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위기-1) 끊임없이 파생하는 러시아 침공 'D데이', 전쟁 덫에 빠진 러시아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위기-1) 끊임없이 파생하는 러시아 침공 'D데이', 전쟁 덫에 빠진 러시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2.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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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온라인 매체 rbc의 '우크라이나 주변상황 악화, 중요한 것들' 새 버전 소개

또 늑대가 내려온단다. 미국 언론들이 제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D데이가 조용히 넘어간 뒤 새로운 D데이가 계속 나오고 있다. '20일', '조만간', '수일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측은 18~2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하기를 원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말리기도 했다. "늑대가 곧 내려오는데, 왜 자리를 비우느냐"고.

러시아의 반응은 희화적이다. 마리아 자하로프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더 선을 향해 "휴가 계획을 (미리) 짤 수 있게 (러시아의) 침공 일정을 알려 달라"고 비꼬았다.

'늑대가 온다'고 고함을 친 양치기 소년처럼,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설'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또 기존의 분쟁지역인 돈바스(도네츠크, 루간스크주)에 평소보다 짙은 포연이 치솟으면서 국제사회는 또 전쟁 위기에 빠졌다.

러시아군의 사격훈련/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러시아는 미국이 쳐놓은 '전쟁의 덫'에 제대로 걸려든 꼴이다. 훈련을 끝낸 군대를 철수해도, 훈련을 곧 끝내고(러시아-벨라루스 합동훈련은 20일 끝난다) 철수를 한다고 발표해도 침공이란 '시한폭탄'의 뇌관을 제거하지 못하니, 답답해한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돈바스 분쟁 지역에서 친러 반군을 향해 도발을 해도 러시아군의 '자작극'으로 몰리니, 홧김에 전쟁이라도 벌일 판이다.

그러나 그간의 푸틴 대통령 발언들과 러시아군의 기동및 행적 등을 감안하면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게 될 경우는 단 한가지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지금처럼 돈바스 친러시아 지역을 겨냥해 포격을 가하는 수준을 넘어 그 지역을 점령하고, 그 곳 러시아계 주민들이 "살려달라"고 푸틴대통령에게 SOS를 칠 경우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돈바스 지역 점령을 시도할까? 아니다. 그렇다면 러시아군이 국경선을 넘을 가능성도 거의 '제로'다.

현지 매체 rbc의 '우크라이나 주변상황 악화, 중요한 것들' 새 버전/캡처 

온통 '침공', '전쟁'을 부르짖는 서방 언론에 비해 러시아 언론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국내에는 러시아발 뉴스를 제대로 전해주는 언론사가 거의 없으니 '전쟁'이란 단어만 넘쳐난다. 1차 'D데이' 16일 이후 여기 저기서 마구 쏟아진 주요 사안을 정리한 현지 온라인 매체 rbc 코너 '우크라이나 주변상황 악화, 중요한 것들' (обострение ситуации вокруг Украины. Главное)의 2번째 글(새 버전, Новое обострение ситуации вокруг Украины. Главное)을 소개한다. 

바이러시아(buyrussia21.com)는 이를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위기'로 이름 붙였다. 2번째 글은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위기-1'다.(편집자 주) 

◇ 2월 19일, 19시 57분까지의 상황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뮌헨 안보회의에서 자국의 핵무기 포기를 선언한 '부다페스트 각서'(Budapest Memorandum)에 참여한 국가들의 정상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정상회담이 무산될 경우, 이를 무효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러시아에 병합된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와 크림반도의 반환은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러시아의 로스토프, 보로네즈, 볼고그라드는 돈바스 지역의 난민 수용을 위해 비상 경계태세를 도입했다. 지난 2014년 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주, 인민공화국, DPR)와 루간스크(주, 인민공화국, LPR)는 총동원령을 발령했다. 

