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권 몰도바에서 친러 전직 대통령이 체포됐다, 안보 불안이 이유?
구소련권 몰도바에서 친러 전직 대통령이 체포됐다, 안보 불안이 이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5.2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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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대선서 친 서방 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고리 도돈, 72시간 구금돼

구소련권에서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체포되는 장면이 이번에는 동유럽쪽 몰도바에서 포착됐다. 친러시아 성향의 이고리 도돈 전 몰도바 대통령이 친서방 성향의 야당에 권력을 넘겨준 지 2년여만에 체포됐다.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의 영상에는 도돈 전대통령이 무장 보안요원들에 의해 집 밖으로 끌려나와 대기 중인 승합차에 타는 장면이 잡혔다. 그러나 수갑을 차지는 않았다. 

도돈 전 몰도바 대통령, 부패 등의 혐의로 72시간 구금됐다/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몰도바 검찰청 대변인은 24일 반부패검찰청과 정보보안국이 도돈 전 대통령의 자택 등 12곳을 압수수색하고 그를 72시간 동안 체포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도돈 전 대통령에게 부패행위 연루와 횡령, 범죄 조직으로부터의 정치자금 수수, 불법 축재, 국가반역 혐의가 있다는 합리적인 혐의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돈 전대통령은 지난 2019년 몰도바 전 국회의원이자 재벌인 블라디미르 플라호트뉵에게서 여당인 '사회주의자당' 운영을 위한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그가 2019년 6월 플라호트뉵이 이끌던 '민주당'의 당사에서 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큰 검은색 비밀봉투를 넘겨받은 모습이 담겼다. 또 압수 수색을 통해 그의 친척 집에서 수만 유로가 발견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도돈 전대통령의 체포와 관련, "몰도바 내정"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 발전을 지지하는 인사에 대한 탄압이 또다시 이루어지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연행되는 도돈 전 대통령/사진출처:@스푸트니크 몰도바 텔레그램
산두 몰도바 대통령/사진출처:스푸트니크 몰도바 텔레그램

도돈 전대통령은 몰도바에서 대표적인 친러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2020년 대선에서 친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 대통령에게 패했다. 그러나 의회에서는 야당을 이끌며 정부의 친서방 정책이 에너지 가격 급등과 안보 불안을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을 주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보 불안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러시아군이 평화유지군 자격으로 주둔 중인 동부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 폭발(폭격) 사건들이 발생하고, 일부 무장세력의 월경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 흑해 연안의 남부 지역을 거쳐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이르는 친러 지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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