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후 첫 푸틴-쇼이구 국방 독대 - 마리우폴의 아조프스탈 우크라군 '고사' 직전?
개전 후 첫 푸틴-쇼이구 국방 독대 - 마리우폴의 아조프스탈 우크라군 '고사' 직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4.22 0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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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아조프스탈 우크라군 스스로 무기내려 놓으면 생명 보장" 약속
현지 전문가 "우크라군 소규모로 탈출하든, 투항하든 선택해야 할 것"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21일 직접 만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을 중간 점검하고 향후 작전 계획및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 통수권(統帥權)자(대통령)가 국방 최고 책임자(국방장관)로부터 대면 보고를 받은 것은 지난 2월 24일 군사작전 개시 후 처음이다. 서방 외신이 한때 군사작전 실패에 따른 쇼이구 장관의 실각 혹은 중병설을 퍼뜨렸으나, 그의 건재로 '가짜뉴스'로 판명났다.

푸틴 대통령,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효용성을 이유로 마리우폴 산업단지에 대한 공격 중단을 지시했다/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이날 대통령에게 "아조프스탈 야금 공장을 제외한 마리우폴의 나머지 지역은 해방됐다"며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점령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군의 영웅적인 행동을 치하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거점인 아조프스탈 공장을 공격하는 대신 철저히 봉쇄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아조프스탈 공장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은 러시아군 뿐 만아니라, 공장내에 있는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들의 희생만 초래할 뿐"이라며 "봉쇄를 통해 스스로 무기를 내려놓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을 향해 무기를 내려놓으면 목숨을 구할 수 있으며, 적법하게 대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알렉세이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군은 물리적으로 아조프스탈을 점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그곳에서 큰 손실을 보았다"며 "우리는 계속 아조프스탈을 방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마리우폴을 정찰하는 DPR군/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SNS
아조프스탈 야금 공장이 있는 마리우폴 산업단지/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객관적인 정황으로는 아조프스탈 주둔 우크라이나군은 '바람 앞의 등불'격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군이 이곳을 포위해 고립시키는 '고사 작전'을 장기간 진행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임명한 마리우폴 시장은 이미 도시를 탈출한 상태이고,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에 의해 임명된 새 시장 콘스탄틴 이바셴코(Константин Иващенко)가 마리우폴을 통제하고 있다. 그는 도네츠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시내 사회적 긴장상태가 완화되고 있으며, 이미 11곳에 구호센터를 열었고, 추가 점령지역에 5~6곳을 더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우폴 공격에 앞장선 DPR 최정예 '소말리아' 부대는 이곳 임무를 끝내고, 소위 러시아군의 '돈바스 가마솥' 작전에 참전하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했다. '가마솥 작전'은 아조프해 연안의 남부 지역에서 북진하고, 북부 하리코프(하리키우) 지역에서 남하하면서 돈바스 주둔 우크라이나군을 '가마솥'처럼 생긴 지형속으로 몰아넣고, 제거한다는 군사작전 계획이다. 

관심은 아조프스탈 공장에 남은 우크라이나군의 선택이다. 현지 군사전문가들은 아조프스탈 공장의 지하 출입구들을 고성능 폭탄으로 폭파한다면, 최소한의 병력으로도 봉쇄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아조프스탈 지하 요새에 갇힌 우크라이나군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규모로 탈출작전을 감행하든, 투항하든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동안 아조프스탈의 최후 방어군을 구출하기 위해 러시아 측에 친러시아 야당 빅토르 메드베드추크와의 교환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또 아조프스탈 방어군은 스스로 자신들이 제 3국으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국제사회에 호소했지만,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측의 동의가 없는 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것외에는 퇴로가 완전히 막힌 상태다.

아조프스탈 주변 지역/사진출처:DPR군
아조프스탈 주변 아파트 주민들에게 안전지대 대피를 설득하는 DPR군/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텔레그램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방어군이 현재 개별적으로 섣불리 탈출할 수도 없는 상태라고 한다. 민간인 대피작전을 담당하는 우크라이나의 이리나 베레쉬추크 부총리는 "아조프스탈 공장에는 우크라이나군 외에도 민간인 약 1천명과 부상병 약 500명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들을 내팽개치고 '나만 살자'고 탈출할 수도 없는 게 아조프스탈 우크라이나군의 딜렘마다. 민간인들과 부상병들을 안전한 곳으로 내보낸 뒤에야 탈출을 하더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마리우폴 전황에 관한 한 러시아군은 이제 느긋하게 시간만 기다리는 입장인 듯하다. 눈 쌓인 산속에서 '토끼몰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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