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군사작전-5) 러-우크라 첫 협상 결과는? 러시아 비상경제동원령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군사작전-5) 러-우크라 첫 협상 결과는? 러시아 비상경제동원령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3.01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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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첫 대면 협상, 5시간에 걸쳐 모든 의제 검토, 추후 2차 협상
서방의 대러 금융 제재에 푸틴 대통령, 외화확보 위해 비상경제조치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군사작전 닷새째인 28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첫 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대인 벨라루스 고멜에서 만나 5시간에 걸쳐 의제에 오른 모든 항목을 검토한 뒤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조만간 2차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나비울리난 중앙은행 총재등 경제 전문가들과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에 대한 대책회의를 가진 뒤 비상경제동원령을 발동했다. 러시아 거주자는 획득 외화의 80%를 매각해야 하고, 해외로의 외환 거래를 금지하는 게 요지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 국부펀드가 보유한 외환보유고에 대한 사용을 금지함으로써 외화부족 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비상조치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의 군사력과 서방의 대러 금융 제재간의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서 협상 끝내/얀덱스 캡처

러시아 언론을 중심으로 군사작전 닷새째 진전 상황을 '제목으로 읽는 우크라 군사작전-5'로 정리한다(편집자 주)   

 

28일 밤 11시(모스크바 시간)까지

 

- 주유엔 러시아 대사 바실리 네벤자는 미국이 러시아 유엔 대표부 외교관 12명을 유엔의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선언했다고 밝혔다. 

- 유럽연합(EU )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 등 25명을 제재 목록에 올렸다. 명단에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재벌)인 알렉세이 모르다쇼프, 알리쉐르 우스마노프, 표트르 아벤, 미하일 프리드만 등이 포함됐다. 또 이고르 세친 로스네프트 회장, 니콜라이 토카레프 트랜스네프트 회장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국영 TV채널의 앵커 등 주요인사들도 제재 대상이 됐다.

- 러시아 외무부는 EU의 대 러시아 제재에 대해 강경 대응을 발표했다. 외무부 성명은 "러시아는 국가이익을 위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EU의 조치들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 축구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플레이오프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 FIFA는 성명을 통해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은 국가 대표팀이든 축구 클럽이든 모든 러시아 축구팀의 참가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은 결정은 두 기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의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축구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도 UEFA 유로파 리그에 참가하지 못한다. 스파르타크는 3월 10일 독일의 라이프치히와 유로파 리그 8강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앞서 폴란드, 체코, 스웨덴 대표팀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러시아와 경기를 거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오는 3월 24일 폴란드와 디나모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UEFA는 또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과의 모든 협력 관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UEFA의 챔피언스리그, UEFA 국가대항전, 유로 2024 등 모든 기존 계약에 적용된다.

헬기를 동원한 러시아 특수전 군사훈련/사진출처:러시아국방부 인스타그램 

-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특수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1,146개의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지휘소와 통신센터 31개, S-300 방공망 81개, 레이더 기지 75개, 311대의 탱크및 장갑차, 42대의 항공기와 헬기, 51대의 다중 로켓 발사기, 147개의 야포 및 박격포, 263대의 특수 군용 차량 등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 우크라이나와 협상 대표팀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5시간에 걸친 협상이 끝난 뒤 "양측은 협상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 5시간에 걸친 협상이 끝났다"며 "의제에 오른 모든 항목을 검토하고 공통된 입장을 예상할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를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을 계속하기로 한 것"이라며 "다음 회의는 폴란드-벨로루시 국경에서 며칠 안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측에서는 메딘스키 보좌관이, 우크라이나측에서는 집권여당 '인민의 종' 당수인 다비드 아라하미아가 대표단을 이끄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대표단에는 각각 대통령 행정실 고위 인사(고문)과 외교부, 국방부, 내무부 등의 대표들로 구성됐다고 한다. 

헬기를 타고 회담장으로 오는 우크라이나 대표단/현지 TV채널 캡처
러-우크라이나 협상장 모습. 앞쪽에 서 있는 이는 협상을 주선한 벨라루스 외무장관/러시아 TV채널 미르24 캡처

- 영국 프로축구 클럽 '첼시'를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 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협상을 돕기 위해 벨로루시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보호하고(민간인 공격을 자제하고) 주요 도로의 통행(민간인 대피로)을 확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1시간 30분간에 걸친 두 정상의 전화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엘리제 궁은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최근 몇시간 동안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기로 했다. 이 시간외 거래는 중단된다. 28일 오후 7시까지 모스크바 거래소의 달러 환율은 달러당 94.60루블, 유로는 106루블이었다. 

