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 수교 30주년 기념 부산~서울 완주한 카자흐 자전거 여행가 쿠쉬에예프씨
한-카자흐 수교 30주년 기념 부산~서울 완주한 카자흐 자전거 여행가 쿠쉬에예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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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20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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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출발, 8박9일 만에 서울사이버대학 아바이 동상 앞 도착
"팔 다리는 좀 아프지만, 당초 계획한 미션 100% 완수해 매우 기쁘다"

올해는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수교한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신종 코로나(COVID 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양국이 야심차게 준비한 한-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 기념 행사들이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이 적지않다.

30주년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린 카자흐스탄의 유명 여행가 다미르 쿠쉬에예프(36)씨의 '자전거 국토순례'는 지난 17일 무사히 끝났다. 싸이클 선수 출신인 쿠쉬에예프씨는 지난 8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출발, 8박 9일간 시베리아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북서풍에 맞서며 북쪽으로, 북쪽으로 무려 793.8km를 달렸다. 

서울사이버대학에 건립된 카자흐스탄 민족 영웅 아바이 흉상 앞에 선 쿠쉬에예프씨

경남 삼랑진·창녕과 대구, 경북 구미·문경, 대전, 충북 증평·진천, 경기 용인을 거쳐 17일 카자흐스탄의 국민영웅이자 시인인 아바이 쿠난바예프 동상이 서 있는 서울사이버대학교에 도착한 쿠쉬에예프씨는 "팔다리가 아프지만, 임무를 100% 완수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아바이 동상 앞에 선 쿠쉬에예프씨를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명예법률자문관이자 서울사이버대학교 법무행정학과 겸임교수인 고민석 변호사가 만났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싣는다.(편집자 주)

Q) 아바이 쿠난바예프 흉상 앞에 도착함으로써 무사히 자전거 국토순례를 끝냈는데, 지금 기분은요? 

A) "아바이 쿠난바예프 흉상을 마주 대하니, 이제사 100% 임무를 완수한 느낌이 드네요. 어제까지만 해도 '완주를 거의 끝냈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나, 이 자리에 서니 완전히 승자가 된 기분입니다. 서울로 달려오는 동안 사전 계획된 5개의 미션도 성공적으로 끝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쿠쉬에예프씨는 부산 출정식에서 주 카자흐스탄 이상훈 명예영사와 주한 카자흐스탄 외교관, 부산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한 '동반 라이딩'을 시작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묘역을 참배하고, 카자흐어를 배우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용인캠퍼스 학생들과 만나는 등 '카자흐스탄 알리기' 미션을 수행했다. 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문구를 새긴 조끼를 입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홍보에 힘을 보탰다. 

서울입성 직후 축하해준 카자흐스탄 사람들과 

Q) 9일 동안 자전거타고 달려오셨는데,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네요? 

A) "한국을 남에서 북으로 종주했다는 기쁨에 전혀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팔다리가 좀 아플 뿐이고,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면 피로가 몰려오면서 여독을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쿠쉬에예프씨는 카자흐스탄 언론에 자주 소개되는 유명 여행가로, 2020년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세메이 간 도보 국토순례, 알마티~악토베 간 자전거 국토순례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터키-카자흐스탄 수교를 기념해 터키 자전거 국토순례를 성공리에 끝낸 바 있다.

Q) 이번 국토 순례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요?

A) "서울과 부산을 자전거로 달리며 한국의 주요 명소들을 카자흐스탄에 소개하고 싶었어요. 특히 관광지로서의 한국이 얼마나 발전되었고, 인프라가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를 보여줄 계획이었어요. 저는 여행가이다 보니, 여러 나라를 다녔지만, 아직까지 카자흐스탄 국민 중에는 한국을 잘 모르는 분들도 있을 텐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이 얼마나 아름답고 문화로 가득한 나라인지를 보여줄 생각에 국토 순례에 나섰습니다." 

Q) 가장 힘든 순간은요? 

A) "남쪽에서 북쪽으로 달린다는 건 따뜻한 곳에서 추운 곳으로 이동하는 걸 의미합니다. 특히 9일 동안 남쪽으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맞서 자전거를 타는 게 쉽지 않았어요. 카자흐스탄은 산이 없고 주로 평지라 걷기도, 자전거를 타기에도 부담이 없는 편인데, 한국은 오르막 내리막 길이 많아 매일 산을 넘는 것 같았어요. 큰 장애물이 내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으니 그게 제일 힘들었지요." 

자전거 국토종주에 나서기에 앞서 포즈를 취한 쿠쉬에예프씨/사진출처: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Q) 한국에 대한 인상과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요? 

A) 달려오는 9일 동안 한국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고, 방문한 장소마다 그 장소가 가진 흥미로운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한국은 매우 발전한 나라로, 우리나라(카자흐스탄)가 배워야 하는 곳이라고 봅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9번째로 땅이 큰 나라로, 아름답고 역사적인 장소도 많으나 산은 별로 없어요. 그게 특징이고 한국과 다른 점이지요. 주변 사람들은 여름에 국토순례에 나설 것은 추천하기도 했는데, 여름은 또 여름대로 덥고 습도도 높아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Q) 이번 기회를 통해 카자흐스탄을 한국에 많이 알리신 듯한데, 앞으로 계획은요?

A) 앞으로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카자흐스탄을 알리고, (카자흐스탄의) 국기를 게양하는 게 제 목표고요. 한국을 포함해 최소 10개국에 우리나라 국민영웅 아바이 쿠난바예프 동상이 건립됐는데, 그 곳들을 방문하는 게 제 1차 계획입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왼쪽)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이상균 신일학원 이사장이 지난해 8월 아바이 쿠난바예프 시인의 흉상 제막식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서울사이버대

Q) 이번 국토 순례가 한-카자흐스탄 외교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올해는 양국의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카자흐스탄에게 30주년은 굉장히 의미 있는 해로, 그 의미가 매우 크지요. 게다가 카자흐스탄의 독립 30주년(1991년 12월 16일)이 얼마 전이고요. 작년에는 아바이 쿠난바예프 동상이 서울에서 제막되고, 한국의 독립영웅 홍범도 장군이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봉환되었지요. 양국에게 뜻깊고 의미있는 곳을 국토를 종주하면서 찾아다니는 일은 그 자체로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양국 관계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요." 

새해 초부터 유혈 반정부 시위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카자흐스탄은 130개의 민족이 모여사는 다민족국가이나, 세계적으로 민족간 갈등이 없는 국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최대 도시인 알마티를 중심으로 10만여명의 고려인은 살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고려인 협회의 활동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라늄과 가스, 석유 등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자원강국이다.

국제정치적으로는 2017~2018년 중앙아시아지역에서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글·사진: 고민석 변호사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명예법률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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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진 2022-01-20 22:35:32
최종도착일은 17일이 아니고 16일 일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