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나선 러시아 IT 기업 얀덱스는?
KT와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나선 러시아 IT 기업 얀덱스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1.1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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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와 자율주행차 개발 운영, KT와는 배달로봇으로 한국 진출

KT가 러시아 최대 IT기업인 얀덱스(Yandex)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얀덱스 SDG(Self Driving Group)와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얀덱스 자율주행센터에서 이뤄진 협약식에는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과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이, 얀덱스 측에선 드미트리 폴리슈크 얀덱스 SDG CEO가 참석했다. 

KT와 얀덱스의 협약식 장면/사진출처:KT

양사는 KT의 AI, DX 역량과 얀덱스의 자율 주행 로봇 기술을 결합해 한국 맞춤형 로봇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연내 자율주행 배송로봇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또 차세대 AI 로봇 솔루션 개발 및 고도화 협력, 추가 ICT 사업 협력 TF 운영 등도 협약서에 담겼다.
 
이에 앞서 양사는 지난해 10월 사업협력을 위한 경영진 미팅을, 12월에는 KT 연구개발센터에서 배송로봇 시연회를 가졌다고 KT측은 밝혔다.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얀덱스도 지난해 말 한국 법인 ‘얀덱스 코리아’(자본금 6억원)를 설립하는 등 한국 진출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얀덱스 아시아 사업부를 담당해온 세르게이 유스티노프가 한국법인 대표를 맡고, 한국계 출신의 임원도 합류했다고 한다.

얀덱스의 한국 진출은 크게 두 부문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현대모비스)와 함께하는 자율주행 차량 개발과 자율주행 배달로봇 서비스 분야다. KT와 이번 협약 체결로 배달로봇 서비스는 KT와 함께 하기로 정리된 것으로 보면 된다. 

얀덱스가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든 것은 대략 2017년께. 이미 관련 업계에서는 얀덱스를 선두주자의 하나로 꼽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얀덱스SDG를 미국 아르고AI, 중국 바이두 등과 함께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의 리더로 꼽았다. 모건스탠리가 평가한 얀덱스SDG의 기업 가치는 당시 70억 달러(약 8조3000억원)로 추정됐다. 

모스크바 혁신 도시 스콜코보에서 주행시험 중인 얀덱스 자율주행차량과 로봇/사진출처:얀덱스SDG 사이트

현대모비스와 공동으로 현대자동차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한 것은 2019년부터다. 얀덱스는 AI 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SW)를, 현대모비스는 센서와 제어기 등 하드웨어(HW)를 맡는 방식으로 협업해 왔다. 2020년에는 쏘나타를 기반으로 개발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레벨4 자율주행은 정해진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이다. 최근 서울 상암동에서 시범 실시에 들어간 바로 그 자율주행 택시다. 

이번에 KT와 협력하기로 한 배달로봇 분야도 얀덱스는 만만찮은 기술력을 축적해 두고 있다.자체개발한 배달로봇 ‘로버’를 2020년부터 시범 운영 중인데, KT외에도 쿠팡 등 e커머스 기업과도 물밑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배달 수요가 높아 자율주행의 기술 핵심인 '빅데이터'를 구축하기에 좋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눈여겨본 것으로 보인다. 

'로버'는 최대 시속 8km로, 자동차나 보행자, 횡단보도 등을 스스로 인식해 주행할 수 있다.

얀데스는 '로버'를 앞세워 프랑스외 미국 등으로 진출했다. 이미 ‘미국판 배달의민족’ 그럽허브(Grubhub)와 손잡고 대학 캠퍼스내 로봇 배달에 나섰고, 지난해 11월에는 두바이 쇼핑몰 및 레저 시설 운영업체인 MAF(Majid Al Futtaim)와 제휴해 아랍 에미리트연방(UAE)에서 자율주행 배송로봇의 시험 운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MAF는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에서 쇼핑몰, 소매 유통, 레저 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우편및 택배 배달 업무에도 진출했다. 얀덱스는 지난해 10월 모스크바 주변의 27개 우체국과 함께 자율주행 로봇 배송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학 캠퍼스내 배달에 투입된 로버/사진출처:홈페이지

얀덱스의 한국 진출에 국내 배달로봇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얀덱스가 시작단계인 국내 배달로봇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국내 배달로봇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등 일부 업체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으로 로봇배달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얀덱스의 기술력과 자본력은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국내 배달로봇 업체와 비교할 수 없다”며 “얀덱스가 한국에서 배달로봇 서비스를 시작하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얀덱스는 지난 2011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IT기업이다. 검색 엔진을 중심으로 배달과 모빌리티, e커머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양한 사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KT의 송 부사장은 “얀덱스와의 이번 MOU로 AI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등의 사업에서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양사는 AI 로봇 자율주행뿐 아니라 향후 그룹 차원의 ICT 사업 협력 분야를 추가로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폴리슈크 얀덱스SDG CEO는 “K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에 얀덱스의 자율주행 배송로봇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급격히 증가하는 '라스트마일 배송' 수요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게 되어 기쁘고, 앞으로 KT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이날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제 8회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했다. 행사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300여개 파트너 기업들이 비대면으로 함께 자리했다. 

지난 2014년 시작해 올해 8회째를 맞은 ‘KT 파트너스데이’는 KT와 파트너 기업들이 사업 방향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KT는 이날 파트너 기업들에게 2022년 주요 경영방향을 설명하고 ▲안전 대책 강화 ▲안정적인 고객 서비스 제공 ▲디지코 상생·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KT 구현모 대표는 “DIGICO KT로의 성장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 기업들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KT가 사업의 운동장을 넓히고 활발한 소통·지원으로 파트너와 함께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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