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의 진실-상)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로 알려진 대형 사건들을 리뷰해보니..
(우크라 전쟁의 진실-상)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로 알려진 대형 사건들을 리뷰해보니..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6.24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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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북방경제위원회측과의 간담회 발표 내용및 자료 요약, 정리
부차 대학살 사건, 키예프의 유령, 기차역 피란민 폭격, 전쟁 피해 규모...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위원회(위원장 박종수)는 최근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새 정부의 북방정책및 경제 안보 전략 수립에 참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문가와 함께 하는 시사 현안 간담회(세미나)를 가졌다. 그 중의 한 세션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실'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진희 바이러시아 기자가 발표하고 북방경제위 측과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발표 내용과 준비한 자료를 요약, 정리한다/편집자 주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실'이라는 타이틀 그 자체만으로도 어렵고 까다로운 주제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비행기로 10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진실을 서울에 앉아서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 '눈 감고 코끼리 만지는 격'이 아닐까 싶다. 다리를 만지면 기둥같고, 옆구리를 만지면 무슨 벽 같은데, 코끼리는 긴 코와 큰 귀 등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오늘 발표는 국내 언론 보도가 다리만 만지면서 코끼리라고 우기는 것 같아서, 코도 만져보고, 귀도 만져보면서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 실체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 정도로 보면 된다. 물론, 저의 이야기도 100% 진실이라고 우기는 건 아니다. 

접근하는 방식은 러시아 언론을 통하는 것이다. 러시아 언론을 보면, 국내 언론을 향해 "그건 코끼리 다리야, 코끼리가 아니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북방경제위에서도 저를 발표자로 선택한 것 같다. 감사드린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오늘로 119일째다. 장기화하면서 그 충격도 국내외적으로 많이 무뎌지고 관심도 식었다. 국제 유가 폭등과 물가 상승 등 피부로 와닿는 전쟁 후폭풍에 "도대체 전쟁 언제 끝나?"라고 묻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다행히 이제는 국내 언론에서도 '우크라이나 편향'에서 벗어나 '현실'을 인정하려는 듯한 기사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그동안 국제적으로 큰 논란이 된 사건들을 리뷰한다는 느낌으로 시작해서 현재의 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 예상 가능한 종전 시나리오를 전망해보는 순서로 말씀드리고 싶다. 

솔직히 남자 세계에서 군대 이야기는 허풍이 좀 센 편이다. '전쟁 속 이야기'는 더욱 그럴 것 같다. 주목을 끌기 위해 실제 전쟁과 영화 속 전쟁 장면을 버무른 '가짜 뉴스'도 판을 칠 수 밖에 없는데, 전쟁 당사국들의 정보 부서에서 교묘하게 만들어 뿌리는 '프로파간다'(선전, 선동)물도 적지 않다. 이런 것들이 필터로 걸러지지 않고, 서방 언론을 통해 우리에게 곧이 곧대로 전해지는 게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의 문제점이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상식'에 비춰보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그게 말이 되느냐' 여부로 판단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국내 언론의 맹점이 숨어 있다. 언론사에서는 통상 '기사가 된다, 안된다'는 말을 쓰는데, 흔히 쓰이는 비유가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되고'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는 것이다.

또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지만,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 큰 사건들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내고, 보도하려는 노력보다는, 일방적으로 러시아측에 책임을 돌리는 태도는 언론 본연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언론이 '반론권'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터져나온 주요 사건들을 다시 한번 리뷰해보자. 
우선 키예프(키이우) 외곽의 부차 학살 사건이다. 부차는 우리 식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서울의 북쪽 파주시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상대(러시아군)가 서울을 점령하기 위해 파주까지 내려왔다가 한달만에 철수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부차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많이 부서졌다. 민간인 피해도 났다. 러시아가 이걸 부정하는 건 아니다. 러시아군이 철수한 뒤, 며칠 만에 길거리에 나타난 이상한(?) 주검들을 문제 삼는다. 그것도 손이 묶인 상태에서 죽고, 길거리에 시신이 즐비하게 널부러져 있는 사진, 영상은 사실이 아니라고, 자신들이 한 짓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러시아군의 철수 후, 부차에 진입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이라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그 순간, 국제사회가 분노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참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서방측의 무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서방 측도 본격적으로 응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몇차례 협상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찾아가던 러-우크라 (평화) 협상도 한 순간에 깨지고 말았다.

