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일부터 가스 대금 루블화 결제 강행 - 과도기적 대안 마련, 제시
러시아, 1일부터 가스 대금 루블화 결제 강행 - 과도기적 대안 마련, 제시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4.01 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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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루블화 결제 대통령령 서명 - 러-유럽간 '가스 전쟁' 막 올라

1일부터 러시아와 유럽간에 '가스 전쟁'이 시작된다. 총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에너지(러시아 가스)와 돈(유로화)이 충돌하는 한판 승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선전 포고'를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3일 '비우호적인 국가' 48개국을 대상으로 천연가스 대금의 루블화 결제를 요구한 뒤 31일에는 관련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비우호국 구매자들은 1일부터 러시아 가스 구매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가스 밸브를 잠그겠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 비우호국 가스 거래 원칙에 관한 대통령령 서명/얀덱스 캡처
푸틴 대통령 서명/사진출처:크렘린.ru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1일 "비우호국 구매자들이 러시아측이 요구한 새로운 결제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스 공급 계약은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공세의 수준은 당초 예상보다 많이 낮아졌다. 독일 등 '큰 손'들의 거센 반발에다 루블화 결제를 위한 기술적인 문제, 기존 계약 조건을 위반하는 상도의 측면 등을 두루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계약 연장이나 재계약시 루블화 결제 의무 조항은 반드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 유럽 구매자들도 러시아 가스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를 것으로 보여 러시아-유럽 간 '진검 승부'는 그때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가 루블화 직접 결제외에 '대안'으로 마련한 방식은 '루블화 결제' 원칙과 '구매자의 기존 방식' 고수를 50대 50으로 버무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비우호국 구매자들은 러시아 은행(가스프롬뱅크)에 가스대금 결제를 위한 특별 계좌를 개설하고, 1일부터 이 계좌를 통해 가스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가스프롬뱅크는 서방의 대러 금융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서다.   

가스프롬방크에 개설되는 구매자의 특별 결제 계좌는 루블화 계좌와 외화 계좌 두 개다. 구매자는 예전처럼 외화 계좌에 달러나 유로화로 가스 대금을 입급하면, 그 외화가 러시아 외환시장에서 루블로 환전된 뒤 루블화 계좌로 이체된다. 러시아측 판매자는 구매자의 루블화 계좌로부터 가스 대금을 받아간다. 구매자는 외화로 대금을 지급하지만, 판매자는 루블화로 받아가는 불편한(?) 방식이다.

러시아로서는 루블화 결제 시스템으로 이행하는 '중간 단계'쯤으로 생각한 듯하다. 

러시아 가스프롬 홈피. 아무르 가스 처리공장 모습이다/캡처

이 같은 결제 조건은 러시아의 가스프롬이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PNG)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액화천연가스(LNG)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기존 계약에 따라 모든 구매자들에게 가스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대외교역에서 러시아 통화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국가들의 통화로 결제하는 비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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