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철수 외국계 기업들의 운명은?- 영업 중단 및 철수 기업을 '법정관리' 회부
러시아 철수 외국계 기업들의 운명은?- 영업 중단 및 철수 기업을 '법정관리' 회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3.10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개발부, 철수 선언 외국계 기업들에게 '영업 재개냐?''법정관리냐?' 선택 강요
비우호국가 48개국 포함된 국내 기업들 "남느냐?" "떠냐느냐?" 결정이 필요할 듯

미국 등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조치에 맞춰 러시아에서 활동을 중단하거나 철수하는 외국계 기업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반강제적으로 '법정관리'(혹은 '워크아웃')라는 회생절차의 도입을 추진중이다. 우리나라에서 '법정관리'(워크아웃)은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러시아는 외국기업이 자국의 대러 제재 방침에 따라 취한 일종의 '직장폐쇄'를 '반러시아적인' 기업 활동으로 간주해 법정관리를 통한 경영권 교체를 시도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그 대상은 외국인이 25%이상 지분을 소유한 외국계 기업으로, 경영진이 러시아를 떠났거나 운영 중단을 선언한 경우다. 

러시아 경제개발부, 러시아 시장을 떠난 기업에 대한 외부 관리 도입 제안/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9일 (비우호국가 출신의) 외국인이 지분의 25% 이상을 소유한 기업(법인, 단체)이 (러시아 내) 활동을 중단할 경우, 이 기업에 대해 외부로부터 '법정관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개발부는 "사실상 러시아 시장을 떠난 외국계 기업에 대한 법정관리 도입을 (정부 의회에) 제안했다"며 "이는 외국(자본)의 통제 하에 있는 조직이 영업 활동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파산을 예방하고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부 관리(법정관리)는 러시아 국가개발공사(우리의 산업은행 격)가 맡고 금융기관은 예금보험기관(우리의 예금보험공사)에게 맡겨질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법정관리' 방침은 러시아가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국가들의 기업들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비우호국 기업들은 지난달부터 러시아에 대한 압박조치의 일환으로 러시아 내 영업 활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수많은 서방측 기업들이 러시아 영업을 중단하거나 철수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7일 자국 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롯해 미국, EU, 영국, 호주, 일본 등 48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현대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홈페이지 캡처

법정관리 여부는 모스크바 중재법원에 의해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대상 기업의 지분 소유자는 러시아에서 영업재개 의향을 밝히거나 지분을 신탁, 혹은 영업일 기준 5일이내에 매각할 수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3개월 후에는 그 지분들이 경매에 붙여질 것이라고 경제개발부는 설명했다. 인수한 측은 최소한 일자리 3분의 2를 유지하고, 최소 1년간 러시아에서 영업을 영위해야 한다.

경제개발부는 또 외국계 기업이 부당한 해고, 청산, 파산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할 경우 6개월간 법정관리를 거쳐 지분을 경매에 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를 떠나는 외국 기업의 자산을 국유화하는 법안을 제정하자는 집권여당의 의원들에 의해 먼저 제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서방 측이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제재 전쟁'을 시작했으며, 민간 기업들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며 "러시아 시장을 떠나는 외국 조직(기업)의 자산을 국유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키(미 백악관 대변인):러시아를 떠나는 서방 기업의 지분을 몰수할 경우, (대응)조치 취할 것/얀덱스 캡처

러시아의 이번 조치에 대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 당국이 사업을 중단한 서방기업의 자산을 압류할 경우, 미국은 곧바로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