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뒤집기) 러시아, 지연 이자 안 내 '디폴트'라고? 그 막전막후^!!
(우크라 뒤집기) 러시아, 지연 이자 안 내 '디폴트'라고? 그 막전막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6.03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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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진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인가? 신용파생상품결정위원회(CDDC)가 1일 러시아가 지연 이자의 일부를 갚지 못한 것으로 판정하면서 '러시아의 디폴트'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국내 일부 언론들이 보도했다. 

CDDC는 국제스왑딜러협회(ISDA)의 산하기관으로, 국채(채권)의 원리금및 이자 등이 상환되지 못할 경우(디폴트)에 대비한 보험격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계약의 실행및 보상금 지급 여부 등을 결정하는 기구다. CDDC의 이날 결정(러시아의 이자 미상환 판정)으로 러시아 CDS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칙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신용파생상품결정위원회(CDDC), 러시아의 유로본드 190만 미지불 인정/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CDDC는 러시아의 미상환 이자가 '소규모의 지연 이자'(190만 달러)에 불과해 조만간 회의를 다시 열어 '디폴트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러시아 재무부는 CDDC 측에 미국의 대러 금융제재로 유로본드(채권) 원리금및 이자의 상환 방식에 혼선이 발생했고, 비록 늦어지긴 했으나 한달간의 유예 기간 내에 모두 상환했다는 점을 강조한 뒤 투자자들이 제기한 지연 이자 문제도 깨끗히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할 계획이다. CDDC가 차기 회의에서 굳이 러시아의 '디폴트'를 선언할 이유가 없다는 게 현지 언론의 판단이다.

문제의 지연 이자 190만 달러는 지난 4월 4일까지 투자자들에게 지불해야 할 유로본드 2건의 원리금및 이자 약 6억 5,000만 달러(약 8,200억 원)를 뒤늦게 (4월 29일) 상환하면서 생긴 것이다. 한마디로 6억 5,000만 달러에 대한 25일치 지연 이자다. 

러시아 재무부는 2일 지연 이자 190만 달러를 인정하고 쌍방의 협의를 통해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만한 해결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러시아 재무부/사진출처:재무부 홈페이지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미 재무부의 원칙없는(?) 금융제재에 아주 불만스런 표정이다. 러시아는 지난 3월 16일로 이자 지급 만기가 돌아온 달러 표기 국채(러시아 언론은 '유로본드'로 표현)의 이자 1억 1,720만 달러를 씨티은행을 통해 정상적으로 지불했다. 당시 씨티은행은 미 재무부로부터 동결된 러시아 외환보유고의 사용을 허락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재무부가 자국민의 대러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5월 25일까지 한시적으로 제재 유예조치를 도입한 덕분이다. 

그러나, 겨우 19일 뒤인 4월 4일 만기의 유로본드 원리금 및 이자 지급에 대해서는, 제재 유예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미 재무부가 러시아 외환보유고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러시아 재무부는 사실상 "배째라'고 하면서 25일을 버티다가 씨티은행 런던지점에 직접 달러를 송금해 문제를 해결했다. 그 와중에 25일치 지연 이자(연 4.5%)를 빠뜨린 것이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지난달 중순, CDDC측에 지연 이자를 받지 못했다고 제소했고, CDDV가 이를 인정하면서 '러시아 디폴트' 기사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러시아가 유로본드 중개기관인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의 지불 요구 불이행에 따른 지연이라고 아무리 항변해봐야, 서방 투자자 중심의 CDDC에 먹혀들지 않을 게 뻔하다. 러시아측이 서둘러 지연 이자를 투자자에게 송금하는 게 정답이다.  

(러시아) 재무부, 190만 달러의 유로본드 (지연) 이자 청구를 검토/얀덱스 캡처 

문제는 지난달 27일까지 러시아가 지불해야 했던 유로본드 이자 1억 달러(약 1,265억 원)다. 지난 4월 4일과 똑같은 일이 미 금융기관에서 벌어졌고, 한달간의 '디폴트' 유예 기관도 오는 26일 끝난다. 러시아가 지불 방식을 새로 찾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질 판이다.

지난 4월 러시아로부터 외화를 송금받아 투자자 지불을 대행했던 씨티은행 런던지점은 이미 2023년, 2028년, 2042년, 2043년 만기의 러시아 유로본드에 대한 중개(대리) 기능을 지난달 24일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미 재무부가 5월 25일까지 한시적으로 도입한 제재 유예 기간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러시아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국가예탁결제원(NSD)이 유로본드의 지급 대리인을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서방 투자자들은 러시아 NSD를 통해 이자 1억 달러를 수령하게 된다. 방식은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가 지난 5월 30일 설명했다.  러시아의 가스 대금 루블화 결제 방식을 원용할 것이라는데, 상세한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는 상태다.

얀덱스 지도상의 러시아 NSD/캡처

상환 일정상으로는 5월 만기 유로본드의 이자는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제 3국의 금융기관을 통한 지불이 유력하고, 오는 23일 만기가 되는 유로본드 지불에 처음으로 새로운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러시아를 강제로 '디폴트'에 빠뜨리려는 미국이 이를 수용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다만, 미국의 무리수는 스스로 상당한 신뢰도 손상을 감수해야 하고, 세계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책임론도 피해가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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