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군사작전-4) 출구 없는 전쟁이냐? 협상이냐? 러-우크라 첫 협상 주목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군사작전-4) 출구 없는 전쟁이냐? 협상이냐? 러-우크라 첫 협상 주목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2.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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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벨라루스 국경도시 고멜서 첫 대면 협상 - 러, 우크라의 조건없는 협상 수용
푸틴 대통령, 핵억지력 부대의 전투태세 가동 지시 - 미 백악관 등 비판 수위 높여

러시아의 돈바스 군사작전 나흘째인 27일, 러시아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갖기 위해 도착했으나,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후 우크라이나측이 제시한 벨라루스 국경도시 고멜을 새 협상장소로 제시했다. 양국은 28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로 진입한 러시아군은 수도 키예프를 포위,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전열의 정비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협상을 제안한 우크라이나측에 항복을 요구한 러시아측이 뒤늦게 우크라이나의 '조건 없는' 협상을 수용한 것도 이를 반증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에 나선 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듯, "나토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위협한다"며 핵억지력을 운영하는 부대에 특별 전투태세에 돌입할 것을 지시했다. '핵 전력'을 가동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셈인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 러시아 봉쇄 수준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언론을 중심으로 군사작전 나흘째 진전 상황을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군사작전-4'로 정리한다(편집자 주)   

(러시아) 은행들, 달러를 달러당 150루블에 판매/얀덱스 캡처

 

27일 밤 11시까지(모스크바 시간)

- 국제축구연맹(FIFA)는 러시아 축구팀이 러시아 국기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FIFA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축구연맹 소속 팀은 앞으로 참가하는 모든 국제경기에서 러시아 국기나 국가를 사용하지 못한다"며 "국가 대표팀도 '러시아'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며, '러시아 축구 연합 팀' (команды из Российского футбольного союза)의 이름으로 출전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스웨덴, 체코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러시아와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FIFA는 전했다. 

-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은 지난 11일 간의 포격으로 15명이 사망하고 3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측으로부터 약 650건의 포격을 받았다고 했다. 

-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 검문소와 우크라이나 난민 (물류) 센터를 방문한 뒤 교전을 즉각 중지할 것으로 촉구하며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필요한 기간 동안 망명을 포함해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EU외교정책 총괄 집행위원) 보렐:EU, 우크라이나에 군용기 제공 의도/얀덱스 캡처

-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무기, 헬멧, 방탄복 등 무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핀란드도 에스토니아를 통해 122mm 곡사포와 2,000개의 방탄복, 2,000개의 헬멧, 응급용 침대및 처치 용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자국 방어용 무기가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터키는 러시아의 특별 군사 작전을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보스포러스 해협과 다르다넬스에 관한 '몽트뢰 협약'의 관련 조항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협약에 따르면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함에 해협을 통과하지 못한다. 다만, 주둔지로 철수할 경우에만 예외가 허용된다. 

- 유럽연합(EU)는 러시아 은행의 자산을 동결하고 SWIFT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EU 측은 "모든 대러시아 제재 조치는 파트너들과 합의한 것"이라며 "러시아 주요 은행들의 SWIFT 배제,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 동결및 거래 금지, 러시아 올리가르히(재벌)들의 자산 동결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미오 기시다 일본 총리는 러시아의 SWIFT 배제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미오 총리는 또 푸틴 대통령을 제재하고,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금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공격용 헬기를 동원한 러-벨라루스 군사훈련/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 영국 석유 메이저 BP는 러시아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에 대한 지분 투자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BP는 지난 2013년부터 로스네트트의 지분 19.75%를 보유하고 있다. 또 BP에 할당된 로스네프트의 이사직도 내려놓겠다고 했다. 

- 러시아 국방부는 군사작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군의 손실을 인정했다.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하고 일부는 포로로 잡혔닥도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포로들을 고문하고 있다며 즉각 중지할 것으로 요구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우리의 손실은 상대(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군대)에 비하면 몇 배나 적다"고 주장했다. 

