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기술협력 지원 기관및 방식 어떤 게 있나? - 한러 혁신 플랫폼 등 총정리
한-러 기술협력 지원 기관및 방식 어떤 게 있나? - 한러 혁신 플랫폼 등 총정리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2.13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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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비즈협회, 창원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러혁신플랫폼, 한러과학 기술협력센터, 경기러시아기술협력센터, 인천테크노파크, 코트라, 무역협회, 한러비즈니스협의회...

이노비즈협회, 창원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러혁신플랫폼, 한러과학 기술협력센터, 경기러시아기술협력센터, 인천테크노파크, 코트라, 무역협회,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러시아의 첨단·원천기술 도입을 원하거나 기술협력, 러시아 스타트업 진출 등을 추진하는 국내 중소(벤처, 스타트업) 기업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원 기관(단체, 협회)을 찾다보면 맞딱뜨리게 되는 명칭들이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고 감탄하다가도 금방 "서로 어떻게 다른데, 난 어디를 먼저 접촉해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지게 될 만큼 많고 다양하다.

수요자 사이에는 너무 난삽하고 중구난방이라서 책임감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련 부서를 1~2개로 합쳐 지원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면 안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으로, 또 일본의 대한국 첨단 기술및 장비의 수출 금지 조치 등으로 러시아의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각 부서(기관)의 관심이 만들어낸 복잡한(?) 판이기 때문이다. '일단 숟가락 얹기'로 시작했지만, 실행 과정에서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 관련 기관들간에 MOU가 체결되기도 했으나 실수요자들이 실감하는 효과는 '아직'인 듯하다. 

한러 기술협력을 대표하는 용어로는 '한-러 혁신플랫폼'을 들 수 있다. 양국의 혁신기업(특히 스타트업) 교류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 등을 위해 지난 2018년 6월 한-러 정상이 합의한 사업의 틀이다. 이 플랫폼의 주도권을 놓고 정부기관, 준정부기관(공사), 민간협회, 민간기업 등이 경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한러 기술협력 실수요자는 어디를 가장 먼저 접촉해야 할까? 각 기관의 사업 특징과 방향, 지원 대상및 내용 등에서 차별점을 찾아보자. 

'한-러 혁신플랫폼'은 그 성격상 중소벤처기업부의 업무 소관에 속한다. 산하 준정부기관인 창업진흥원과 산하 민간협회격인 이노비즈협회가 가장 먼저 이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이노비즈협회 홈페이지 캡처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역시 민간단체인 이노비즈협회다. 벤처붐이 일었던 2000년대 초 벤처기업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협회인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로 출범한 뒤 중소벤처기업부의 위임을 받아 '한-러 혁신 플랫폼' 등 기술혁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러 혁신 플랫폼'은 어느 듯 이노비즈협회가 러시아 모스크바의 혁신도시인 '스콜코보 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한러 기술 교류및 현지화 사업 정도로 여겨진다. 물론 여기서 자금을 지원하는 창원진흥원의 '큰 손' 역할을 무시하면 안된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콜코보 혁신센터/사진:스콜코보 홈피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가 터지기 전, 이노비즈협회는 정기적으로(2019, 2020년) '한러 혁신 플랫폼' 사업 참여 기업을 공개 모집했다.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인공지능(AI)∙5세대 이동통신(5G)∙사물인터넷(IoT)∙로봇 분야의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스콜코보 재단'의 혁신 센터에 진출(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첫해(2019년) 부터 혁신 기업 5개사(보노톡스·에이치디티·마이스리치·신신사·WECO)가 러시아에 진출하도록 자금(최대 2천만원)과 운영, 협력 네트워크 등을 지원했다. 러시아 첨단·원천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해외 진출을 원한다면 일단 이노비즈협회의 문을 두드리면 빠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이하 창진원)은 '한-러 혁신 플랫폼'의 또다른 뼈대 역할을 맡고 있다. 예비창업자와 창업기업의 기술・서비스 혁신을 지원함으로써 신산업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창진원은 창업 7년 이내의 기업(주로 스타트업)이 러시아의 첨단·원천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진행하도록 돕는다. 

