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뒤집기-11) 나토 군사고문단이 마리우폴에 갇혀 있을까? 8개국 언어로 투항 권유
(우크라 전쟁 뒤집기-11) 나토 군사고문단이 마리우폴에 갇혀 있을까? 8개국 언어로 투항 권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4.12 0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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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부의 최대 격전지 마리우폴. 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반드시 장악해야 하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주 행정구역 내에 있는 아조프해 연안 항구도시다. 인구가 60만명에 이르는 대도시(?)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과 DPR군(민병대)에 곧 함락될 위기에 몰렸다. 친러시아계 DPR 측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야당 '생명을 위한 플랫폼'의 시의원 출신인 콘스탄틴 이바시첸코를 새 시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바시첸코 새 마리우폴 시장은 임명 이튿날(7일) 마리우폴의 피해 상황을 정리, 발표했다. 그는 "이미 5,0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주거 시설(아파트)의 약 60~70%는 전부 혹은 부분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마리우폴에는 아직 약 25만~30만명이 남아 있다고 했다. 

마리우폴을 정찰하는 러시아군(맨위)과 지하 대피시설에서 빠져나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주민들/러시아 국방부 영상 캡처 

마리우폴을 사수하던 우크라이나군(민족주의 무장단체 포함)은 이 지역 야금공장인 '아조프스탈'을 마지막 거점으로 삼아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PR군 사령관인 에두아르드 바수린은 "마리우폴 도심의 전투도 거의 끝났다"며 "적(우크라이나군_은 아조프스탈과 인근 항만으로 도망갔다"고 주장했다.

무서운 '체첸전사'로 널리 알려진 러시아 체첸자치공화국의 람잔 카디로프 대통령은 10일 포로로 잡은 '아조프 부대'(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무장단체) 소속 한 병사의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영상에는 아조프 부대원 약 1,500~2,000명과 200~300명의 외국 군인들이 아조프스탈 공장에 은신해 있다는 그의 설명이 나온다. 사실이라면, 수백명의 외국 용병들이 마리우폴에 고립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로로 잡힌 '아조프부대' 전사가 마리우폴에는 200~300명의 외국 용병들이 있다고 말해/현지 매체 LIFE 웹페이지 캡처

러시아 일부 언론에는 미국 등  나토(NATO) 군사고문단이 아조프 부대원들과 함께 아조프스탈 공장에 숨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리우폴에서 탈출하려는 우크라이나군 헬기가 최근 수차례 러시아군에 의해 격추됐는데, 그 헬기에는 아조프 부대의 고위 지휘관이나 나토 군사고문단이 탑승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됐다.

9일에는 러시아 국방부가 아조프 부대원들을 해상으로 빼돌리기 위해 마리우폴 항구로 접근하는 선박을 제지했다고 밝혔고, DPR군은 적(우크라이나군)이 군용 차량과 군사 장비에 러시아군 표시를 한 뒤 야간 탈출을 시도하다 적발됐다고도 했다. DPR군은 "공중에서 우리가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이 몰랐던 탓"이라고 설명했다. 

아조프 부대의 퇴로를 봉쇄한 러시아군과 DPR군은 저항하는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무기를 버리고 주민들과 함께 안전하게 마리우폴을 떠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외국인들을 겨냥해 8개국 언어로 '최후 통첩'을 전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끄는 것은 나토군 군사고문단이 현장에 아직 남아 있는지 여부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그들도 아조프스탈 공장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군 장성인 로저 클루티에 장군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정치전략가 바쉬로프, 마리우폴에 갇힌 나토 장교들의 탈출 조건 제시/얀덱스 캡처
러시아 종군기자 슬라드코프:아조프스탈 야금공장에는 중요하고 비밀스런 누군가가 있다/얀덱스 캡처

그렇게 믿을 만한 이유도 있다. 
우선 마리우폴 저항 우크라이나군의 뛰어난 전투 전술이다. DPR 수반인 데니스 푸쉴린은 9일 "DPR군이 상대한 적의 전술이 포병 운영과 전투, 방어진지 구축 등 모든 면에서 프로급이었다"며 "진짜 우크라이나군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훈련을 제대로 받은 뛰어난 용병들이 현장에 있었거나, 나토군 군사자문단이 부대를 지휘한 것으로 본다"며 "우크라이나 군대가 1~2년 만에 그만한 수준에 올라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치 전략가인 마라트 바쉬로프는 자신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수십 명의 나토군(군사고문단)이 마리우폴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와 불가리아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은 러시아측에 그들이 마리우폴을 떠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미 공중과 해상으로 탈출 기회를 잃은 그들에게 남은 것은 러시아군의 '배려'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쉬로프는 그들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대신, 러시아군 포로들의 석방은 물론, 그들이 그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공개하는 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러시아 탱크의 포 사격/러시아 국방부 영상 캡처

더욱 끔찍한 상황은 미국의 로저 클루티에 장군이 마리우폴에 있을 경우다. 러시아 국방부와 미국 측은 클루티에 장군의 존재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클루티에 장군이 지난 2월까지 우크라이나에 체류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DPR의 한 정보장교는 “외국의 장군급 인사에 대한 정보는 없다"며 "일정한 규모의 외국인(나토) 군사전문가들이 현장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군사고문단의 운명은 마리우폴의 함락보다 국제적으로 더 예민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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