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카디즈 진입을 "일본해와 동중국해 상공 초계 비행" 발표
러 국방부, 카디즈 진입을 "일본해와 동중국해 상공 초계 비행" 발표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5.25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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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Quadㆍ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안보협의체) 4개국 정상들이 일본 도쿄에서 중국 견제 메시지를 낸 24일 러시아와 중국 폭격기 6대가 독도 근방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을 반복적으로 침입했다. 그러나 러시아측은 이를 “양국의 통상적인 연합 전략비행”이라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 홍(H-6) 폭격기 두 대가 이날 오전 7시 56분쯤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카디즈에 진입한 뒤 9시 33분까지 약 1시간 40분간 머물렀다. 이후 러시아 군용기 투폴레프(TU-95) 폭격기 두 대가 합류해 9시 58분부터 17분 가량 체류했다.

러중 군용기들의 카디즈 진입은 오후에도 반복됐다. 군 당국은 오후 3시 40분쯤 이어도 동남쪽 267㎞ 카디즈 외곽에서 중러 군용기 6대를 다시 포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Tu-95MS 폭격기 초계 비행/사진출처:스푸트니크 몰도바 텔레그램 캡처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카디즈 진입 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한 전술 조치를 취했다”며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말했다. 공군전투기 F-15K, KF-16 등이 긴급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TU-95와 중국의 H-6 폭격기들은 양국의 연합훈련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공군 전력이다. 지난해 11월 20일에도 양국 군용기 9대가, 2020년 12월 22일에도 19대가 카디즈에 들어왔다가 돌아간 적이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선으로, 엄밀히 따지면 국제법에서 인정하는 ‘영공’은 아니다. 러시아 국방부가 양국 항공기는 국제법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행동했으며, 외국 영공을 침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단순한 훈련이 아닌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 특히 '타이밍'(시간)의 문제라고 한다. 21일 한미정상회담과 이튿날 미일정상회담 및 ‘인도ㆍ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식, 이날 쿼드 정상회의까지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3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일정상회담 뒤 대만해협 분쟁에 군사 개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고, 쿼드 정상들은 중국을 향해 동·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행위’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대중 견제 협의체로 평가되는 쿼드의 대면 정상회의는 작년 9월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러-중 항공기,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진입/얀덱스 캡처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따른 서방의 가혹한 제재에 직면한 상태여서 중국과 '무력 시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Tu-95MS 폭격기와 중국의 Hong-6K 전략 폭격기로 구성된 항공 편대가 2022년 군사협력계획의 일환으로 일본해와 동중국해 상공을 (над акваториями Японского и Восточно-Китайского морей)을 초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또 "양국 항공기들은 외국 영공을 침범한 사실이 없으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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