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러시아 우랄지역 중심대학 튜멘대와 우랄연방대 특강을 마치고
(특별 기고) 러시아 우랄지역 중심대학 튜멘대와 우랄연방대 특강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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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29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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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교류재단(KF) 모스크바 사무소(소장 임철우)는 지난 15, 17일 러시아 산업 중심지대인 우랄지역의 주요 대학에서 '2021 KF 한국학 순회 특강'을 실시했다. 튜멘국립대학과 우랄연방대학에서 진행된 한국학 특강에는 필자가 한국의 현대 정치사를 맡고, 전병택 전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 강사가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에 대해 강의했다.

튜멘대학에서 한국의 현대 정치사를 강의하는 필자
지난 3일 예카테린부르크시 홈피에 올라온 현지 제설 작업 사진/캡처

모스크바에 오래 거주해온 필자도 우랄지역 방문은 낯선 경험이었다. 11월 중순에 낮기온이 이미 영화 10도로 떨어지는 서부 시베리아. 모스크바에 앉아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추위였고, 시베리아의 거친 호흡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학 특강을 진행한 튜멘국립대학은 러시아 연방 우랄관구를 구성하는 튜멘주의 주도 튜멘에, 우랄연방대학은 스베들로프주 주도 예카테린부르크에 각각 위치해 있다.

특강이 현지의 엄격한 코로나 방역기준에 맞춰 진행됐다고는 하지만, 지난 달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COVID 19) 4차 파동의 위세에 비춰보면 결코 쉽지 않는 대면(오프라인) 강의였다. 참석한 학생들에게도 오랜 만에 주어진 대면 강의였다고 한다. 튜멘국립대학과 우랄연방대학의 총장님들이 이번 한국학 특강에 갹별한 관심을 갖고 배려한 덕분이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대면 강의를 허락해준 양 대학 측에 늦게나마 감사를 표한다.

강의에 참석한 튜멘대학 학생들

참석한 두 대학 학생들의 열의와 집중력은 필자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었다. 하긴 시베리아 소재 대학이 한국인 강사로부터 직접 한국에 관한 생생한 정보와 역사, 경제개발 경험 등을 전해 듣는 기회는 많지 않을 터였다.

무엇보다도 극동 지역의 '작지만 강한 나라' 한국에 대한 현지 학생들의 관심이 기대 이상이었다. 전자제품과 IT 산업, 한류문화 등으로 익숙하지만, 정보 수집 자체가 쉽지 않는 '미지의 세계'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열의를 강의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자세와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 욕구를 한번의 강의로 다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필자의 강연이 그 곳 학생들에게 한국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튜멘은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도시다. 설사 한번쯤 들어봤다고 하더라도, 가스와 석유의 생산 중심지 정도일 것이다. 알고 보면, 튜멘은 약 500년 전에 시베리아에 처음으로 세워진 유서 깊은 도시다.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지나는 우랄지역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면 나흘 밤낮을 쉬지 않고 달려야 도착하지만, 러시아에서는 드물게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는 곳이다. 그만큼 러시아인들에게는 매력적인 도시다. 

우랄연방대에서 특강을 시작하기 전
우랄연방대학 특강 모습
특강을 마치고 함께 찍은 기념 사진

튜멘에 비하면 예카테린부르크는 귀에 익은 도시다.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경계비가 서 있고, 우랄 연방관구의 핵심 대도시다. 인구 약 160만명. 지하철이 달리는 몇 안되는 시베리아 도시 중의 하나다.

무엇보다 러시아 초대 대통령인 보리스 옐친(러시아식 발음으로는 보리스 옐찐 Бори́с Никола́евич Е́льцин이다)의 고향이다. 레닌을 제외하고 러시아(구소련) 지도자로서는 거의 유일한 기념관인 '옐친 대통령 센터(기념관)'도 그 곳에 세워졌다. 또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짜르'(황제) 니콜라이 2세의 가족이 볼쉐비키 혁명군에 의해 처형당한 '역사적인 피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 현장에 세워진 '피의 사원'은 순백의 눈속에 갇혀 있었다.

예카테린부르크의 '피의 사원' 앞에 선 필자

튜멘보다는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하루 밤낮을 달리면 예카테린부르크에 닿는다.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우랄연방대는 소속된 구성원이 약 5만명(학생 3만5천명, 교수 등 교직원 1만5천명)에 이르는 '메머드'급 대학이다. 소련 시절 그 지역에 있던 몇몇 전문대학들을 통폐합해 만든 종합대학이다. 우랄연방대학이라고 명명한 이유다.

강의가 진행된 대학 건물 안에는 러시아 작가 막심 고리키(1868~1936년)의 큰 흉상이 서 있다. 그의 이름을 딴 문학전문 대학이 우랄연방대학에 통폐합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오래 전에 한국학과도 설치됐다. 그래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이 대학의 한국학과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인 객원교수를 파견하고 있다.

고리키 동상 앞 기념촬영

 

글 사진: 김원일 루데엔 대학 강사(모스크바대 정치학박사, 전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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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2021-12-03 00:04:05
하바롭스크, 카잔 방문에 이어 튜멘 방문기도 잘 보았습니다. 한국인들에게 다소한 도시들인데 이렇게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