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통령 직속 인권위원장이 전격 사임한 것은..
러 대통령 직속 인권위원장이 전격 사임한 것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0.08.0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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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와 인권은 대치다. 서로 대척점에 서 있다. KGB권한이 강화되면 인권은 위축되고, 인권이 강화하려면 KGB권한을 박탈해야 한다.

이 진실을 최근의 러시아 상황에서 다시 깨닫게 된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인권 자문역인 시민사회인권위원장이 30일 돌연 사임했다. 그 전날에는 KGB의 후신인 FSB의 권한이 강화됐다. 그렇다면 그가 왜 사임했는지 그 정황은 뻔하지 않는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전임자인 푸틴 총리와 다른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며 시민사회 발전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했다. 그런데, FSB의 권한이 강화되고, 인권위원장은 그만뒀다. 엘라 팜필로바 위원장은 사임을 발표하면서 "오늘날 러시아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자신의 사임이 연관돼 있다고 했다. "개인적인 결정이고 누구의 강요도 받지 않았으며 갑자기 결정한 일도 아니다"고 했지만, 그 정황은 뻔하다.

그는 오랫동안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러시아 인권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 국내 경찰조직이나 정부의 시민사회 대응 방식 등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 민족주의 성향의 홍위병격인, 아니 푸틴 추종세력의 홍위병격인 친 크렘린 청년단체 `나쉬(`우리'라는 뜻의 러시아어)'와 계속 충돌을 빚었다. 하나의 개인인권 우선, 하나는 '우리' 국가 우선..집단과 맞부닥치는 개인은 늘 피로와 스트레스를 혼자받고, 지치게 된다.

FSB의 권한 강화가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 등 끊임없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외부위협에 대한 예방과 대처가 주목적이지만, 인권주의자들에게 공포를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안보와 인권도 서로 반대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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