양측의 주장이 다른, 부차 학살의 진실은 전쟁이 끝난 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해봐야 한다. 근데 언제 그게 가능하겠나? 양측의 주장만 오래동안 남아 있을 뿐이다.

러시아측의 반박 논리는 간단하다. 안드레이 켈린 주영국 러시아 대사가 지난 5월 29일 영국 BBC 방송의 '선데이 모닝'에 출연해 반박한 내용은 이렇다.

러시아군이 부차시를 철군한 날은 3월 30일이고, 그 이튿날 부차 시장이 부서진 시가지를 배경으로 시민들에게 보내는 '영상'을 찍었다. "러시아군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평온한 상태"라고 했다. 영상에는 길거리에 어떤 시체도 이미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사흘 뒤에 길거리에 시체가 즐비한 영상이 나왔다. 조작된 것이다. 

부차 사건의 시작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고문이 SNS에 올린 글이다. 손이 등 뒤로 묶인 채 죽어 있는 이 사진이 '부차 사건'을 상징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언론이 러시아군의 짓이라며 규탄하고, 주요 외신들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소위 '부차 대학살' 사건은 '러시아군의 만행'을 대표하는 범죄로 받아들여진 상태다. 

근데, 온라인에 올라온 부차 사건의 동영상에서 (러시아측) 네티즌들이 허점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현지에서 많이 쓰는 메신저 '텔레그램'에는 '페이크(가짜) 뉴스 반박' 이라는 계정이 있는데, 거기에 네티즌들이 찾아낸 영상의 허점들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위 아래의 사이드 미러에 포착된 시신의 모습이 달라진다/동영상 캡처

몇가지만 보면, 우선 '문제의 거리'를 찍은 카메라 장착 자동차의 사이드 미러에 이상한 장면들이 포착됐다. 지금 보고 있는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으로, 위쪽 사이드미러에는 비치는 것은 분명히 거리에 누워있던 주검인데, 지나간 뒤 사이드 미러에 비친 것은 그 시신이 일어나 앉는 모습이다. 또 다른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시신을 줄에 묶어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는 것도 보인다.

시신을 줄에 묶어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모습/동영상 캡처

나중에 외신들은 그 전에 찍힌 위성 사진과 비교해보면 달라진 게 없다(조작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위성 사진이 맞을 수도 있다. 사건의 진실은 더 찾아봐야 한다. 다만, 러시아의 반박 논리나, 영상에서 보이는 여러 허점들도 부차 사건을 대할 때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위성 사진에 관해서는 미국에 원죄(?)가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제2차 걸프전쟁, 미국식 표현으로는 '이라크 해방 작전', 즉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 때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프랑스 등 일부 서방 국가들도 반대)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공습하고, 수도 바그다드로 쳐들어갔다. 대량살상 무기 보유는 위성사진 등을 보면 확실하다고 했다. 그런데, 바그다드 등 이라크 전역을 점령한 뒤 문제의 대량살상 무기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런 게 나중에 확인된 진실이다. 