-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에 제재에 대응하는 특별(비상) 경제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에따라 대외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거주자(개인및 단체)는 2022년 1월 1일부터 계좌로 입금된 외화의 80%를 의무적으로 매각해야 하고,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해외로) 외화를 제공하는 외환거래가 금지된다. 

이 조치는 미국과 EU가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 국부펀드 등에 대해 '거래 중지' 제재를 가함에 따라 외화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를 비롯한 주요 경제전문가들과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서방의 제재가 무겁지만, 러시아는 제재에 따른 (금융권)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 국가두마(하원) 안보및반부패 상임위원회 바실리 피스카레프 위원장은 특수 군사작전의 목적과 역할을 왜곡하는 '가짜 뉴스'를 형사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 군의 군사 작전을 왜곡하고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관련 형사법을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러한 가짜는 우리 사회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러시아군과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참전중인 군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큰 (심리적) 타격을 준다"고 강조했다.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통제하에 있던 마을 9개를 추가로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또 러시아군의 지원을 얻어 '마리우폴'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LPR 부대(민병대)는 러시아군의 화력 지원을 받아 23km를 전진했다고도 했다. 

-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푸틴 대통령과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부총리, 드미트리 코작 대통령 행정부 부실장에게 수여된 훈장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IOC는 지난 2001년 푸틴 대통령에게, 2014년에는 체르니셴코 부총리와 코작 부실장에게 올림픽 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사진출처:위키피디아

- 미 재무부는 러시아중앙은행과 러시아 재무부의 외환보유고(외화 지불 준비금)에 대한 접근(사용)을 차단하기로 했다. 재무부 성명은 "러시아가 루블화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사용하려는 시도를 차단함으로써 급락하는 루블화 가치를 지탱하려는 러시아 측의 노력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국의 대외 제재 전문가인 줄리아 프리드랜더는 전례가 없는 서방의 대러 제재조치가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녀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서방은 대 이란 제재와 같은 시나리오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러시아 경제의 붕괴가 세계 통화 및 거시경제 안정에 미치는 결과가 두렵다"고 말했다. 그녀는 "서방의 신속한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앞으로 며칠 내에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며 "미 의회가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전에 이미 시행한 제재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적으로 매우 강력한 제재를 지지하지만, 어딘가에는 끝이 있어야 한다"며 "파괴된 러시아 경제, 파괴된 우크라이나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돈바스에서 러시아 로스토프나돈 지역으로 대피한 사람이 약 12만7,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대해서는 조용히 지켜볼 것을 제안하면서 "이러한 협상은 조용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협상이 하루 전에 시작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 대표단이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대표단은 밤 12시에, 아침 1시에, 새벽 2시에도 협상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상대방(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지금 막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 유럽중앙은행(ECB)은 러시아 국민은행 '스베르방크'의 자회사인 스베르방크 유럽 AG(Sberbank Europe AG)와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법인(자회사)이 예금 유출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Sberbank Europe과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법인이 파산으로 갈 수도 있다고 ECB는 전망했다. 

- 러시아 국방부는 키예프 시민들에게 도시를 안전하게 떠날 것을 제안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키예프 시민들을 향해 '키예프-바실코프 고속도로'를 통해 자유롭게 도시를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가 제공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러시아군이 자포로줴 원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 군인들이 원전 주변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원전 요원은 정상적으로 시설 유지및 방사능 유출 방지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제재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는 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느 편도 들지 않을 것"이라며 "브라질이 유엔의 제재에 반대할 것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지도부의 행동을 비난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인구 대부분이 러시아어를 구사한다"고 덧붙였다. 

-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을 지지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적대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을 지지한다"며 "일반적으로 싸움보다 평화를 협상하는 것이 항상 낫다"고 말했다.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서방의 군사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도력도 높이 평가했다"며 "영국과 나토의 군사지원이 원할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를 했다"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원장도 '시간이 지나면 우크라이나는 EU에 가입해야 하고 우리는 EU에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0%로 인상했다. 런던 증권 거래소에서 많은 러시아 기업의 주가가 50~60%, 스베르방크는 75%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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