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국제대회 출전 연령을 15세에서 17세로 올린 까닭?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국제대회 출전 연령을 15세에서 17세로 올린 까닭?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6.08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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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U 총회, 발리예바 도핑 스캔들 계기, 출전 연령 17세로 상향 의결
러시아 피겨계 강한 불만 목소리 - 차기 올림픽 누가 나가나? 따져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대회 출전 선수의 연령을 최소 만 17세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시즌 개막 전인 7월 1일을 기준으로 만 15세 이상이면 그 해 시즌 시니어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3-2024시즌에는 만 16세, 2024-2025시즌부터는 만 17세로, 출전 가능 연령이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ISU총회, 피겨스케이팅 대회 출전 연령을 17세까지 올리기로 결정/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ISU는 7일 태국 푸켓에서 열린 제58회 ISU 총회에서 피겨스케이팅의 시니어 대회 출전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안건을 찬성 100표, 반대 16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ISU는 이번 결정에 대해 "스케이트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정서적 안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러시아 피겨계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하기 위한 조정"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 위원회 ROC)의 도핑 스캔들이 출전 연령 상향 문제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2006년생인 발리예바는 도핑 양성반응을 보이고도, 어린 나이(15세) 덕분에 베이징 올림픽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당시 미국 등 서방측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만 16세 이하의 선수에 대한 특별대우를 규정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관련 조항을 근거로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을 허가한 바 있다.

이후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출전 연령 상향 문제가 본격 제기됐고, ISU의 이번 총회에 주요 안건의 하나로 올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러시아 여성 피겨 3인방'중 한명인 알료나 코스토르나야는 "어린이는 어린이와, 성인은 성인과 경쟁해야 한다"며 상향 조정 결정을 지지했다. 그녀는 오는 8월이면 19세가 된다.

코스토르나야/사진출처:인스타그램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셰르바코바. 왼쪽은 은메달의 트루소바/사진출처:ROC 텔레그램 캡처

그러나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안나 셰르바코바와 은메달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등 '여성 3인방'의 세대 교체를 꿈꾸는 러시아 여성 주니어 선수들은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을 죽이는 조치'라는 격한 반응까지 나온다.

현지 스포츠 매체 '스포츠ru'는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러시아 주니어 선수들 중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출전 가능한 선수와 불가능한 선수들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차기 밀라노 올림픽에는 2008년 7월 이전 출생자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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