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흑해 해상의 '뱀섬'을 내놓은 진짜 이유? - 러-우크라 입씨름 더욱 가열?
러시아가 흑해 해상의 '뱀섬'을 내놓은 진짜 이유? - 러-우크라 입씨름 더욱 가열?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7.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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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문가 "러시아의 선의 철군 논리 이상 -서방 자주포 공격시 방어능력 없다"
러 방문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

러시아군이 30일 우크라이나의 오데사항 남방 흑해 해상의 전략적 요충지로 알려진 '즈메이니'(뱀)섬에서 물러났다. 양측 간에 결이 서로 다른 치열한 입씨름은 보나마나 뻔하다.

러시아군은 오데사항으로 연결되는 흑해의 제해권 장악을 위해 지난 2월 24일 개전 직후 이 섬을 장악했다. 우크라이나는 목에 가시 같은 이 섬을 탈환하기 위해 잇따라 공격을 감행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 섬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몰도바와 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는 해상 기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외신에 따르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트위트에 "뱀섬에는 더 이상 러시아군이 없다"며 "우리 군이 큰일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무력 공세로 뱀섬을 탈환했다는 늬앙스다. 

러시아 국방부, 특수 작전 과제 이행 후 뱀섬에서 군 철수 발표/얀덱스 캡처
흑해상 뱀섬의 위치(표식). 왼쪽이 몰도바, 오른쪽이 크림반도. 위쪽의 큰 글씨가 오데사항, 그 오른쪽에 헤르손항이 보인다/얀덱스 지도 캡처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는 아예 "우리 미사일과 포병 부대의 성공적인 군사 작전의 결과, 적(러시아군)은 2척의 쾌속정으로 급히 남은 수비대를 대피시켰다"며 포염에 휩싸인 섬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은 오늘 '선의의 표시'로, 뱀섬에서 임무를 끝내고 철수했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수출하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하려는 유엔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이제는 우크라이나 측이 (곡물 수출을 위해) 흑해 항구 연안의 기뢰를 제거해야 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이 지난 3월 말 키예프(키이우)와 수도권에서 철수할 당시,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러-우크라 협상에서 러시아 대표단이 '선의의 표시'로 키예프에서 철군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스탄불 협상에서는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 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듯한 협상안 초안을 제시한 바 있다. 

러시아의 한 군사전문가가 현지 매체 rbc에 전한 '러시아 철군의 진짜 이유' 분석은 의미심장하다. 고등경제대학 국제문제연구소의 바실리 카쉰 소장은 우선 "러시아가 선의의 표시로 철군했다는 건 아주 이상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카쉰 소장은 "뱀섬의 중요성은 러시아의 군사작전 이전까지, 또 우크라이나군 수비대원의 영웅적(?) 행동(러시아 함대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한 행위)이 정치적으로 홍보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부각되지 않았다"며 "해안에서 35km 떨어진 이 섬을 향해 앞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155㎜ 자주포 공격을 가할 경우, 방어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계속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적절한 시기에 철군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그동안 토치카-U 탄도미사일과 공격용 헬기, 드론, 상륙정 등을 동원해 여러차례 섬 점령에 나섰다가 러시아 측의 방공 시스템에 의해 격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뱀섬 장악과 함께 '판치르-SM' 1대와 '토르-M2U' 2대로 '방공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해안에 설치된 '나토'표 155㎜ 자주포 공격에는 러시아 측도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카쉰 소장은 본 것이다. 

러시아의 '판치르'(위)와 '토르' 방공 시스템/러시아 국방부 영상 캡처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러시아 측의 '선의적 철군' 주장에 "유엔은 러시아군의 뱀섬 철군이 흑해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계획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측은 이날 7,000t(톤)의 곡물을 실은 첫 번째 선박이 자포로제주(州) 베르단스크 항구를 떠나 우호국가로 향했다고 발표했다. 베르단스크항은 아조프해 항구다. 러시아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측은 그동안 베르댠스크항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우크라이나 측이 부설한 기뢰를 제거해 왔다.

◇ 우크라 두줄 뉴스-30일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메시지를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 외교정책의 우선 순위는 평화"라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러-우크라 간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메시지 내용에 대한 질문에 "모른다"고 말했다. 러-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의 의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식량 위기, (인도네시아의) 발리행 항공편 등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를 푸틴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밝혔다/얀덱스 캡처

-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푸실린 수장은 "(144명의 포로 교환에 이어) 우크라이나 측과 새로운 포로 교환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모든 병사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DPR 옴부즈맨은 "이번 (144명의) 포로 교환 과정에서 DPR 시민 47명도 석방됐다"며 "그들은 심한 고문을 당한 탓인지 여전히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측의 고문 사실을 유엔 등 국제기구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포로 교환은 푸틴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며 "DPR과 LPR 군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석방자는 필요한 모든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포로 또는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6,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 러시아 중앙은행은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외화 규모를 월 15만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확대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사진출처:위키피디아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는 이미 철의 장막이 내려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10차 '페테르부르크 국제법률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전략적 안정성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등 중요한 국제 현안에 대해 서방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기후문제와 기아와의 전쟁, 식량 및 에너지 시장 안전성 확보 등과 같은 중요한 문제 해결을 노력을 집중할 의지가 있다"고도 했다. 

- 미국 등 서방의 증산 압박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8월 석유 생산량을 이달 초 결정된 하루 64만8000 배럴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9월 이후 증산계획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OPEC+의 7월 생산량은 하루 43만2000 배럴이었다. 

-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는 500만 톤의 곡물이 묶여 있으며, 이 정도의 양은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막지 않으며, 우크라이나가 해안의 지뢰 제거 등 (곡물 수출을 위한) 수출항의 정상화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미 곡물 생산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비료와 곡물의 대외 수출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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