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6일 "푸틴 총리와 대통령-총리직 자리바꿈은 민주주의를 보다 강화할 것"이라며 "두 사람의 동반 통치가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주의의 강화라는 것은 사실상의 정권교체를 의미하는데, 구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시절부터 최고 지도자의 영욕을 보면 사망하기 전에 최고지도자가 바뀐 경우 그만큼 자체 민주화가 진전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흐루시초프 서기장이 실각한 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실각한 뒤, 옐친 대통령이 그만둔 뒤, 또 푸틴 대통령이 연임에 걸려 사퇴한 뒤, 이번엔 민주적 절차(?)에 따라 다시 대통령을 바꾼 것 등등..보기에 따라서는, 내막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그럴만 하다고 여긴다. 러시아 국민들도 그렇게 여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렇게 여기지 않는 국민도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대통령-총리직 교환이 발표되자 많은 러시아인이 반발했으며 푸틴 총리가 승리한 3월 대선 직전까지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이례적으로 정부 통제권 밖에 있는 TV 기자들과 친정부 방송사 내 비판적인 앵커들과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푸틴 총리와의 동반 통치는 견제와 균형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산당 서기장의 1인 독재가 아닌, 2인, 3인의 권력 구축은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다. 러시아의 미래와 정치가 한 사람의 변덕에 의존하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며 이는 민주주의를 향한 것"이라는 표현도 같은 맥락이다.
푸틴 총리는 5월7일 6년 임기의 대통령에 취임하고 다음날 메드베데프를 총리로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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