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벨라루스 '국가통합'을 위한 '로드맵' 서명 - 힘찬 발걸음 내디뎠다
러, 벨라루스 '국가통합'을 위한 '로드맵' 서명 - 힘찬 발걸음 내디뎠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1.05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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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루카셴코 대통령 지난 9월 합의한 '국가 연합 로드맵' 서명, 발효
2021~2023년 경제적 통합에 우선 순위, '공동 의회' 구성으로 이어질듯

궁극적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통합을 목표로 한 '국가연합 로드맵'이 4일 푸틴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의해 서명, 발효됐다. 지난 9월 합의된 '러-벨라루스 국가연합 로드맵'은 모두 28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국가연합 최고 국무회의'(на заседании Высшего госсовета Союзного государства)에서 '통합 로드맵'에 서명했다. 서명식은 '로드맵' 합의 당시 발표된 일정에 따른 것이다. 양국의 국가 통합 작업이 순조롭게 첫 발을 뗐다고 할 수 있다. 

푸틴, 루카셴코 대통령 28개 항의 국가 통합 로드맵 재확인/얀덱스 캡처 

양국은 지난 1999년 '연합 국가 설립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수십년간 실행에 옮겨진 것은 '로드맵 28개 조항' 중 관세 통합과 자유무역 구역 설정 등 2개에 불과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우리는 주권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려는 모든 시도에 공동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자, 좋은 이웃, 진정한 형제 국가인 벨라루스와 벨라루스 형제 자매들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경제는 정말 밀접하게 얽혀 있고 깊이 연결된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라고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반대하지 않는다면 서명하겠다"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여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의 약속 이행을 마지막까지 촉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가 연합' 로드맵을 재확인한 뒤 서명하는 푸틴 대통령(위)와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사진출처:양국 대통령실

크렘린의 해석에 의하면 양국 대통령의 이날 서명은 '2021~2023년 연합국가 수립 조약의 이행 계획을 공식 승인한 것이다. 러-벨라루스 국가 통합 작업이 이제 막을 올린 셈이다.

서명된 '로드맵'은 양국 통합을 위한 부문별 이행 프로그램 28개 조항을 담고 있다. 일단은 '경제적 통합'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거시경제와 통화및 금융, 농업및 산업, 조세 등 경제 각 부문별 정책 방향을 조율하면서,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분야와 항공및 운송서비스 시장의 단일화를 지향하고 있다. 연합 국가의 군사 독트린도 개정될 예정이다. 

연말까지 양국간 국제전화 로밍 시스템이 폐지되고, 공항및 항공서비스가 통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국 소비자 보호을 위한 단일 협정도 체결된다.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로드맵 서명과 관련, “우리는 이미 석유와 가스, 전기 등 에너지 분야의 통합 흐름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정상회담 후 '통합 프로그램(로드맵) 합의'를 발표하는 푸틴-루카셴코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사진출처:크렘린.ru 

하지만, 양국의 정치적 통합 작업은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양국 정상은 지난 9월 '로드맵'에 합의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치 통합에 대해 서로 공감을 이루지 못했고, 단일 통화 도입도 마찬가지였다"며 "이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언젠가 연방 의회가 설치되겠지만, 이번에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에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협의할 수 있다"고 적극적인 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소련 해제와 함께 30년 가까이 떨어져 살아온 두 국가가 다시 합치기 위해 출발선상에 섰다. 가는 길이 험난할 게 분명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너지기는(분열) 쉬우나, 다시 세우기(통일)는 힘들다. 그럼에도 양국은 '국가 통합'을 위해 힘찬 발자국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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