 오가는 환상적인 무대 장치가 필수적이다. 옛 노브고로드의 용맹한 상인 사드코와 바다 공주 '볼코바'의 사랑 이야기가 큰 줄거리다.

오렌부르크주의 가짜 술 사망자는 30명으로 늘어/얀덱스 캡처

러시아 남부 오렌부르크주에서 가짜 보드카를 마신 주민 수십 명이 숨지거나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 소련 붕괴 직후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일부 지방에서 공업용 알코올(메탄올)을 물에 타 마시다 사망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하곤 했으나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등으로 타격을 받은 계층을 겨냥한 악덕 제조업자들과 싼 맛에 구매한 일부 주민들의 수요가 이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가짜 술 판매업자에 대한 구속적부심 심사 장면/현지 매체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9일 "오렌부르크주 4개 지역에서 가짜 술을 마시고 30명이 사망했다"며 "많은 주민들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입원 치료를 받는 주민은 23명으로, 그중 5명은 중태라고 한다. 또 5명의 자녀를 둔 부부가 함께 숨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술 유통업자가 유치장에 수감되고 있다/현지 TV매체 동영상 캡처

사상자들은 모두 오렌부르크주 동부 도시 오르스크에서 '가짜 술'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들의 체액에선 인체에 치명적인 메탄올이 검출됐다. 일부 샘플에선 치사량의 3~5배에 이르는 메탄올이 검출됐다고 한다. 또 압수된 일부 술에서도 메탄올 성분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수사 당국은 가짜 술을 만들어 유통한 9명을 '비위생적 상품 생산 및 판매와 다중 살해'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그중 4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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