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백신패스 QR코드' 도입은 순조롭게 진행되나? - 화이자 등 해외백신 인정
러시아의 '백신패스 QR코드' 도입은 순조롭게 진행되나? - 화이자 등 해외백신 인정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2.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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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패스 법제화 과정서 제기된 문제점 하나씩 해결책 내놔
비행기 열차 티켓팅시 QR코드 확인은 삭제 혹은 대폭 완화로
실제 QR코드 적용시 현장 혼란, 국민불편은 한국과 마찬가지?

내년 2월 1일 시행을 목표로 도입을 추진중인 러시아의 (백신 패스) QR코드 제도의 허점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법안 제정 과정에서 보완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의 QR코드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엊그제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된 '백신 패스'라고 보면 된다.

감염 경로 추적을 위해 특정 장소를 출입한 개개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QR코드가 아니라, 특정 장소의 출입 자격 여부를 확인하는 QR코드다. 그래서 '백신 패스 QR코드'라고 부르는 게 정확하다. 러시아는 백신 접종을 끝냈거나 감염후 완쾌가 확인된 사람에게만 이 QR코드를 발급해준다. 신종 코로나(COVID 19) 4차 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레스토랑과 카페, 일부 쇼핑센터. 극장과 박물관 등에 QR코드가 도입됐고, 국가두마(하원)은 백신 패스 QR코드 법제화를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의 QR코드 확인 모습. 연해주에서는 QR코드 없이는 식료품 상점에만 들어갈 수 있다는 자막이 떠 있다/현지 매체 동영상 캡처
모스크바 주요 쇼핑센터의 문에 붙어 있는 방역준수 안내문.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왼쪽)와 '마스크 착용'이지만, 곧 '백신 패스 QR코드 제시' 안내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유튜브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의 QR코드 도입 법안은 하원에서 1차 독회가 진행된 상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QR코드를 강제화하는 제도 도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법안 초안에 보완해야 할 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논란도 적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게 비행기와 열차 탑승시 사전에 QR코드 확인을 필수화하기로 한 조항이다. 관련 업계는 항공권과 열차표 티케팅 과정에서 QR코드를 확인하는 시스템 구축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이용객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이유로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이 조항을 삭제하거나 대폭 완화(탑승시 티켓과 QR코드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골칫거리는 해외에서 체류하다 귀국한 러시아인과 외국 관광객들에게 QR코드를 부여하는 문제다.

현지 유력경제지 코메르산트는 지난달 말 QR코드 법안 초안이 공개되자 “법안에는 해외에 거주하는 러시아 국민에 대한 규정이 없다"며 "그들이 (러시아) 백신을 맞지 않았을 경우, PCR검사 음성확인서만으로 러시아에 입국할 수는 있으나,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 등 입국한 도시에서 백신 접종을 받고 약 2주를 기다린 뒤 목적지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 백신 접종 러시아인들에게 6개월짜리 '백신 패스' 부여/얀덱스 캡처

이에 대한 대책이 13일 제시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 담당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이날 외국에서 '스푸트니크V'든, '외국 백신' 이든 백신을 접종한 러시아 국민은 귀국 후 받은 항체 검사에서 항체 형성이 확인되면 6개월 기한의 QR코드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에 입국하는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이를 적용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로는 외국 관광객이 소지한 백신접종및 PCR 검사 음성 확인서가 QR코드를 대신하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골리코바 부총리의 발표가 나오면서 현지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외국 백신 접종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타티아나 골리코바 부총리/현지 매체 rbc동영상 캡처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외국 백신을 맞은 국민들에게 QR코드를 발급하기로 한 것은 외국의 백신 자체를 승인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단지 항체가 형성됐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편의상 '외국백신 접종'을 6개월간 인정한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외국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고, 외국 백신 접종자도 '정상적인 백신 접종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거꾸로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자는 미국이나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백신 접종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서로 백신을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초래된 '백신 장벽'을 깨기 위해 러시아는 미국, 유럽연합(EU)와 백신 접종 확인서의 상호 인정 문제를 협의 중이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백신 접종 확인서의 상호 인정과 관련한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도 백신 패스 QR코드의 전면 도입 시 예상되는 사회적 혼란과 국민 불편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전 국민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주는 (QR코드) 데이터베이스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이를 현장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접속 장애나 서버 다운 등 각종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인터넷 접속 자체가 원할하지 않는 오지에서는 QR코드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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