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을 사망케한 전용기 추락사고는 '조종사 과실'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을 사망케한 전용기 추락사고는 '조종사 과실'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1.1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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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러시아 소몰렌스크 공항서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한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 사건의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러시아측은 블랙박스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전적으로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측의 책임을 적시했고, 폴란드측은 "조롱했다" 며 반발했다.

보고서 결론은 악천후 속에서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한 조종사들의 판단착오와 경험부족 때문. 카친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 내외와 폴란드 고위 관계자 등 96명은 옛 소련 비밀경찰이 폴란드인 2만2천명을 처형한 '카틴 숲 학살 사건' 70주년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해 4월10일 폴란드 정부 소유의 투폴레프(TU)-154 여객기를 타고 가다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 공항 활주로 부근에서 추락, 모두 사망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러시아 연방 항공위원회(IAC)의 타치아나 아노디나 위원장은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조종사들이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했고 스몰렌스크 공항이 아닌 다른 곳에 착륙하라는 관제소의 거듭된 지시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아노디나 위원장은 "조종실로 들어온 안제이 블라식 공군 참모총장과 마리우스 카자나 대통령실 의전장의 존재, 주요 승객의 부정적 반응에 대한 걱정 등이 조종사들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함으로써 결국 의사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주요 승객은 카친스키 전 대통령으로 보인다.

블랙박스 내용에는 '조종실의 녹음에서 비행기가 착륙하지 않았을 때 카친스키 전 대통령의 반응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그가 난리를 칠 것"이라는 말이 들렸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 대해 카친스키 전 대통령의 쌍둥이 형인 야로슬라브 카친스키 폴란드 법과 정의당(PiS) 당수는 러시아의 사고조사 보고서가 폴란드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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