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러시아 군사작전 전에 숄츠 독일 총리의 중립국화 제안 거부 - WSJ 보도
젤렌스키 대통령, 러시아 군사작전 전에 숄츠 독일 총리의 중립국화 제안 거부 - WSJ 보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4.04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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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뮌헨 안보포럼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만나 '나토 가입 포기, 중립국화' 권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전, 나토(NATO) 가입을 포기하고 중립국을 선언할 것을 제안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권고를 거부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러시아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숄츠 독일 총리의 나토 (가입 포기) 제안을 거부/얀덱스 캡처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WSJ는 숄츠 총리가 지난 2월 19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포럼 이틀째 행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나토 가입 의사를 포기할 것을 권유하는 등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의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막바지까지 노력했다고 전했다. 당시 유럽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와 미국, 러시아와 나토 간의 잇따른 '안보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부여를 포함하는 '유럽 안보 협정안'을 마련해 푸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뮌헨안보포럼에는 숄츠 총리외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등이 서방측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괄적인 유럽 안보 협정안에 우크라이나 중립국 지위를 넣은 대신, 푸틴 대통령과 대등한 위치에서 담판 짓기를 원했으며,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나자고 제안했다. 그의 정상회담 제안에 크렘린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궁

숄츠 총리의 중립국 제안이 거부당한 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우크라 중재를 위해 나섰다. 푸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의 담판을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를 해결하자고 한 것.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월 21일 연쇄 통화를 통해 푸틴-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고,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프랑스 대통령궁이 발표했다. 미 백악관도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WSJ은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다음 날, 정상회담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24일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 1월 중순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비밀리에 키예프를 방문,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의 공격 계획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 정보가 러시아의 특수작전 첫날, 우크라이나군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개전 한달여가 지난 3월 29일,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중립국화하되, 자국 안보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보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숄츠 총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 화상 회담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물론,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가입을 규정한 우크라이나 헌법 정신에 따라 나토 가입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 8일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토 가입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고 말했고, 1주일 후인 15일에는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마침내 확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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