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기 경연장 우크라(1) - 나토 제공 중화기, 전쟁의 판을 바꾼다?, 왜!!
신무기 경연장 우크라(1) - 나토 제공 중화기, 전쟁의 판을 바꾼다?, 왜!!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5.24 07: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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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지난 11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지원한 각종 무기들이 이미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에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대공 미사일 외에 미국이 최근 제공한 155㎜ 곡사포 M777(미국측 90대 제공 발표)가 적을 향해 불을 뿜고 있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로부터 10여일이 23일, 도네츠크주(州) 마리우폴의 뒤를 이을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루간스크주(州)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측의 무기로 대규모 응전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같은 규모의 반격은 처음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장면/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러시아도 이같은 결과를 사전에 막기 위해 무기및 장비 운송에 이용될 우크라이나의 철도 인프라 파괴를 계속해 왔다. 22일에도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키이우) 서부 지토미르주(州)의 말린 기차역을 고정밀 순항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전장으로 이송될 우크라이나군 제10 산악강습여단용 무기및 군사 장비가 공격 목표였다. 하지만 서방 무기의 이동에는 차질이 없다는 게 말랴르 차관의 주장이다.

서방 측의 대규모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전쟁의 판을 어느 정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3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위한 서방측 '조정(연락)그룹' 2차회의가 끝난 뒤 "덴마크가 대함 미사일 '하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말랴르 차관이 "러시아는 군사 장비 전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우긴 말이 현실로 나타날 조짐이다.

미 국방장관, 덴마크가 우크라이나에 대함미사일 '하푼'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얀덱스 캡처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및 안보 최고책임자(집행위원)은 아예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있는 대로 제공하는 바람에 EU의 무기 재고가 고갈됐다"고 실토할 정도다.

이쯤 되면 우크라이나가 서방 주요 첨단무기들의 경연장으로 떠올랐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미국 등 서방 측은 우크라이나에서 각종 신 무기들을 마음껏 실전 테스트해볼 기회를 잡았다. 재블린과 NLAW(Next Generation Light Anti-tank Weapon) 등 각종 대전차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밀려오는 러시아의 탱크 대열을 부수면서 '탱크 킬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탱크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터키의 공격용 드론 ‘바이락타르 TB2’과 스팅어(Stinger) 대공미사일도 마찬가지다.

미국, 대공미사일 '패트리어트 시스템' 제공 검토/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우크라이나가 서방 진영에 요청하는 무기는 크게 두가지다. 전투기및 방공무기 체제와 사정거리가 긴 대포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초정밀 순항미사일과 전투기, 공격용 헬기 등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대항할 수 있는 전투기와 방공 무기 체계가 필요하다. 때맞춰 미국의 대공 미사일 시스템 '패트리어트'의 우크라이나 제공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M142 다연장 로켓 하이마스(Himars)의 제공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의 '스토머' 대공 장갑차/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영국은 '스타스트릭' 미사일을 발사하는 대공 장갑차 '스토머'를 우크라이나에 이미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머'는 전투 현장에서 시속 80㎞로 신속하게 움직여 '스타스트릭' 미사일을 17발 발사한 뒤 빠져나올 수 있다. 러시아의 헬기 공격을 제어하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은 지난달 26일 유럽 주둔 미군의 최대 거점인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40여개국 국방장관들이 모인 '서방측 조정그룹' 1차 회의에서 자국 군수업체 KMW가 생산한 '게파르트' 자주대공포 50여대를 우크라이나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파르트 대공자주포는 레오파르트 전차 위에 35㎜ 포와 레이더를 장착한 중화기다. 저공으로 침투해 (아군의) 기갑부대를 공격하는 적 항공기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독일의 게파르트 대공자주포/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서방측 군사 전문가들은 게파르트 대공자주포를 "러시아의 제공권 장악을 막는데 긴요한 무기"라며 "탐지 레이더와 사격 통제장치, 탄약 등을 함께 운반 가능해 일반 대공포보다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은 정확성이 떨어지는 견착식 미사일이나 이동형 발사대를 이용했다. 

돈바스의 지형적 특성과 우크라이나군의 요새화 진지 구축 등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155㎜ 곡사포와 같은 대구경 대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비교적 우위에 있는 포 공격을 앞세워 우크라이나의 진지를 돌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정찰부대 지휘관도 미 뉴욕타임스(NYT)에 "양측은 모두 상대방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 보고 있다"며 "누가 상대방을 타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대포를 "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이라고 불렀다. 

대포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여전히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우위에 있다. 러시아의 155㎜ 자주포는 대개 사거리가 30~40㎞에 이르지만, 우크라이나의 구소련제 152㎜ 자주포 '아카치아' (Акация)는 17~20㎞에 불과하다. 포격전에서 누가 더 유리할지 자명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미국을 향해 지속적으로 최신 곡사포 지원을 요구해온 이유다. 

미국의 M270 다연장 로켓/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미국의 미사일(대포)가 돈바스 전투에서 목격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미국의 다연장 로켓 M270의 발사 장면을 찍은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제작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이 무기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며 "무려 80㎞나 떨어진 거리에서 18번이나 공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155㎜ 곡사포 M777도 포착됐다고 한다. 전투 현장의 러시아군이 미국의 중화기 등장에 당황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캐나다, 호주, 프랑스, 체코, 네덜란드,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도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거나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프랑스가 제공할 155mm 차륜식 자주포 '세자르'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캐나다의 M982(엑스칼리버)는 GPS를 이용해 목표물을 정확하게 때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코산 자주포 152밀리 '다나'도 조만간 전투현장에 나타날 전망이다. 

캐나다의 엑스칼리버(위)와 미국의 M777 자주포/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영국의 공대지 미사일 '브림스톤'은 이미 실전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더 유도 방식으로 움직이는 표적(탱크와 장갑차 등)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고 한다.

서방측 무기 지원의 결정판은 대함 미사일 '하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해군의 흑해 봉쇄를 해제하기 위해서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3일 제공을 공식 확인한 미국 보잉사의 하푼은 사정거리가 최대 300㎞에 달한다.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해군 전문가 브라이언 클라크는 "사거리가 100㎞를 넘는 하푼 등 대함 미사일 12∼24개 정도면 러시아 함선을 위협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푼 대함 미사일/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노르웨이 콩스버그사와 미국 레이시온사가 공동개발한 NSM 미사일의 제공도 검토되고 있다. 사거리 250km인 NSM은 해안에서 발사가 가능하다. 해수면에 근접해 비행하는 미사일이어서 레이더로 포착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서방무기를 다룰 수 있도록 훈련된 부대가 우크라이나에는 아직 없다는 점이다.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국방장관과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양국이 제공하는 주요 무기의 운영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첨단 미사일은 비싸기도 하지만, 러시아군에게 넘어갈 경우 첨단 기술 유출도 우려된다. 섣불리 전장에 내세우기가 껄끄러운 대목이다. '하푼'과 같은 미사일은 한 발을 발사하는데 무려 150만 달러(약 19억원)가 든다고 한다. (2부에서는 러시아의 비밀 병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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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도 2022-05-26 23:4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