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D-1, 크렘린서 공격보다 '대화' 기조의 신호가 나오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D-1, 크렘린서 공격보다 '대화' 기조의 신호가 나오는데..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2.15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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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로프 외무 - 쇼이구 국방, 푸틴 대통령과 독대 - "협상 계속" "군사 훈련 마무리"
숄츠 독일총리 모스크바 방문, 푸틴 대통령과의 장단 맞추기로 'D데이' 무색해질 듯?

D-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16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군사훈련 중인 러시아군이 진짜 국경을 넘을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러시아는 미국및 나토 측과 대화할 의지가 아직 있다는 신호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D데이'가 의미없이 지나갈 공산이 커지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장장관이 14일 푸틴 대통령과 잇따라 독대 자리를 갖고 각각 서방 측과의 안보 협상과 군사 훈련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나토로부터 자신들의 '안보 제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받은 뒤 누차 예고해온 '종합적인 상황 분석 후 대통령 보고'를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한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대통령과 라브로프 외무, 쇼이구 국방장관과 회의 모습/사진출처:크렘린.ru

크렘린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신종 코로나(COVID 19) 방역 규칙에 따라 라브로프-쇼이구 장관이 각각 푸틴 대통령과 어색할 정도로 멀찌감치 띄워앉은 모습이 눈에 띈다.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때 연출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판박이다. 

이는, 크렘린의 기존 설명대로라면 두 장관이 PCR 검사를 받지 않고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는 뜻이다. 기존의 화상회의 수준을 뛰어넘을 만큼 중대한 사안들이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논의되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장관의 대통령 보고 내용이 '서방과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기조라고 하니,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향해) 공격 앞으로' 명령을 내릴 일은 없어 보인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서방 측과의 안보 협상 진행 과정을 설명한 뒤 서방 측에 보낼 답변서 초안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초안을 토대로 러시아 외무부는 최종 답변 문서를 만들어 서방측에 전달할 것으로 현지 언론은 내다봤다. 

라브로프 외무장관:러시아, 미국과 나토측에 전달할 안보 문제 서면 답변을 10페이지 분량으로 준비/얀덱스 캡처

주목을 끄는 것은 역시 푸틴 대통령의 반응이다. 푸틴 대통령은 몇가지 핵심 사항을 라브로프 장관에게 직접 확인했다고 한다.

우선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서방 측에 제기한 안보 핵심 사항에 대한 협상 결과를 묻는 대통령에게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서방과 안보 합의에 도달할 기회는 항상 열려 있으며,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미국이 군사적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제안을 해왔으니, 그 부분에서 협상을 계속하겠다"고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지난해 12월 서방 측에 우리의 요구 조건을 제시한 뒤 서방측으로부터 '진지한 협상 의지'을 일깨웠고, 오랫동안 공식적으로 논의하기를 원했던 일부 문제에서는 진전도 볼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서방측과 '무력 대결'도 불사한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푸틴 대통령과 만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벨라루스에서 진행 중인 합동훈련 등 일부 훈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보고했다. 쇼이구 장관은 "중부와 동부 군관구, 발트 함대 등 거의 모든 군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며 "일부 훈련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고, 일부는 조만간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훈련이 끝난 부대는 원대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집결한 대규모 병력이 하나 둘 원대복귀하면 '전쟁 조짐'은 조금씩 사라질 것이다. 

모스크바 방문에 나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분위기 전환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무·국방 분야 종합보고를 받은 푸틴 대통령은 15일 숄츠 총리와 만나 우크라이나 상황을 복기할 것으로 보인다.

숄츠 총리는 전날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서방이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현안이 아니다"며 "러시아가 왜 실제로 현안이 아닌 것을 큰 정치 이슈의 일부로 만들고 있는지 이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함께 공동회견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노선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며 지속 추진 의사를 밝혔으나, 울림은 별로 크지 않다. 이미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안보를 위한 '우크라이나의 중립화(핀란드화)'를 화두를 던져 놓은 뒤여서 우크라이나의 의지만으로는 나토 가입이 쉽지 않는 상황으로 변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도발적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굳이 치명적인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미국의 침공 시나리오'에 놀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숄츠 총리간의 장단 맞추기가 D데이를 무색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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