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위기-2) 우크라를 '제 2의 한반도'로? 분단화를 통한 세력 균형 노려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위기-2) 우크라를 '제 2의 한반도'로? 분단화를 통한 세력 균형 노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2.22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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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대신, 친러시아 임시정부를 합법화하는 방법 선택
안보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 대비, 우크라이나 동서 분단 전략 시동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진군하는 대신, 기존 분쟁지역의 친러시아 임시 정부를 합법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곧바로 '독립 국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우호협력및 상호 지원 조약을 체결했다. DPR과 LPR 의회는 이 조약을 즉각 비준했고, 러시아 상하 양원도 22일 비준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푸틴 대통령이 DPR과 LPR의 독립을 전격 승인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원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장담해온 '우크라이나 침공'을 애써 피해가면서, 그에 버금가는 '외교적 카드'를 던짐으로써 서방과의 안보협상, 나아가 1991년 냉전종식 후 형성된 기존 국제질서를 흔드는 동력을 얻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보협상이 빈손으로 끝날 경우, 우크라이나를 아예 냉전시절 분단화로 세력균형을 꾀한 동서독과 남북한과 같은 '분단지대'로 만들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에서 DPR, LPR 정부수반과 함께 우호협력및 상호지원 조약에 서명하는 푸틴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미국과 유럽연합(EU)는 푸틴 대통령의 갑작스런(?) 공세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리로 제재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를 밀고 들어가는 것과 무려 8년간이나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았던 분쟁지역의 임시 정부를 승인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제재조치가 당초 예고한 것에 비해 그 수위가 낮아질 게 분명하다. 

긴박했던 러시아쪽 움직임을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위기-2'편으로 전한다. 현지 매체 rbc 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편집자 주)

22일 11시 30분까지

- DPR과 LPR 의회는 러시아와의 우호협력 및 상호 지원 조약을 비준했다. 러시아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과 제1 야당 러시아 공산당은 푸틴 대통령의 DPR과 LPR 독립 승인 결정을 지지했다. 

- 10시 12분(모스크바 시간) 모스크바 거래소의 유로화 환율은 1.12루블 (1.25%) 오른 유로당 91.28루블을 기록했다. 유로화가 91루블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26일이후 처음이다. 달러화도 1.22% 올라 달러당 80.75루블로 거래됐다. 

- 모스크바 거래소 지수는 개장과 함께 8.2% 하락한 2788.4포인트를 기록했다. RTS 지수도 1093.9포인트로 9.4% 떨어졌다. 

-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 조치를 22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DPR과 LPR을 제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 제재 조치로 미국 시민은 DPR, LPR과의 교역및 투자, 미국산 제품의 수출, DPR·LPR 제품의 수입이 모두 금지된다. 

러시아 외무부:모스크바, 돈바스에 아직 군사기지를 배치할 계획없다/얀덱스 캡처 

- 미라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강경 입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정보전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며, 서방 측은 돈바스 주민들의 삶과 키예프(우크라이나)의 (공격적)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미 ABC 방송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신변 안전을 위해 리비프로 옮겨갈 것을 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논의했다.

- 푸틴 대통령은 21일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의 주권을 인정하는 법령에 서명하고, 양측과 우호협력 및 상호 지원 조약에 서명하고 의회에 비준을 요청했다. 

- 키예프는 러시아의 DPR·LPR에 대한 독립 승인 성명과 돈바스 지역의 분리 독립을 거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국경은 국제사회에서 인정한 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방부에 DPR과 LPR와 군사 지원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현지의 평화 유지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양측이 체결한 우호협력조약에 따라 러시아군은 DPR과 LPR 영토에 군사 기반 시설을 건설, 사용하고, 국경을 공동으로 방어하며 시민을 보호할 수 있다. 이 조약은 10년간 유효하며, 이후 5년간 자동 연장된다. 

국가 안보회의에서 연설하는 푸틴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 푸틴 대통령은 21일 확대 국가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민스크 협정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독립 승인을 요청한 DPR, LPR 지도자들의 제안을 논의하자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은 크림 반도의 탈환 위협과 이어진다며 "이는 러시아와 나토간의 전면적 충돌 위험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모라토리엄(유예)은 양보가 아니며, 이제는 키예프(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새벽 2시까지 대화를 나눴으며 미국 입장에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화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 니콜라이 파트루쇼프 안보회의 서기(사무총장)은 확대 안보회의에서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LPR과 DPR의 독립을 인정해 달라는 국가두마(하원)의 요청을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안에 응하고, 피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 2~3일의 말미를 주자"고 제안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푸틴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끝내 거부될 경우, 미국의 제재 위협에도 불구하고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자고 했다. 

메드베데프 안보회의 부의장, 미국과 나토가 2008년 교훈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얀덱스 캡처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 2008년)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아의 탈그루지야, 독립을 승인했던 경험을 거론하면서 "그때 수십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나토와 유럽 국가들에게 교훈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방 측의 대러 제재가 심각할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극복하는 방법 또한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고조된 긴장은 가라앉고, (서방 측은) 다시 협상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나토의 동진 금지와 공격무기의 동유럽 배치 등이 관건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해 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것을 제안했다. 동시에 그는 서방이 자신들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

-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민병대를 제외하고 5만 9,0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DPR과 LPR 국경 근처에 집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핵무기가 다시 등장할 수 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DPR과 LPR의 독립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대 국민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거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볼셰비키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레닌과 그의 혁명동지들은 자신의 영토를 찢어 우크라이나를 만들고, 돈바스를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탈공산화를 원한다고 믿느냐?"고 반문하며 "맞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진정한 비공산화가 무엇인지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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