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내각서 세친 부총리가 살아남을까? 푸틴-메드베데프 진영간 사활건 권력투쟁 서막
새 내각서 세친 부총리가 살아남을까? 푸틴-메드베데프 진영간 사활건 권력투쟁 서막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2.05.02 0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러시아는 아직 정치후진국이다. 선진국에서도 개인간 혹은 세력간 권력투쟁이 공공연한데, 러시아에서는 오죽하랴?

푸틴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당선자간에 내각 구성을 둘러싸고 암투가 치열하다고 한다. 푸틴 당선자측은 취임전에 내각에 합류한 인사 면면을 미리 확보해놓으려고 하고, 메드베데프측은 총리추천-대통령 임명이라는 헌법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메드베데프가 총리를 맡을 것이기에 내각 구성에 우선권을 쥐겠다는 명분싸움이다.

이와관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세친 부총리의 역할을 놓고 양 진영 사이에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푸틴의 심복이자 메드베데프의 정치적 라이벌이 새 내각에서 큰 힘을 갖게 될 경우 메드베데프의 롱런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것이다. 푸틴에게 직보가 가능한 세친 부총리가 새 내각에서 실각하는 게 아니고, 연임될 것이라는 루머가 정치권 안팎에 돌고 있다고 한다.

특히 메드베데프와 세친 사이에는 국영기업 개혁(민영화)을 놓고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국영기업 민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국영석유회사인 로스네프티 회장을 겸하고 있는 세친 부총리는 푸틴에게 '반대' 건의 편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베데프의 국영기업 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국영기업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메드베데프 진영의 문제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수석 부총리인 이고르 슈발로프가 재벌기업에 투자해 2억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메드베데프측의 국영기업 개혁에 도덕상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두 사람의 암투는 결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푸틴과 총리로서 쌍두마차 체제를 이룰 메드베데프간 견제와 균형 시스템속에서 결말을 맞을 것이다. 그 결말을 볼 날이 얼마 남지않았다. 세친 부총리가 연임한다면 메드베데프 세력이 한풀 꺽인다고 봐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