창진원은 새해에도 스타트업이 러시아 진출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전담 조직 운영, 창업기업 선발·관리 등 사업 운영 전반에 필요한 자금(예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지원을 받으려면 오는 28일까지 창진원내 K-스타트업(www.k-startup.go.kr) 홈페이지에 접수하면 된다. 문의:창업진흥원 글로벌창업실(전화 02-3440-7327, 메일 dream2@kised.or.kr)

한러 상용화 원천기술 이전계약 모습/사진출처:창진원

창진원은 2019년부터 '한-러 혁신플랫폼 사업'을 통해 매년 국내 유망 혁신 스타트업이 러시아에 진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현재까지 국내 혁신 스타트업 14개사를 지원하고, 비즈니스 매칭 100여건과 업무협약 50여 건의 성과가 있었다고 자랑한다. 이노비즈협회측과 겹치는 부분이다. 

관련 사업 대부분을 중소벤처기업부, 이노비즈협회와 함께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창진원은 또 이노비즈협회와 함께 지난해 11월 모스크바혁신청(Moscow Agency of Innovations)과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모스크바혁신청은 모스크바시 산하기관으로 혁신 기업을 발굴,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설립됐다. 모스크바 혁신도시 '스콜코보 재단'과는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러시아에서 직접 움직이는 기관은 코트라(KOTRA)다. '한-러 혁신플랫폼' 참여기관을 자임하는 코트라는 2019년부터 러시아 4개 무역관(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노보시비르스크)에 '한-러 산업및 기술협력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한-러 혁신 플랫폼'에 공유된다.

보다 원활한 업무협력을 위해 지난해 11월에는 코트라, 창업진흥원, 이노비즈협회,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러과학 기술협력센터,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 6개 기관이 '한-러 혁신플랫폼'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뿔뿔이 흩어진 정보와 지원 사업을 하나로 모아 필요 기업에게 전 주기적인 지원을 제공하자는 뜻이다.

앞으로 6개 기관은 한러 기술협력과 스타트업, 시장진출 분야 노하우를 상시 공유하고, 러시아 진출 희망 기업을 공동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김용문 창업진흥원장은 지난해 12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러혁신센터'를 직접 찾아가 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협의했다. 또 '한-러 혁신플랫폼 사업' 지원기업인 ㈜씨유박스와 아스크스토리디에스 등 2개사를 방문,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했다.

생체인식분야 전문기업인 ㈜씨유박스는 인천국제공항과 정부종합청사 등에 인공지능(AI) 기반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러시아 진출을 위해 러시아 IT 대기업인 LANIT(라닛 그룹)과 칼루가주 혁신산업단지에 R&D센터를 공동으로 설립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지난 2020년 10월 체결했다. 모스크바에서 가까운 칼루가주는 삼성전자가 현지 공장을 세운 곳이다.

씨유박스 홈페이지/캡처
김용문 창업진흥원장(우측)이 한-러혁신플랫폼 지원기업인 씨유박스 남운성 대표(좌측)을 만나 제품설명을 듣고 있다. 

㈜씨유박스는 인천국제공항 사업을 바탕으로 모스크바 공항 등에 얼굴 인식 솔루션 공급을 겨냥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미국 국립표준연구소(NIST) 안면인증 알고리즘 테스트(FRVT)의 '페이퍼리스 트래블'(여권 없이 항공기 탑승하기) 기술 영역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나다. '페이퍼리스 트래블'은 코로나 사태이후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다. 

러시아에도 모스크바 지하철에 '안면인식'(FacePay) 출입 시스템을 설치한 '비전랩스'란 기업이 있다. 미 국립표준연구소의 '페이퍼리스 트래블' 테스트에서 ㈜씨유박스와 비슷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비전랩스'는 지난 2019년부터 '얼굴 인식'만으로 지하철 탑승이 가능한 '스마트 지불 시스템' 용 특수 카메라를 모스크바 지하철 역에 설치하기 시작해 지난해 10월 본격 가동했다. 

AI를 활용한 다기능 공기질 제어 시스템을 제공하는 아스크스토리디에스는 러시아 대기업 오스노바(OSNOVA), 모스크바혁신청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 협력을 위한 공공 시범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김용문 원장이 직접 찾아간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도 한러 기술협력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 연구원은 생산기술분야의 산업원천기술개발 및 실용화,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지원 및 성과 확산을 통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특히 산하 '한러혁신센터'는 중소벤처기업이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KITECH는 지난해 11월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한-러 시장진출 및 미래 혁신기술 협력을 위한 '제3회 KR 테크커텍트' 행사를 열었다. 첫날 '스타트업 서밋'에서는 한러 양국에서 각각 10개사가 나서 IR 발표를 한 뒤 투자유치 상담을 진행했고, 둘째날 '테크커텍트' 행사에서는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100여개사를 대상으로 법률 및 기술 인증, 지원 사업, 기술거래 전문가 상담과 해외 B2B 매칭 지원이 이뤄졌다. 앞서 2019년에는 러시아 원천기술 발굴을 위한 특허조사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KITECH는 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이 진행하는 한러 기술협력 사업에 통번역 등 간접 지원도 맡고 있다. 