- EU는 민간 항공기를 포함해 모든 러시아 항공기에 대해 영공 통과를 금지하기로 했다. 핀란드도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 항공기에 대해 자국 영공을 폐쇄할 계획이다. 러시아 국적의 모든 항공기와 러시아 올리가르히 소유의 개인 전용기도 EU 영공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EU측은 밝혔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뒤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지 않겠다는 벨라루스측의 약속을 공개했다. 그는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통화가 길고 실질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러-우크라 협상에 정통한 벨라루스) 정치학자 보스크레센스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은 28일 아침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얀덱스 캡처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국경 도시인 '고멜'에서 협상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유크라이나 측이 고멜을 협상 장소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표단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행정실 보좌관이 이끌고 있다.

협상은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 장소로 벨라루스가 아닌 "바르샤바,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이스탄불, 바쿠 등을 러시아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으나 루카셴코 대통령의 설득에 '고멜'을 받았들였다고 한다. 러시아 대표단이 27일 아침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위해 벨로루시에 도착했으나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고멜이 새 협상장소로 선택됐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결과를 믿지 않지만, 대표단에 시도해 보라고 했다"며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훈련/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인스타그램

-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나토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녀는 "나토가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는 결코 나토의 위협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돈바스 군사작전 개시후 러시아가 나토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의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비상(전투)체제 돌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를 일컫는다.  

-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 억지력 부대를 특수 전투 임무로 전환하기로 한 결정을 규탄했다. 그녀는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전쟁이)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리는 "(우크라이나)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러시아에 존재하지 않는 위협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 국방부에 러시아 (핵) 억지력 군부대를 비상체제로 전환할 것을 지시/얀덱스 캡처

- 텔레그램 창시자 두로프는 러시아의 군사작전에 대한 가짜 뉴스 차단을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서비스를 일부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건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텔레그램 채널에 많이 나타나면, 분쟁에 참여하는 국가에서의 작업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후 "텔레그램이 우크라이나 사건의 유일한 정보 출처이기에 채널 폐쇄를 재고해달라"는 요청에 두로프는 서비스 제한 경고를 철회했다. 다만 "이 어려운 시기에 텔레그램 채널에 실린 자료를 전부 믿지 마시고, 다시 한번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그는 요청했다. 

-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키예프는 현재 (러시아군에 의해) 포위돼 모든 출구가 차단됐다"고 밝혔다. AP 기자가 "키예프가 러시아 군 부대에 의해 점령되면 민간인을 대피시킬 계획이 있는지" 묻자, 시장은 이렇게 답변했다. 다만, 러시아와 협상을 위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협상 장소로 가는 동안, 미사일 발사는 물론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 비행도 없을 것이라고 러시아측은 약속했다. 

- 주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은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던 아제르바이잔 민간인 4명이 피격당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대사관에 따르면 27일 새벽 2시경 오데사 지역에서 몰도바로 탈출하던 아제르바이잔 민간인이 탄 차량 8대가 국경 검문소에서 총기 공격을 받아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또 하르코프 시내에서 물을 사러 나가던 아제르바이잔인 1명이 총에 맞았다고 한다. 

-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에서 진행되는 러시아 특수 군사작전 상황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달했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유엔안보리 투표권(거부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 26일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는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과 함께 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이다. 

- 이고르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어제 하르키우 지역에서 부크(Buk) M-1 대공 방어시스템을 운용하는 우크라이나 302 대공미사일 연대가 항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대원 471명이 억류상태에 있으나 신원확인 등 서류 작업이 끝나면 가족들에게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 국방부는 현재까지 러시아 군이 975개의 우크라이나 군사 기반 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은 러시아 군의 화력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으로 56km를 전진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통제하에 있던 마을 4개가 해방되는 등 지금까지 17개 마을을 장악했다고 했다.

- 러시아의 억만장자 올레그 데리파스카는 SNS를 통해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의 평화 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평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가능한 한 빨리 협상을 시작해야 합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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