미국에 대해 한마디만 더 하면, 인류역사상 가장 호전적인 국가로 불릴 만하다. 미국처럼 전쟁 많이 한 나라가 없고, 잘 하는 나라도 없다. 전쟁을 통해 나라를 세우고 영토를 확장하고, 초강대국이 됐고, 세계의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 카터 전 미 대통령은 미국이 독립한 1776년부터 딱 16년 빼고 무려 230년간 전쟁을 치렀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미국에는 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세계적인 방산업체들이 있다. 전쟁은 세계 어디서든 늘 일어나야 좋아하는 세력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인이 희생되지 않는 '대리전(?)' 이나 다름없으니, 방산업체들로서는 살맛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한때 '최대 격전지'로 불렸던 남부 마리우폴(친러시아세력이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도네츠크주 소재)의 산부인과 폭격 사건을 보자. 대표적인 사진이 바로 들것에 실려 옮겨지는 산모의 사진인데, 그 전에도 이 산모가 급하게 계단을 통해 대피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러시아측 주장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민들은 이 사진 속 여성을 금방 알아봤다고 한다. 현지의 미용 관련 인플루언스였기 때문이다. 전쟁 피해의 모델로 나섰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네티즌들은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내, 사진 전문가가 찍은 이런 멋진 사진들을 공개했고, 사진 전문가의 신원까지 특정해냈다.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의 프리랜서 사진 기자로 일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측은 또 "들것 사진이 전체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그녀를 모델로 한 계획적인 (조작) 사진"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SNS에 빠르게 올라온 러시아군 폭격 관련 영상(사진)들과도 대비됐다. “그녀가 (폭격당한) 병원에 있었다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구조대원들과 목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이미 SNS에 영상을 올렸을 것"이라고도 했다. 뒤늦게 사진 전문가가 찍은 사진을 언론과 SNS에 대량 배포한 것은 사전에 계획된 '반러시아 캠페인'의 일부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측의 조작으로 들통난 것도 있다. 바로 '키예프의 유령'이라는 신화적인 미그기 조종사다. 개전 첫날 미그 29기를 몰고 러시아군 전투기 6대를 격추시키는 등 모두 10대를 파괴한, 영화에서나 가능한(?) 조종사다. 일부 외신에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임인) 포로셴코 전 대통령이 트위트를 통해 '사진 한장'을 공개하면서 '키예프의 유령'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로 받아들여졌다.

근데, 이것 역시 네티즌들의 매서운 눈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9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프랑스에서 들여온 '조종사의 헬멧'을 테스트했다고 올린 사진 중 하나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급히 해명을 해야 했다. '유령'은 특정 조종사를 지칭한 게 아니고, 승전보를 울리는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전부를 상징하는 캐릭터라고. 이런 게 바로 '프로파간다'다. 이 정도면 언론 보도를 사실로 덥썩 받아들이기 전에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지'를 먼저 되새겨봐야 한다. 

엉뚱하게 실체가 폭로된 사건도 있다. 최근들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격퇴했다는 주장이 자주 나오는데, 그 시작이 아마 5월 중순 즈음의 하르코프(하리키우) 전선이 아닌가 싶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르코프에서 러시아군을 (러시아의) 벨고로드까지 밀어냈다며 증거 사진 한장을 공개했다. 

문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개전 후 처음으로 키예프를 떠나 하르코프 전선을 찾으면서 터졌다. 하르코프가 우크라이나에게는 '러시아군 격퇴'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곳이기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가장 먼저 찾았을 것이다.

현지로 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황 보고를 들은 뒤 현지의 보안 책임자(로만 두딘)를 해임 조치했다. "도시 방어보다는 자기 안위에 급급했다"는 게 이유였다. 

해임 조치에 불만을 품은 보안 책임자가 5월 30일 그 사진의 진실을 폭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선 방문 계획에 군인들이 목숨 걸고 그 사진을 찍어왔다는 것이다. 그 지역을 해방(점령)한 게 아니라, 특수부대가 그 사진 한장을 찍기 위해 7명의 사상자를 내면서까지 러시아의 벨고로드 국경지대로 간 것이라고 했다. 사진에 나온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영웅'으로 부른 젤렌스키 대통령도 머색해진 순간이었다.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 미사일 공격후 흩어져 있는 피란민과 피란민 소지품들/현지 언론 동영상 캡처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또다른 사진이 기차역에 몰린 피란민을 상대로 폭격을 감행한 끔찍한 사진이다.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 비교적 안전한 서쪽으로 피난하기 위해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 몰린 피란민들을 향해 러시아군이 지난 4월 8일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외신 기자들을 사건 현장으로 데려갔다. 미사일 잔해에 선명한, 손으로 쓴 러시아어 ‘어린이들을 위해'(ЗА ДЕТЕЙ)를 가르키며 러시아군이 폭격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를 겨냥한 러시아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복수 메시지'라는 것이다.

미사일 잔해에 남은 제작 일련번호/동영상 캡처

외신의 사진들 속에서 러시아 측은 미사일의 출처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다. 미사일 잔해에 남아 있는 일련번호다. 9M79-1로켓의 Ш91579다. Ш는 러시아어 철자다. 제작 일련번호로 확인하면, 우크라이나 보유 미사일이라고 러시아 측은 반박했다. 이 정도면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당시, 우리 어부가 건져올린 '어뢰'의 진실 논쟁보다는 더 쉽게 결론이 날 것 같다.

