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해-공군간 '핫라인' 설치 양해각서 서명 - 연내에 직통전화 개통할 듯
한-러, 해-공군간 '핫라인' 설치 양해각서 서명 - 연내에 직통전화 개통할 듯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1.13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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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공식별구역 침범 러 폭격기의 사전 통보 기대 - 우발적 충돌 방지에 도움?

한국과 러시아 해·공군 간에 직통전화(핫라인)가 연내에 개설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11일 한-러 양국이 해·공군 간 직통망 설치및 운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교류가 빈번한 양국 해군 간에는 비공식적으로 '직통 라인'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군 간에는 접촉 라인이 제한돼 있어, 러시아 공군기가 기동 훈련 중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도 사전이나 사후에 이를 직접 논의할 창구가 없었다.

이번 MOU 체결은 한-러 양국 간에 시각이 엇갈리는 KADIZ 내에서 우발적인 사태를 예방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공식별구역으로 불리는 KADIZ는 미국측이 주도해온 '방공식별구역'의 일환이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설정하는 임의의 공간이나 러시아와 중국등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한 국가의 영토와 영해의 상공인 ‘영공’처럼 국제법상 명시된 개념은 아니다.

양국간 핫라인은 해군작전사령부와 러시아의 태평양함대사령부 간, 공군 제1중앙방공통제소와 러시아 동부군관구 11항공·방공군 간에 각각 설치된다. 

한-러, 해·공군 간 직통망 설치및 운용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사진출처:국방부

한-러 군당국 간 핫라인 설치는 양국이 지난 2002년 '위험한 군사행동 방지협정'을 체결하고, 직통망 설치에 관한 협의를 시작한 지 거의 20년만에 성사됐다. 양국은 올해 상반기 양해각서 문안에 합의했고, 이날 최종 서명했다. 서명은 우리 측에서 국방부 김상진 국제정책관이, 러시아 측에서는 국가방위센터 부센터장인 칼가노프 소장이 참여했다. 

국방부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한-러 군사당국 간에 신뢰와 소통을 강화해 공중및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군 간의 핫라인 설치는 KADIZ 내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는 끊임없이 KADIZ를 침범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영공’처럼 국제법상 명시된 지역이 아닌 이상 KADIZ내로 진입하는 것이 '침범'이 될 수 없다는 러시아의 공식 입장이다. KADIZ에서 한러 공군기 간에 우발적인 충돌이 우려되는 근본 이유다. 

카디즈 침범의 단골손님 러시아 'Tu-95' 폭격기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와 중국 공군기가 합동으로 KADIZ를 침범했다. 합동기동 훈련의 일환이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2차 연합 공중 전략 훈련을 진행했다"며 영상(유튜브 영상 참고)을 공개하기도 했다. 1분 36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러시아의 한 군 공항에서 이른 새벽에 Tu-95 폭격기가 출격하고 이어 이륙한 전투기가 폭격기를 호위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다행히 러시아측과 합동훈련을 실시한 중국측에서 한중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사전 통보해 왔다. 한국과 중국 군 당국 간에는 국방부 간 직통전화를 비롯, 우리 해·공군과 중국 동부및 북부전구 해·공군 간 직통망 등 모두 5개의 핫라인이 있다. 

러시아 공군기 15대와 중국 군용기 4대가 단독 혹은 함께 KADIZ를 들락날락했으니 우리 군당국으로서는 초비상이 걸릴 만했다. 국방부는 한국 주재 러시아 무관에게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외교부 역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그러나 그 것뿐이다. 달리 방법이 없다. 러시아 측은 "외국(한국)의 영공은 침해하지 않았다"고 거듭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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