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규탄 정부 입김서 벗어나지 못한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 - 메드베데프 출전 금지
우크라 전쟁 규탄 정부 입김서 벗어나지 못한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 - 메드베데프 출전 금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4.21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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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조직위 "우크라 전쟁 상태서 러시아가 이익을 얻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8월 개최 예정 US오픈, 전년도 대회 챔피언인 메드베데프의 출전 금지할까 궁금

세계 최고 권위의 테니스 대회 윔블던에서 세계 최정상급의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대회는 오는 6월 27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윔블던 대회를 개최하는 올잉글랜드론테니스클럽(AELTC)은 20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클럽 측은 "정당하지 않고 전례가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서 러시아가 테니스 선수들의 대회 출전으로 이익을 얻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선수 개개인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임을 잘 알고 있으며, 안타깝다"고 밝혔다. 

러시아 테니스 선수, 윔블던 테니스 대회 출전 금지/얀덱스 캡처 

이 결정으로 작년 US오픈 우승자인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와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세계랭킹 4위인 벨라루스의 아리나 사발렌카와 빅토리아 아자렌카, 러시아의 아나스타냐 파블류첸코바 등 남녀 톱 랭커들의 출전이 막혔다. ATP 상위 30위 안에 러시아 선수 4명이 들어 있으며, WTA 상위 40위 안에도 러시아 선수 5명과 벨라루스 선수 2명이 포함돼 있다.

또 윔블던 대회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개인의 출전을 막은 첫 번째 테니스 대회가 됐다. 당초 세계 테니스 경기 투어(대회)인 ATP와 WTA, ITF, 4대 메이저(그랜드슬램) 조직위는 다른 종목들의 국제 스포츠 연맹들과 달리,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개인전 출전을 금지하지 않기로 했다. 세계 테니스계는 지난 3월 긴급 회의를 통해 러시아-벨라루스의 국가 단체전 출전과 국제(투어) 대회 개최를 금지했을 뿐, 개인 자격의 투어 출전을 허용했다. 다만, 러-벨라루스의 국기나 국가 사용은 금지했다.

윔블던 측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가장 거세게 반발하는 국가 중 하나인 영국 정부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언론매체 '더 텔레그래프'가 이달 초 AELTC가 메드베데프의 출전을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고, 이에 메드베데프 측이 즉각 항의하자 AELTC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이렇게 설명했다.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영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정부와 국제 테니스 협회 등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5월 중순 지원 마감 이전에 최종 결정할 것이다".

US 오픈에 참가한 메드베데프/사진출처:인스타그램
세계랭킹 1위 욕심을 드러내며 3월 1일 SNS에 올린 메드베데프의 이미지 사진/사진출처:@medwed33 인스타그램

윔블던의 최종 결정은 당초 예상보다 일찍 나왔고, 이는 영국 정부의 반대가 그만큼 심했다는 반증이다. 니겔 휴들레스톤 영국 체육부 장관도 “출전 테니스 선수가 푸틴 대통령을 지지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이 틀 안에서 어떤 참가 기준을 도입할 지 검토중"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관심은 오는 8월 말 미국에서 열리는 US오픈이다. 전년도 우승자인 메드베데프의 출전을 금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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