상대의 전쟁 피해 부풀리기도 가관이다. 쏟아진 러시아군의 막대한 사상자 보도는 이렇게 보면 될 것 같다. 가령 권투 시합에서 KO로 이기든, 판정으로 이기든, 이긴 선수가 경기중에 상대로부터 펀치를 안맞았느냐? 그건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이 맞았음에도 끝까지 잘 버티든지, 상대에게 결정타 한방을 제대로 날리든지, 하면 이긴다. 전쟁 역시 상대가 있는 게임인지라, 양측에서 모두 피해가 나기 마련이다. 근데 유독 러시아쪽 피해만 더 많이 알려진다.

러시아군에서도 장군으로 진급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 넓은 땅, 어디선가 장군이 나왔다고 하면, 그 지역에선 유지급 인사가 된다. 아마 우리처럼 마을에 축하 플래카드가 붙지 않을까 싶다. 그런 사람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죽었다고 생각해 보자. 가족과 마을의 주변 인물들 SNS로, 또 출신지역 매체가 앞장서 추모하기 마련이다. 중앙 언론도 안쓸 수 없다.

쿠투조프 소장의 부고 기사/얀덱스 캡처

가장 최근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 로만 쿠투조프 소장의 부고도 포탈 사이트 얀덱스(yandex.ru)에 크게 보도됐다. 10여년 전 퇴역한 공군 장성 카나마트 보타셰프(63) 전 소장이 공습 작전 중 사망했다는 소식도 러시아 언론은 빠지지 않고 전했다. 

현지 유력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 중 사망한 장군급 인사로는 쿠투조프 소장이 4번째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등을 인용한 국내 언론은 러시아군 장성의 사망이 벌써 11명째, 12명째라고 전하는데, 믿기 어렵다. 

러시아군의 전쟁 희생자는 많다고 본다. 개전 초기에 러시아군이 대책없이 당한 게 사실이다. 실제로 러시아 국방부는 3월 2일과 25일 두 번, 러시아군의 피해를 공개했다. 1,351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3,825명이 부상당했다는 게 공식 발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그 후(4월 초) 영국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가 "상당한 병력 손실"을 겪었으며 이는 국가에 거대한 비극"이라고 말하는 바람에 후폭풍이 거셌다. 러시아 국방부의 피해 발표가 축소된 것이라는 해석에서부터, 페스코프의 발언이 '반전 의사'를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까지 그 파장이 적지 않았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폐혀가 되다시피한 건물/사진출처: 러시아 국방부 영상 캡처 

그 후 러시아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피해 자료를 내지 않았다. 군 장성 출신인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 국방위원장인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는 "러시아군의 작전 변경(2단계 작전 진입)이후 아군 피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며 피해 자료를 내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작전 기간인 2016년 12월 19일부터 2017년 3월까지 시리아 주둔군 사령관을 지냈다. 그 때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이 제 2의 도시 팔미라를 반군측으로부터 탈환한 바 있다. 

양측에서 피해가 많이 나고 있다는 분석은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빅토르 무젠코 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충돌"이라며 "양측에서 사상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향해) 소모전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이런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한 적이 없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보다 이번 전장이 훨씬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자국 군대의 피해에 대해 입을 닫았던 우크라이나가 6월 들어 피해 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돈바스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은 하루에 60~100명 가량 사망하고, 부상자가 500명이나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언론에는 매일 우크라이나 XX대대를, OO연대를 상대하면서 몇 명을 제거하고, 또 항복을 받았는지, 기사가 올라오지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 포격에 앞서 진지의 동향을 살피는 러시아군/텔레그램 영상 캡처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주요 인사의 군 피해 규모 발언에 덧대 "우크라이나군의 많은 사상자는 이번 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하루에 최대 100명 사망에 500명 부상이라면, 한달에 1만8천명이 전력에서 이탈한다는 뜻이다. 가디언지는 "한 달에 2만명 안팎의 사상자가 난다면, 이 숫자만으로도 이 전쟁이 가을까지 계속될 경우, 우크라이나 군대가 어떤 상태에 빠질 지 궁금해진다"고 했다. 

러시아에 가장 적대적이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는 영국의 주요 언론이 이 정도로 기사를 쓴다면, '전쟁의 진실'은 앞으로 계속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발표 내용은 '중'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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