TIPA가 확보한 러시아 전문가 소개 페이지/중소벤처부 홈피 캡처

TIPA도 뒤늦게(?) 국내 중소벤처기업에게 러시아의 원천 기술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화하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이 사업(해외원천기술 상용화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할 중소기업을 모집했다. 이 사업은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중소기업이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는 '공급기술 개발형'과 러시아 현지의 수요에 따른 맞춤형 기술을 개발하는 '수요기술 개발형'으로 나눠 지원을 받는다. 선정된 기업은 최대 2년간 4억원의 정부 출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지원 자격은 까다롭다. TIPA측이 기 확보한 러시아 기술관련 기업(전문가)으로부터 기술협력의향서를 확보한 중소벤처기업이 대상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러시아 업체와 MOU를 맺은 뒤 지원을 신청해야 하는 셈이다.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와 경기러시아협력센터는 지원 대상이 지자체 산하 기업으로 한정돼 있다. 인천 TP는 지난해 러시아 우수 연구기관 및 기업과의 기술교류를 지원하기 역내 ‘중소기업 러시아 기술교류단(온라인)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했다.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러시아 우수 연구기관 및 기업의 선진 기술을 소개하고 △1대1 온라인 기술교류및 매칭을 주선하며 △러시아 기술과 연계한 연구·개발(R&D) 및 인증을 지원해 △사업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경기도판 '한러 혁신 플랫폼'을 구축한 경기러시아 기술협력센터는 최근 러시아 혁신기술 기업 155개사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이를 공개했다. 155개 러시아 기술기업은 주로 4차산업(48%), 소재·부품·장비(40%), 의약·바이오(12%) 분야의 기업들로, 국내에는 없는 신기술이나 차별화된 첨단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러시아 기술협력 플랫폼에 올라 있는 러시아 혁신기업 소개/캡처

경기러시아기술협력센터내 '기술협력 플랫폼'에 들어가면, 키워드 검색을 통해 필요한 러시아 기술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또 러시아 기술의 특장점 및 경쟁력, 기업 현황, 해당 시장 전망, 경기도 기업과의 사업 협력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한러 기술협력은 역시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서 시작됐다. 중진공은 지난 2014년 11월 서울 강남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한․러시아 기술포럼 및 기술매칭상담회' 를 갖고 러시아 CIS 주요 연구소와 대학이 보유한 전기전자, 광학, 나노, 에너지 분야 우수 기술과 기술협력 추진 방법 등을 소개했다. 현장에서는 러시아 전문가들과의 기술매칭상담회도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로 대면 교류가 차단되면서 코트라와 무역협회가 온라인(화상) 한러 기술협력에 본격 뛰어들었다. 러시아의 4개 무역관에 '한-러 산업및 기술협력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는 코트라는 기본적으로 기술협력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다. 특히 한-러 산업및 기술협력 온라인 상담회를 통해 양국간 기술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시장진출 등을 적극 지원한다.

한-러 산업·기술협력 화상 상담회’에 참여한 국내 기업관계자가 상담하는 모습/사진출처:코트라

KOTRA가 지난해 3월 처음 진행한 '한-러 산업·기술협력 화상 상담회'에서는 상당한 성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천 및 응용기술을 보유한 러시아 기업 30개사와 우리의 중소·중견기업 40개사가 참가해 스마트팜과 항공·우주, 로봇,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협력 모멘트를 확보했다고 한다. 

한국무역협회도 2020년 7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러시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얀덱스와 국내 스타트업 간 1대1 온라인 밋업' 행사를 계기로 한-러 기술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얀덱스는 러시아 최대의 검색 포털로 인터넷 서비스뿐 아니라 자동차(택시) 공유 앱과 무인자동차 개발 등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업체다. 얀덱스는 최근 KT와 자율주행차와 로봇, AI 스피커 협력 등에 관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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