뮌헨 안보회의에서 연설하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출처:우크라이나 대통령실

- 러시아 로스토프에서는 적어도 두 발의 포탄이 떨어졌다. 첫번째 포탄의 폭발은 미티아킨스카야 마을의 한 집에서 300m 떨어진 공터에서 일어나 사상자나 피해가 없었다. 두 번째 포탄도 같은 지역에서 폭발했다. 다중 발사 로켓의 하나로 보인다. 확인이 진행중이다.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에 대한 포격(개입)을 부인하고 국제 조사를 촉구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는 그런 공격을 한 적이 없다"며 "러시아 언론이 보도한 사건에 대해 즉각적이고 공정한 국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탱크, 곡사포 및 자주포를 돈바스 지역 최전선에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2,436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6,603명이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로 대피했다고 발표했다. 루간스크 인민공화국(LPR)은 주민 2만5,000명이 러시아로 대피하기 위해 출발했다고 밝혔다. 약 650명이 탄 첫 번째 대피 열차는 루간스크에서 러시아로 향했다. 러시아는 26개 지역이 DPR과 LPR에서 온 난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 나토(NATO)는 우크라이나의 위기로 신속대응군의 준비 태세를 높이고 있다고 독일 dpa 통신이 전했다. 영국은 미국에 이어 주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수도 키예프에서 서쪽의 리보프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앞으로 몇 주 안에', 심지어 '몇 일 안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이미 결정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가) 협상장으로 복귀하기에 너무 늦지 않았으며, 외교의 문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벨라루스 합동 군사훈련 중에 자리를 함께한 푸틴-루카셴코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대통령은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과 각각 19, 20일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또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돈바스 (가스관) 폭발 사건 보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2월 18일 상황 

- DPR 당국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고를로프카 화학공장' 등 현지의 기업들에 대한 (폭파, 포격)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사이의 통신선을 끊기 위해 특정 지역에 타격을 가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 DPR 정부 청사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폭발한 자동차는 DPR의 데니스 시넨코프 민병대 대장의 소유였다. 러시아 측도 돈바스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이번 폭발 사건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 DPR과 LPR은 위기 고조로 일부 주민들(어린이와 노약자, 여성)의 러시아 긴급 대피 계획을 발표했다. 크림반도와 칼루가, 블라디미르, 펜자, 첼랴빈스크 등 러시아 여러 곳이 돈바스 난민들을 수용할 준비를 갖추겠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난민에게 1인당 1만루블씩 제공하기로 했다. 

- DPR과 LPR은 돈바스 지역 연락 그룹의 임시 회의를 개최하자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제안을 거부했다.

-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돈바스에 대한 공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적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며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준비) 성명을 '러시아 선전전'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알렉세이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및 국방장관도 "무력으로 '영토를 해방하라'는 명령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들(DPR과 LPR)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유도하기 위해 도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리나 베레쉬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불안을 느낀) 돈바스 주민들에게 키예프(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으로 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키예프가 해야 할 일은 돈바스 대표자들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이 갈등을 끝내기 위한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인도적 조치에 동의하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런 일이 빨리 일어날수록 좋다"고 화답했다. 

- 러시아와 미국의 국방장관이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후 로이드 오스틴 미군사령관은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 군을 원 주둔지로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 DPR에서 주민들의 대피가 시작됐다. 도네츠크 기숙학교의 아이들이 우선 대상이라고 했다. 고를로프카 지역 당국도 주민 대피를 시작하기로 했다. LPR의 외교 담당 고문인 로디온 미로쉬닉은 (우크라이나로부터) 포격 사정 거리에 있는 페르보마이스키, 키로프스키 지역 주민들이 가장 먼저 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푸실린 DPR 수장은 러시아로의 대피자가 수십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2월 17일 상황 

-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의 안전보장에 대해 "워싱턴으로부터 건설적인 답변이 없었다"며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우리의 국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확고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방안에 동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 러시아는 군사·기술적 성격의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포함해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내주 유럽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회동을 제안하면서 "이를 통해 양국 정상 간의 만남을 위한 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미-러 외무장관 회담/사진출처:러시아 외무부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훈련을 끝낸 러시아 군대가 주둔지로 철수하고 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계속 지적했다. 그는 "'향후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스크바가 '거짓 깃발 아래' 군사 작전(자작극)을 수행할 것이라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워싱턴 포스트는 익명의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 러시아 국방부의 (군대 철수) 성명은 서방 국가들을 오도하기 위한 '책략'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DPR, LPR과의 직접적인 협상에 대해 "의미가 없다. 그들은 단지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왜 시간을 낭비합니까?"라고 말했다. 

-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및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하기 위한 작전 준비의 조짐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도록 유도한 다음, 우크라이나 당국이 도발을 시도했다고 (러시아측이) 비난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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